어린이날 우리 아들의 소원

in #kr7 years ago

토요일은 어린이 날이었어요.
5월은 가정의 달 이지만 가정이 있는 가정은 돈이 많이 나가기도 하는 달인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버이날도 있고, 어린이 날도 있어서 위 아래로 돈이 다 나가거든요.
부모님께 몇십만원 드리는 것도 아니고 우리 아들한테 몇십만원 짜리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매달 정해진 지출이 있는데 그거 이상으로 나가니까 금전적으로는 붇마되는 달이에요.
그래도 마음만은 따듯한 5월인것 같아요.

우리 아들도 어리지만 어린이날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들한테 물어봤어요.
"아들 어린이날에 뭐해줄까? 가지고 싶은거 뭐있어?"
라고 물어봤어요.
근데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어요.
"아빠.."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물어봤어요.
"응? 뭐라고? 아들 가지고 싶은 선물이 아빠야?"
너무 놀라서 되물었어요. 그랬더니 아들이 다시 대답해요.
"호기심 딱지!"
호기심 딱지는 아이들 학습에 도움이 되는 딱지에요.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다시 돌아온 대답이 아빠는 아니었어요.
왜 아빠라고 대답한 것일까요? 이제 아빠를 인지하고 찾을 나이가 되어가는 것일까요...?
언젠가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했는데, 잠깐이나마 아이 입에서 '아빠'라는 말을 들으니까 많이 당황스러워요...
왜 갑자기 아빠라고 대답한 것일까요? 어린이집에서 배운걸까요? 아니면 저희 엄마나 아빠가 통화하는 것을 들은걸까요?
아니면 다른 말을 제가 잘못 들은걸까요??

그냥 아들한테 "아들 왜 아빠라고 대답했어?" 라고 물어보면 되는데
못 물어보겠어요.......
이럴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다들 어린이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아들이랑 유원지에 다녀왔어요. 아직은 좀 춥지만 물에 발도 담그고 둘이서 오븟하게 외식도 하고 이마트에 가서 장난감도 사줬어요. 호기심 딱지가 판매하는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야하는 거여서 그럴 자신은 없어서 장난감으로 퉁쳤습니다.

덩생이랑~.jpg
많이 심란해서 저녁에 사촌동생 불러서 아이가 '아빠'라고 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사촌동생은 지금부터 조금씩 조금씩 교육을 해보라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반드시 맞이해야할 미래, 하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미래.
아버지를 찾는 아들. 남편이 없는 엄마.
걱정되는 심란한 마음들.
스팀잇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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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은근 슬쩍 용기를 내어 아빠라고 한게 아닐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엄마가 좀 더 용기를 내어 아빠 의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라고 제 3자가 건방지게 한번 댓글 달아 봅니다

철렁했겠어요... 애들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무래도 아들이니까... 아빠가...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나 주위에 좋은 롤모델은 필요합니다.
제 아버지는 한국전력에 현장직으로 일하시다 퇴직하셨습니다.
주야 교대 근무라 흔히 보통의 가정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거기다 아버지가 별로 가정적인 분은 아니셨고요.
어렸을 때도 명절이면 거의 아버지없이 친가와 외가를 다녔는데 저는 어려서 이걸 별 생각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 크고 나니 어머니가 말씀하시더군요
그땐 혼자 애들 데리고 다니던게 너무 서러웠다고요
남들 눈에 과부로 보일까 그게 마음 아프셨나 봅니다.
거기다 작은 아버지네가 같은 방향도 아닌데 같이 차타고 가자면 좁은 소형차에 어른 셋 아이넷이 타고 다녔습니다.
생각도 없는 저는 자가용타고 집에 간다고 마냥 신났는데 어머니는 이것도 자존심이 상하셨나봐요
그래서 전 아버지랑 별 추억이 없어요. 남들이 아버지한테 배우는 많은 것도 모르고요
자전거도 탈 줄 모르며 수염깎는 것도 혼자 시작했죠
아마 제 글 보고 더 걱정하실거 같은데 평소 아들에게 정성을 쏟으시는 거 보니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될거 같습니다.
다만 남자아이에게 아버지는 하나의 롤 모델이기에 아이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남자의 모델을 보여 주시는 건 필요합니다.
꼭 주변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인격적으로 그리고 남자로서 훌륭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필요합니다.

생각난 김에 제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모습이 나오는 제 인생영화 추천해 드립니다.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구요 좀 오래된 영화지만 만족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