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두 번째 포스팅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하다가 allpass님의 포스팅을 읽고 이 주제에 대해 포스팅하기로 하였습니다. 국민 대부분의 생존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고, 교육제도가 정비된 나라의 경우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두 가지 모두 인간의 성장에 있어 지대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7년도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역할과 각각의 한계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한반도에 근대식 학교가 설립되기 전까지는 교육의 대부분은 가정교육이었습니다. 간혹 서당이나 학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절대적인 비중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식 학교가 들어오고 모든 국민이 의무교육을 받게 되며 '교육'이라는 범주에 학교교육이 정식으로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기성세대가 받아온 교육, 즉 일제식 교육을 통해 나라가 원하는 인재상을 길러내는 교육이 대한민국 역사의 대부분을 장악하게 됩니다. 2012년 즈음 이전의 교육은 학생은 교사에게 복종하고, 학부모는 교사의 교육방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교권이 강한 시대의 교육이었습니다. 이때의 교육은 많은 학생에게 같은 내용을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국가가, 학교가, 교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학생들은 체벌을 이용하여 방향을 바로잡는(?) 방식의 교육이었기에 독창성, 창의성, 개성, 학생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공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2012년부터 학교에서의 체벌이 전격 금지되고, 교사는 오직 '말'로만 학생들을 지도해야만 하며, 그조차도 눈치를 보아야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교권침해의 실태에 대한 내용은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서두가 길어졌네요. 시작하겠습니다.
가정교육은, 어느 사람(성인, 청소년, 아동 포함)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단어입니다. 반듯한 사람이라면 가정교육에 대한 칭찬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정교육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법이지요. 가정교육은 이처럼 중요한 것이지만, 학교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도덕성을, 사회성을 가르쳐주며,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돌봄교실을 통해 아이들을 오후 늦게까지 학교에 믿고 맡기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 갈수록 가정교육보다 학교교육을 더 믿고 아이를 맡기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 선생들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 '바쁘니까 어쩔 수 없지' 등의 생각을 하며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가정이 많을 것이며, 어떤 가정은 어머니가 전업주부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합니다. 학교교육의 한계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이 시대의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논하기 위해 교사 입장에서 본 학교교육의 한계에 대해 먼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교사(학부모) 1인이 1-2명의 학생(자녀)를 맡아 가르치는 가정교육은 돌발상황에 대처하기가 쉬우며, 어떤 일(잘한 일, 잘못한 일, 궁금한 일)에 관한 경험이 있는 어른들이 차분하게 말로 지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교육은 체벌이나 보상보다 언어를 통한 지도, 동기유발을 통한 지도가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가정교육은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반면 학교교육의 경우 교사 한명이 적게는 20명, 보통은 30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한된 수업시간동안 30명의 학생들의 잘한 일, 잘못한 일, 궁금한 일에 관해 교사 한 명이 모두 말로 지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학교교육의 목적은 애초에 '기본 소양'을 갖추는 데 있는 것이지 개개인의 개성 발현, 개인별 능력 지도에 목적을 둘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 소양'이라 함은 말 그대로 기본입니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최소한'을 뜻하지요. 하지만 최소한의 능력만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학교교육의 가장 큰 한계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모두 능력이 뛰어난 교원들이지만 30명 전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개인의 특성을 발현시켜 주기는 어렵다는 점이 학교교육의 한계를 만들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학부모들이 상담주간에 상담을 오면, 아이의 진로와 교육에 대해서 묻는 학부모님들께 저는 학교교육만을 너무 맹신하지 말라는 말씀을 항상 드립니다. 1년동안 담임선생님은 최선을 다하겠지만, 모든 아이들의 모든 특성을 파악하고 최적의 진로를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기본 소양을 갖춘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 '개성'과 '적성'에 맞는 진로 탐색, 자기계발은 가정에서 하는 교육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게됩니다.
저의 어머니 세대부터의 가정교육의 역사를 한번 보겠습니다. 8남매중 넷째로 태어난 어머니의 집안에서는 남자만 교육을 시키고, 여자는 집안일만 하도록 가르쳤습니다. 어머니는 공부하는 것이 너무 좋아 나물을 캐러 간다고 하고는 보리밭에 숨어 시험공부를 하였고, 들키는 날에는 혼났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내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머니를 교육시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문에 수십년동안 아버지와 중화요리 전문점을 운영하시며 생계를 이어나갔지요. 반면 모든 혜택을 누리던 큰외삼촌은 교사로 정년퇴직하여 연금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십니다. 이 시대를 지나 많은 독자분들이 포함되어 있으실 20대 후반-40대의 학창시절, 그 시절의 가정교육은 적성과 개성, 흥미를 발현시키는 것 보다 무조건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엄청난 숫자의 고스펙 대학졸업생들이 쏟아져나왔고, 이제는 또 다른 시대로 한 발 나아가게 되었지요.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기업이나 나라에서는 '최소한'의 스펙을 요구하는 대신 '최대한'의 능력을 원하는 사회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유학, 박사과정, 인턴과정까지 거친 우수한 인재가 대기업에 들어가 복사기 사용법과 커피 타는 법을 배우던 시대를 지나 벤처기업,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뛰어난 인재들을 데려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요. 이제는 특성화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암기력만으로 변호사, 판사가 되고, 대기업 사원이 되던 시대는 일반인들이 복잡한 법률 지식이나 전문 지식을 알기 힘들던 옛날이고, 요즘은 초등학생도 인터넷 검색만 잘 하면 법률 등의 전문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교육은 정보활용능력을 키우는 교육, 자신감있는 한 사람의 당당한 인간으로 만드는 교육, 자신의 이익이나 재미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교육(가장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기까지 한다면 더 좋겠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진 어린이들은 많지 않습니다.)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깨어있고, 잘 교육되어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공부는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하고 싶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며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와 같은 말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가정교육만을 맹신할 경우 이런 말을 한 사람들에게도 한계가 찾아옵니다. 교육 전문가인 교사를 믿지 못하고(물론 간혹 가다가 정말 이상한 교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운이 없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 자신이 본 아이의 모습만을 굳게 믿고 교사와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가정, 즉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안정된 공간에서 얌전한 아이의 모습이 그 아이의 참모습이라고 고정관념을 가져버리면, 싫어하는 사람, 싫어하는 공부를 해야하는 학교에서 아이가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문제행동들을 한다는 말을 담임교사에게 듣더라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독자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에 대한 편견에 빠져 담임교사의 말을 무시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가정에서의 자녀의 모습은 부모님이 가장 잘 알지만,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의 아이의 모습은 담임교사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아이의 교육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은 각자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본적 소양과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는 학교교육의 역할이, 그 외 인간을 형성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가정교육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학부모는 이러한 한계들을 알고,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쳐버린다면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어떤 풍파도 혼자 견디지 못하고 부모의 도움을 청하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거나, 개성이라고는 없이 최소한의 소양만을 갖추고 건물주, 공무원, 돈 많이 벌고 노는 사람을 장래희망으로 가지고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내는 무기력한 아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 한 생명을 만들고 올바르게 성장시켜나간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저로서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지요. 하지만 아이가 있을 때의 좋은 점만을 보고 아이를 낳은 사람들은 교육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이 있는 부모라면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되겠지요. 한 인간이 정말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에서의 수많은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정말 잘 교육받은 인간 하나는 수십, 수백, 수천을 넘어 수억명에게 도움을 주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위인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는 좋은 가정교육과 좋은 학교교육, 그리고 한 인간의 마음가짐이 시너지를 낼 때 가능한 일입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이번 글은 이정도로 마치겠습니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은 내용은 아직 훨씬 많지만, 다른 좋은 기회에 자세한 사례와 함께 다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과 토론은 환영합니다. 보팅과 팔로우는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운좋게도 이제막 스팀을 끄려던 참인데 ㅎㅎ 글을 읽게 되었네요 좋습니다 다음에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좀더 구체적은 가정교육 실천 에관한 글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몇회 나누어도좋구요 초.중.고. 등으로 분야를 나누어도 좋구요 불만만 있지 대책이 없어서 말이죠 저는 ㅎㅎㅎ
글 잘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알겠습니다. 사실 정답을 찾기 어려운 분야라 제가 제시할 해결책들이 효과를 보기 힘들 수도 있겠으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님의 글에서 오히려 반백을 넘긴 제가 고마움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