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한번의 포스팅을 하여 어느새 이번이 다섯번째 포스팅이네요. 이번 포스팅 내용은 유복한 가정환경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저의 학창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방법 한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유복한 가정환경이라는 말은 보통 위인전이나 타인을 소개하는 글에 쓰이곤 합니다. 유년시절에 부족할 것 없이 자라왔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데요. 긍정적으로 표현되는 사람의 경우 유복한 가정환경, 부정적으로 표현되는 사람의 경우 오냐오냐하면서 컸다. 와 같은 말이 쓰입니다. 조선시대~저의 부모님세대의 '유복함'이라 하면 끼니를 굶지 않고 이따금 계란이나 생선반찬을 먹으며, 주로 흰 쌀밥을 먹는 정도로만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tv까지 있다면 이미 유복함의 선을 넘어섰다고 봅니다. 경제성장기의 유복함은 그동안의 유복함에 조금 보태서 tv, 장난감 등을 마음껏 사용하는 정도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요즘 시대에서 이 단어는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그동안의 유복함이 상위 1~10%정도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한다면, 요즘같은 경우는 그것을 구분짓는 경계가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극빈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정이 끼니를 굶는 일은 거의 없으며, 고기반찬을 먹고, tv와 휴대전화,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생존에 대한 문제들을 넘어 여가생활까지 할 수 있는 정도라면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유복한 가정이다 라고 표현해도 될 것이라 봅니다.
먼저 이 '유복함'의 장점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유복한 가정은 행복한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고, 취미생활도 즐기며,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모 뿐만 아니라 자녀의 역시 육체적 정신적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자녀의 소질을 계발해줄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가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사랑 밑에서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부모가 바라는 대로 된다면 말이지요.
직전 문단의 마지막 문장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가정도 간혹 가다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가 내 바람대로만 자라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좋은 장난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없던 시대에도 부모님에게 순종하고 부모님의 뜻대로 자라주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모든 것을 해주어도 부모가 바라는 작은 것조차 해주지 못하는 아이들을 야속해하는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정이 매우 많다는 점은 사회적인 문제가 됩니다.
인간의 행동은 '동기'가 있어야 나타납니다. 좋은 말로 하자면 동기, 현실적인 말로 하자면 욕심, 결핍, 부족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학습에서 동기부여를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은 대부분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작년 제자 한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학생의 아버지께서는 어린 시절에 할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주고 싶어하셨습니다. 그 이유로 이 학생은 13세의 나이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드론, 자전거, 휠리스, 컴퓨터 등 수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활용하여 좋은 곳에 쓸 때가 가끔 있기는 하였으나, 공부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거의 없었습니다.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더라도 '이걸 왜 해야 하는가'부터 시작하여 많은 의문을 가지더군요. 안하고 놀면 더 편한데, 굳이 별로 보람도 없는 공부를 해보았자 쓸데가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굳이 필요하지 않은 내용도 있었으나, 꼭 필요한 부분을 공부할 때에도 그런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사실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말하는 것도 수십년동안 많은 어른들이 사용해오던 진부한 표현이었고, 사실 꼭 학교공부만이 아닌 다른 공부로도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길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부에 흥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었지요. 이미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고, 부족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더 노력할 필요를 못 느낀 겁니다. 여기서 흥미를 더 끈다고 해봤자 시험에서 100점을 맞으면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바꿔준다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질적인 것으로 동기부여를 하였으나, 모든 것을 얻고 나서는 동기부여가 힘들어지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바탕을 둔 교육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사실 훈련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입니다. 물질적인 보상으로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아도 더이상 아무것도 하고싶어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 게임기나 전자사전이 가지고 싶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자격증을 따면 하나를 사주신다고 하였고,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전자사전을 샀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는 닌텐도 위라는 게임기가 사고싶어 한자 3급 자격증을 땄습니다. 컴퓨터를 바꾸고 싶어서 전교 1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쯤 노트북을 사고 여행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교육대학교에 합격하면 200만원을 주시겠다고 하여 그렇게 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현재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직업이 주는 약간의 시간적 여유 덕에 많은 책과 글을 읽고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동물을 훈련시키는 것처럼 과제 하나를 하면 보상 하나를 주고, 그것을 반복한다. 분명 완벽해보이는 방법은 아닙니다. 물질적인 보상만을 위한 노력은 진짜 노력이라고 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 하나, 좋은 성적 하나 얻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렇게라도 쌓은 능력은 나중에 큰 재산이 됩니다. 이 방법을 적용할 때 중요한 것은 하나의 과제를 주었을 때 그 기준이 변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3급 자격증이면 3급 자격증, 1급이면 1급, 1등이면 1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한 학생이 전혀 공부를 하지 않다가 중간고사 4과목중 3과목 100점을 맞으면 휴대폰을 바꿔준다는 부모님의 약속때문에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를 한 일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목표 점수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부모님께서는 핸드폰을 바꿔주셨습니다. 노력에 대한 칭찬의 표시였지요. 욕구가 충족되자 다음 시험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학생의 능력 선에서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보상을 해주면 효과가 높아집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하지 않아 10등을 하던 아이는 공부를 조금만 하면 5등은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5등이나 올랐네, 1등은 아니지만 사줄게'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그 아이는 그 선에서 만족하고 멈춰서게 됩니다. 물론 20등을 하던 아이가 5등을 한다면 크게 칭찬해줄 일이지요. 이렇게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과제와 적절한 보상을 잘 사용한다면, 완벽한 과정은 아니지만 좋은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자녀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무리한 목표를 설정한 뒤 아무것도 보상해주지 않는다면 자녀는 벽에 가로막힌 느낌을 느끼며 좌절하게 될 수 있으며, 너무 낮은 목표를 설정한다면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였을 때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적당한' 과제의 선정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글이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스팀잇 사용자분들의 연령대를 추측하기 어려워 자녀교육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몇 개 써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쓰겠지만, 사용자분들 중 저같은 사회초년생들도 있으실 것 같아 다음 글 주제는 기본적인 재테크 방법+저의 경우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같은 사회초년생으로 좋은 글 항상 잘 보겠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우왕 장문의 글 잘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