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월드컵, 가장 강력했던 아르헨티나.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저는 축구를 사랑하는 한명의 축구팬입니다. 축구팬으로서 과거에 작성했었던 글을 올려보고, 앞으로도 축구에 관한 짧막한 이야기들을 적어볼 계획입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관심있게 읽으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팀들은 어디 어디가 있을까요.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 라이벌로 이제는 리그의 패권을 쥐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엘 클라시코' 의 주인공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이탈리아의 자존심이지만 매수로 빛이 바랜 유벤투스.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등 다양한 팀들이 있겠지요. 이러한 팀들이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수한 선수들을 지니고 있고, 또 그 우수한 선수들의 재능을 100% 살려줄 전술적인 센세이션을 가지고 온다는것이죠. 지지않을것만 같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이 떠난 후 예전의 위치로 돌아오고 있지 못하는걸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축구에서 전술은 참 신기합니다. 별 중요성이 없어보이면서도 이렇게 결과를 바꿀만한 놀라운 무엇인가가 있거든요.

하지만 확실한건 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리며 최고의 전술을 사용한다면 그 팀은 역사를 쓸 수 있다는거지요. 최근에는 펩 과르디올라의 지휘아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바르셀로나, 그리고 그 역사를 같이 써나갔던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있겠고, 과거로 흘러가면 1999년 맨유 등등 많은 팀들이 거론이 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1986년, 그 아르헨티나의 강력함을 이야기해보고싶은데요.


우선 당시 아르헨티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1970년 후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아르헨티나는 축구에서의 황금기였습니다. 70년대 후반에는 마리오 캠페스의 진두 지휘아래, 그리고 80년대 중 후반부터는 마라도나라는 천재 아래 월드컵 우승을 2회나 해내는데 성공한 저력이 있지요.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점은 월드컵 우승은 각각 다른 감독이 했었는데요. 이게 참 재밌습니다.


먼저 197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감독은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란 감독입니다. 펩 과르디올라도 자문을 구했다고 한 감독중 하나인데요. 공격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입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 아름다운 축구 " 는 아르헨티나만의 것이라며 칭송했는데, 실제로 그 아름다운 축구가 58,62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하는 수모를 겪으며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루이스 메노티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아름다운 축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대입시켜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었고, 그의 축구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 메노티주의' 라고 까지하며 아르헨티나 공격축구의 상징으로 꼽고 있습니다.


반대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감독은 카를로스 빌라르도 감독입니다. 이 사람은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랑은 정 반대로, 아르헨티나에게 압박과 수비를 강조하며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감독입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이상과는 정 반대의 축구를 보여주었지만, 놀라운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했습니다.

심지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르헨티나라곤 믿을 수 없는 전투적인 경기를 보여주었고, 사람들은 그의 축구방식을 ' 빌라르도주의' 라고 하며 역시 아르헨티나 축구의 상징적인 부분으로 뽑고 있습니다.

이 둘은 아직까지도 아르헨티나 축구이야기를 하면 튀어나올 정도인데, 그 이유는 황금기 시절, 전혀 다른 스타일의 감독으로 2번이나 우승하고 난 뒤 월드컵에서 우승한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메노티주의를 따라서 공격적으로 해야된다, 빌라르도주의를 따라서 실리를 챙겨야 한다. 라며 양측 축구팬들이 아직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요.

누가 더 뛰어나냐고 묻는다면 전 개인적으로 저는 빌라르도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1978년 월드컵 우승을 격하하려는 의미는 없지만, 당시 아르헨티나에선 우승을 하기 위해 온갖 지저분한 짓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메노티 감독 순전의 실력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고, 더불어 빌라르도는 2회 연속 결승전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기때문에 빌라르도가 더 높게 평가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제가 알아보는것이 바로 이 카를로스 빌라르도가 이끌었던 아르헨티나인데요. 먼저 1982년 월드컵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겠지요. 아르헨티나는 메노티 감독의 지휘아래 자국에서 월드컵 우승까지 했었지만, 1982년은 포클랜드 전쟁 패배의 여파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고, 2라운드에선 브라질, 이탈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되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탈락됩니다. 그리고 메노티 감독은 사퇴를 하게 되지요.

그 다음 감독직 후보에 오른게 바로 카를로스 빌라르도입니다.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에투스디안테스를 이끌며 리그 우승컵을 쥐는데 성공했는데요. 그 성과에 힘입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카를로스 빌라르도에게 감독직 제의를 했고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감독직을 맡으며 " 철저한 실용주의 축구를 하겠다. " 며 기존의 아르헨티나 축구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줄거라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별로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초창기에는 4-4-2 전술을 많이 썼는데요. 4명의 수비수, 3명의 미드필더, 1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2명의 공격수를 쓰는 4-3-1-2 에 가까운 전술을 썼습니다. 하지만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라는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중 한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통치 못한 공격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빌라르도 감독은 더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하며, 84년 유럽투어를 기점으로 전술을 바꾸게 됩니다. 바로 3명의 수비를 두는 3백과 풀백을 미드필더 선까지 전진배치시키는 3-5-2 전술을 실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정답이였습니다. 탄탄해진 미드필더를 기점으로 마라도나의 천재성까지 더해져 유럽투어 전승을 하게 되지요. 당시 상대에 서독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놀라운 성과였지요.

여기서 빌라르도 감독의 치밀함이 엿보이는데, 빌라르도 감독은 월드컵까지 다시는 이 전술을 꺼내 쓰지 않습니다. 전술 노출로 인해 대비책이 나올것을 우려한것이였지요. 그래서 이후 경기에서는 다시 4-4-2 전술을 꺼내쓰면서 월드컵까지 자신들의 전술을 철저하게 숨깁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감독들은 아르헨티나의 전술은 4-4-2 라고 판단하고 있었지요. 여담이지만 독일의 베켄바워도 이 전술의 영향을 받아 수비수 3명을 두고 풀백을 전진배치 시킨 전술을 운용하게 됩니다.

시대적으론 당시에는 공격적인 풀백을 1명 두는 4백이 유행하고 있었고, 아르헨티나 역시 유럽 투어전까지는 이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술에는 70년대 후반들어 큰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었는데, 2명의 공격수를 막기 위해 4명의 수비수를 두는건 비효율적이라는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마땅한 대책을 세울 순 없었습니다. 그저 풀백 한명을 공격적으로 두는 전술을 쓰는것 정도였는데 당시 아르헨티나는 이러한 발상을 뒤집어, 그럼 3명을 두고 풀백을 미드필더선에서 플레이하도록 시킨것이지요.


전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면 앞서말했다싶이 수비수를 3명 두었습니다. 당시 투톱이 유행이였던 그 시절, 2명의 스토퍼로 각각 투톱을 마크하고 남은 한명의 선수는 리베로로서 수비시에 수적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이후 미드필더에는 수비적인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는데요. 수비형 미드필더인 세르히오 바티스타를 중심으로 수비와 압박을 잘하는 선수들, 그리고 공수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선수들을 기용합니다.

이 점이 핵심인데요. 당시에는 보통 4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는데, 5명의 미드필더를 통해서 거칠게 압박하고 공을 빼앗는 플레이를 합니다. 키가 작은 당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였기에 좀더 앞선에서 압박을 실시한것인데, 이를 통해 공을 빼앗으면 그 공은 대부분 한 선수에게로 향합니다. 바로 공격진에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고 마라도나입니다. 이 마라도나는 혼자서 해결하기도 하고, 발다노와 함께 하기도 하며 공격진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았고 오로지 개인기량으로 전술을 완벽하게 소화해냅니다.

먼저 앞선에서 압박을 한다는건 상당히 훌륭한 대처였습니다. 당시 체격이 작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겐 키큰 유럽선수들에게 후방에서 전혀 압박의 위협이 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앞선인 미드필더선에서 모든걸 저지하려고 했습니다. 다소 투박함이 강조되었지만 앞선에서의 압박은 불안했던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잡아주는데 성공했고, 더불어 마라도나 역시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에 공수에서 좋은 벨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대망의 1986 멕시코 월드컵이 시작되었고 아르헨티나는 이때까지도 자신들의 3-5-2 전술을 숨기고 4-4-2 로 플레이합니다. 어찌되었건 최고의 선수였던 마라도나가 있었고, 2강(아르헨티나, 이탈리아) 2약(불가리아,한국) 이라는 비교적 쉬운팀에 배정되었기에 이탈리아의 무승부, 그리고 남은 두팀에게는 2승을 거둬내며 조 1위로 무난하게 본선을 진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빌라르도는 자신들이 열심히 갈고 닦았던 그 3-5-2를 드디어 세계에 선보이게 되지요.

세계는 당황했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들어서 바뀐 그 전술은 마라도나를 너무나도 빛나게 했거든요. 서독을 상대로 1-1의 호각승부를 보여주었던 우루과이를 1-0으로 이기고, 개리 리네커라는 득점기계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잉글랜드 상대로는 신의 손이라는 찜찜한 사건을 낳게 되지만 2-1 승리, 이어 스페인과 소련을 물리치고 올라온 돌풍 벨기에마저 2-0로 이겨버리며 결승전에서 서독을 만나게 됩니다. 서로 비슷한 3백 전술을 차용한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 셈이죠.

그리고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리드를 잡다 2-2까지 따라잡는 서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라도나의 어시스트 한번에 3-2가 되며 그들은 월드컵을 우승하게 됩니다. 그러니 세계는 당황하게 됩니다. 전세계의 축구팀이 아르헨티나에게, 심지어 한명의 선수인 마라도나에게 처절하게 무너져가는것을 생중계로 보게되었거든요. 그러면서 많은 전술가들의 이야기거리가 되었습니다.

" 마라도나를 막을 수 있는 전술을 찾아야한다. 아니 정확히는 아르헨티나를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찾아야 한다. "

아르헨티나는 빌라르도의 공로를 치하하며 그에게 1990 이탈리아 월드컵까지 맡기게 되는데요. 사실 여기서부터 아르헨티나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르헨티나는 당시 1986년 전술을 그대로 채용하는데요. 이미 4년동안 아르헨티나의 전술을 막기위해 많은 노력을 한 감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전술변화 없이 그대로 월드컵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고 마라도나는 마라도나였습니다. 물론 카메룬에게 패배하며 조별예선 3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지만 어찌되었건 16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승리내용은 제법 처절했습니다. 과거에는 미드필더들의 처절한 압박과 수비가 마라도나에 의해 가려졌지만, 그 마라도나가 철저하게 봉쇄당하자 미드필더의 투박한 모습만 강조되어 아르헨티나는 물론 전세계 축구팬에게 많은 실망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마라도나는 그 봉쇄당하는 상황에서도 번뜩이는 모습으로 팀을 구원해내는데 성공하지요.

이어 16강 브라질전에서도 사실상 압도당하고 있었으나 마라도나의 천재적인 패스로 역습에 성공하며 승리하고, 이어 8강 유고슬라비아전과 4강 이탈리아전에서 미드필더들의 처절하고 악착같은 수비와 골키퍼의 활약으로 승부차기 승으로 올라오며 어찌어찌 결승전에 올라가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4년전 자신들이 이겼던 서독이였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단단한 팀중 하나였습니다. 리베로 로타어 마테우스의 훌륭한 지휘아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팀이였지요.


서독은 마라도나를 3명의 선수로 봉쇄했습니다. 앞에서 2명의 미드필더가 마라도나쪽으로 향하는 패스를 철저하게 차단했고, 공이 가더라도 로타어 마테우스의 수비앞에서 마라도나는 이렇다할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되니 아르헨티나는 8강과 4강처럼 어떻게든 승부차기로 이끌어가려고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비참할 정도로 수비합니다. 2명이 퇴장당할 정도였으니 그 처절함은 말로할 수 없었겠지요. 그리고 패널티킥을 내주게 되며 1-0으로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을 하게 됩니다.

어찌되었건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2회 연속 월드컵 결승전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1986년 빛나던 마라도나로 모든것을 가려버렸던 지난 대회와 달리, 투박하고 처절한 미드필더들의 모습과 혼자서 고생하던 마라도나를 보며 많은 아르헨티나 팬들은 카를로스 빌라르도를 비난하게 됩니다. 결국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2회 연속 결승전 진출을 하고도 사퇴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이후 아르헨티나 축구는 생각보다 긴 기간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메노티주의, 즉 공격축구 신봉자들과 빌라르도주의, 실리축구 신봉자들의 입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들도 이 두 성향의 감독들이 주기적으로 교체되고 있지요. 이후 비엘사 감독과 페케르만 감독이 아르헨티나를 잘 다져놓기도 했지만, 결과는 메노티나 빌라르도처럼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마라도나-바티스타로 이어지는 감독계승은 아르헨티나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이후 빌라르도 주의인 사베야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메노티 주의인 마르티노 감독이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을 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감독인계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서 아르헨티나 최고의 팀이였던 카를로스 빌라르도의 팀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축구는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이것저것 글을 쓰다보면 또 이것에 대한 글을 쓰고 싶고, 저것에 대한 글도 쓰고싶거든요.

이 글은 제가 몇달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여러분과도 여러 축구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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