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전 이레지던시 카드를 신청했었고 그 관련글을 작성했었다.
https://steemit.com/kr/@jamesk/estcoin-e-residency
이레지던시를 실제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갖고있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방문해서라도 그 카드를 받을 생각이었고 처음에는 중국에서 받는 것으로 신청했었다.
언제 중국을 갈지 고민을 하다가 한참 중국과 사이가 안좋았던 때라 다른 나라도 여행할 겸 다른나라로 수령지를 변경하게 되었다.
일정변경은 이메일로 이뤄졌는데 받는 장소를 바꾸겠다고 담당자에게 의사를 전달하니 그것과 관련된 웹페이지를 알려주었다. 그 후 싱가폴로 변경하겠다고 하니 싱가폴은 12월 7일과 8일만 수령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 11~12월 기간동안다른날은 받을 수 없고 그 이틀만 카드를 받는 이벤트가 있어서 그날 방문할 예정이라면 신청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을 다시 찾게되었고 우연히 벨라루스 여행을 가게되어 벨라루스를 방문하여 받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었다. 변경하는데 드는 비용은 50유로이며 해외로 계좌이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2만원이 넘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일본에서 수령하는 것도 가능하다.
벨라루스를 방문하기 바로전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었는데 한국에 이레지던시 센터가 전세계 최초로 생긴다는 소식이었다. 계획을 변경하는데 50유로같은 수수료를 물지 않고 변경을 해줄 것이며 다만 한국에서 바로 발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2만원정도의 카드발급 수수료가 새로 든다고 하면서 그렇게 변경하겠냐는 메일이었다. 요즘보면 싱가폴과 한국의 스타트업이 활발해져서 이레지던시도 제대로 들어오게 된 것 같다.
나는 연락온 다음날이 출국이었기 때문에 그냥 벨라루스에서 받는 것으로 했다.
실제로 대사관에 방문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메일로 받은 링크를 클릭하니 시간예약을 할 수 있는 웹페이지가 있었고 남아있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다른 대사관이 그렇듯 12시 이전에 방문이 가능했고 나는 11시 45분으로 예약하고 11시 30분쯤 방문했었다.
(사진에는 에스토니아 국기가 걸려있는게 작게 보이는데 저게 아니었으면 이 건물이 대사관 건물인지 알아보지 못할 뻔 했다)
다른 여행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여행 마지막날 금요일에 방문하는 일정이었는데 벨라루스에 있는 에스토니아 대사관은 울타리가 없는 빌딩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출입하는 것도 보였다. 대사관이라기 보다 홍보센터같은 느낌이었다.
건물에 게이트가 6개나 되어서 건물을 돌면서 입구를 찾고 잘못들어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제대로된 입구를 찾아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인터폰을 하니 문을 열어주었고 조금 기다리니 담당자가 자리에 나타났다. 유리를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보고 앉게되었는데 중간에 안전장치가 되어있어 서로 볼수는 있지만 물건을 주고 받을 때 작은 사물함 같이 생긴 문을 열고 닫으며 안전하게 여권과 문서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그렇게 간단한 신청서도 쓰고 손가락 지문도 찍으면서 절차를 마무리 했다. 마지막에 수령한 이레지던시 카드는 작은 박스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핀코드(암호코드)가 적혀있는 종이와 스마트카드를 읽을 수 있는 간단한 리더기도 들어있었다. 리더기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에스토니아에서 그냥 파는 일반적인 리더기였고 필요하다면 다른 스마트카드 리더기도 사용할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게 받아서 연결하고 난 후 간단한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 실행해보니 내 이름이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디어 되는건가!' 이러면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것저것 해봤더니 또 무슨 업데이트가 필요하단다.
요즘 이레지던시는 스마트카드에서 보안문제가 발견되어 인증서 업데이트를 필수로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업데이트를 시도했지만 생각처럼 간단하게 되지는 않았다. 결국 수십번 시도하다가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고 담당자가 처리하던 도중 해결이 되어 지금은 온전히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아직 해결해야할 불편함은 있어보인다.
맥북에서 사용하는 것은 조금 까다로운지 맥북 사용자 전용으로 문제해결 링크가 홈페이지에 준비되어 있었다. 나도 크롬에서 인증서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아마 맥북의 인증서 관련 문제였던 것 같은데 해결을 위해 윈도우에서 실행해봤지만 윈도우에서는 또 윈도우 나름의 문제들이 보였다. 만약에 컴퓨터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문제에 부딪혔을때 막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문제해결을 위해 에스토니아에 가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국제전화나 이메일로 해결을 해야하니 기본적으로 언어등의 장벽은 있어보였다. 어차피 영어나 러시아어 또는 에스토니아어에 능숙해야 모든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언어를 잘해야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다행인 것은 이레지던시 관련 담당자는 부서에 관계없이 상당히 친절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다.
이레지던시는 이에스토니아라는 별칭을 가진 서비스를 전세계 사용자에게 확대한 온라인 시민권이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처럼 온라인으로 정부사이트에 접속해서 세금을 내거나 회사를 관리하는 업무를 볼 수 있었고 그 것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열어준 것이다. 실제로 ID카드 발급을 받아보니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암호화기술을 적절히 사용해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신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떻게 이용할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