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면 왜 피곤해 질까? '에너지 쟁탈전과 명상'

in #kr6 years ago

"아우 피곤해, 씻을 힘도 없다."
사회생활을 마치고 집에 오면 종종 하는 말이다. 진이 쪼옥 빠졌기 때문이다.

왜 어떤 사람은 만나고 나면 힘이 빠질까? 그렇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려면 매일 누군가 만나야만 하니까.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보니 참으로 튼튼하다. 몸만 튼튼한 게 아니라 딱 봐도 장군감이다. 아, 성별은 여자다. 내 원기가 하도 좋아서인지, 에너지가 딸릴 때 나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가끔은 친구이기도 하고, 가끔은 동료이기도 하고. 나는 그들에게 '에너지 테이커'라는 별명을 (속으로) 붙여 주었다.

그런데, 명상 원리에도 '에너지 쟁탈전' 이 있더라.

전쟁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것 만 아니다. 삶 구석구석에서 우리는 매 순간 전쟁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에너지 전투다. 에너지 쟁탈전은 '광음파' 이론에서 시작한다. 모든 세상은 빛과 소리와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양자 물리학 방송에서 나올 법한 이론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많은 순간 에너지를 빼앗는다.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의 유형은 네 가지다. 지배자, 의존자, 설득자, 방관자들이다. 지배자는 가끔 설득자로 역할을 바꾸고, 의존자는 지배자가 되기도 한다. 각 유형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하나씩 알아보자.

  1. 지배자
    : 에너지 전쟁에서 가장 많은 유형이 지배자들이다. 세상에 지배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조금 더 약한 사람의 주파수를 자신에게 맞추려 한다. 협박하거나, 공격하거나, 힘을 통해 당신의 위에 서려 한다. 그들은 힘으로도 안되면 약점을 잡아 당신을 공격한다.

인정한다 나도 가끔 지배자가 된다. 약 2년 전, 회사를 옮겼는데, 나보다 다섯 살 어린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더 선배라고 날 하대했다. 몇 개월 동안 끓어오르는 분노를 속으로 삭혔다. 난 왜 그렇게 분노했을까? 그 사람이 '지배자'를 지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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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지배자들, 베개 싸움에서 이기는 것 만이 승리의 길이다. (출처: 무한도전)

  1. 의존자
    : 의존하는 사람들은 자기 에너지가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한 사람의 에너지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파동을 지배하는 사람이 어두우면 의존자들도 함께 어두워진다. 강한 사람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자기가 원했던 인생은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1. 설득자
    : 설득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기가 잘난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이 있는가? 그다! 그 사람이 범인이다!!(는 아닌 거 같고).... 그 사람이 설득자다. 그는 당신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설득자의 말을 듣다 보면 기분이 조금 구릿 구릿해 진다. 상대적으로 내가 못난 사람이라고 주입식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1. 방관자
    :방관자는 힐끗 보면 참으로 고고하다. 인간 세상의 치열한 에너지 싸움에는 끼기도 싫다는 몸짓을 취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 싸움이 두려워 아예 마음을 닫고, 에너지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 남들에게 에너지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아싸(아웃사이더)'를 고집하는 것이다. 이들은 원래 흐르는 성질을 가진 에너지를 막았기 때문에 몸 여기저기가 막히기 시작한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안 아픈 데가 없다.

여기까지 읽어보니,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아니,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좋은 질문이다. 질문의 답을 이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나도 "명상으로 에너지 전쟁을 그만두고 평화를 찾으세요~ 피" 뭐 이런 고상한 말 따위 하고 싶지 않으니.

다만, 위 네 가지 에너지 전쟁 스타일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부족하다'라는 환상이다.

우리는 대체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남의 에너지를 빼앗으려 한다. 누구나 에너지가 떨어지면 불안감이 생긴다. 똑똑한 뇌는 생존을 위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뇌는 대체로 비관주의자다. 하지만, 에너지가 좀 없어도 당신이나 나나 인생이 끝장나지 않는다. 마음속 불안감은 우리가 만들어 낸 '환상'이다. 다행인 건, 우리 몸은 숨을 통해 바깥에 연결되어 있다. 부족한 에너지는 사람이 아니어도 주변의 파동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우리끼리 쟁탈전을 하지 않아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를 알아보자.

  1. 내 에너지를 빼앗은 그 **에게 육두문자를 날린다.

아, 물론 면전에서는 아니다. 방법은 이렇다. 혼자 있을 때 아빠 다리로 않아서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스바시바!!!!" 같은 욕설을 마구 내뱉는다. 타인의 에너지를 빼앗지 않기 위해 꼭 자기 방에서 하시길 바란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욕을 한다. 'Warrier' 같은 배경 음악을 깔아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더러운 기분이 다 해소될 때까지 큰소리로 스바시바를 반복한다.

고급 명상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욕 수련'이다. 나는 깊은 산골에서 진행하는 특별 명상 프로그램에서 처음 이 욕 수련을 경험했다. 신세계였다. 나와 남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분노를 풀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일단 내 가슴이 뻥 뚫려야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 멋진 사람으로 거듭나기 마련이다.

스바시바.png
스바시바!!!!! 영혼을 담아 외쳐보자.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 것이다.

욕설을 시원하게 끝낸 후 아랫배에 마음을 집중한다. 이제 당신은 평화로운 상태가 되었다. 욕수련을 마무리하면 환기를 꼭 시켜준다. 당신 방 안에 욕의 광음파가 둥둥 떠다니니까.

  1. 재난이 가득한 곳에 가서 독소를 듬뿍 마신다.

응? 아~ 숲이다. 일상이 지칠 때 숲에 가본 적 있는가? 콧구멍을 확장하며 '좋다'라는 생각도 해 봤을 것이다. 왜 재난이냐고? 곤충들이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쓴다면, 좋아하는 당신을 보면서 기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피톤치드가 독가스니까. 벌레들에게는 세기말 영화의 한 장면인 숲 산책이 우리에겐 왜 좋은 걸까? 우리는 독소를 흡입해도 멀쩡할 수 있게 진화해서 나무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숲을 걷다 의자를 발견하면 누가 차지하기 전에 얼른 몸을 날려 앉는다. 지금 숲에 갈 수 없다면, 주변 가로수 근처라도 괜찮다. 나무가 멀리 보이는 옥상도 괜찮고. 어디든 숨어서 생각을 멈추고 숨에 집중한다. 천천히 들이쉬고. 살살 내쉬고. 5분만 해줘도 가슴속 막힌 부분이 조금은 뚫리는 느낌일 것이다. 자연 에너지의 파동은 우리가 딱 좋아하는 안정감을 준다. 게다가 나무는 자기 에너지를 우리가 좀 가져가도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위 두 가지 명상은 에너지를 채우는 쉬운 방법들이다. 난이도가 초급이어도 유용한 것 만은 확실하니 한 번 실행해 보면 좋겠다. 살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명탐정 어린이처럼 마취침을 뾱! 쏴서 보기 싫은 사람을 잠재우는 건 불가능하니까, 당신이나 나나 어차피 일어날 상황 속에서 조금만 덜 아파했으면 좋겠다.

에너지 전쟁에서 잠시 멀어지면 남에게 에너지를 줘도 괜찮을 정도로 마음을 회복할 것이다. 그때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냥 당신의 에너지를 줘버리자. 쓰면 새로운 에너지가 또 들어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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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형적인 방관자스타일입니다. 에너지 소진이 너무나 두렵죠.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스바시바!!!!" 같은 욕설을 마구 내뱉는다. 타인의 에너지를 빼앗지 않기 위해 꼭 자기 방에서 하시길 바란다.

꿀팁 얻어갑니당!

점심시간 잠깐이나마 공원산책하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살수록 자연의 힘이 얼마나큰지느껴요 꼭 다음 살 집은 걸을 수 있는 공원이 가까웠으면 바라고 있습니다.

소통하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쓰는데 많은 응원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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