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룸메이트였던 태국 친구 써니는 방에 딸린 주방에서 가끔 태국 음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첨에 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며칠 뒤에 새우를 사들고 와서 손질을 해놓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신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태국의 수프 똠얌꿍과 무언가 한가지씩 더 만들어 냅니다. 이날은 태국식 코코넛 치킨 윙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써니의 똠얌꿍에 들어가는 주 재료는 표고 버섯과 새우, 칠리 페이스트와 코코넛 밀크, 여기에 향료로 카피르 이파리, 갈랑가, 레몬 글라스, 라임이 필요합니다. 듣도 보도 못한 이 동남아의 향료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줍니다. 일부 향료는 베이징에도 흔치 않아 써니가 어렵게 구했습니다.
(뿌리 식물 갈랑가)
향료를 넣은 물이 끓기 시작하면 페이스트와 코코넛 밀크를 넣습니다. 이후 한 번 데친 버섯과 새우를 넣고 저어주며 오래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코코넛 치킨 윙은 피쉬소스에 재워놓은 치킨 윙을 대두유에 튀긴 후 녹인 코코넛 슈가를 끼얹어 줍니다. 이후 견과류를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주방에서 전열기구 쓰는게 금지되어 있어서 몇 번 셔터가 내려가는데 최상의 맛이 안날거라며 상당히 안타까워합니다. 요리를 하는 써니의 진지함이 느껴집니다.
맛은 룸메 어드벤티지 조금 더해서 먹어본 똠얌꿍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써니는 태국 문화를 전하는 국가 대표 메신저입니다. 요리를 대접받은 것은 나인데, 맛있게 먹으니 써니도 즐거워 보입니다.
(써니의 스몰 키친)
행복을 얻는 방법이 따로 있는게 아닙니다. 옆에 있는 사람과 같이 좋은 일, 재밌는 일 같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채굴됩니다. 심지어 이 자원은 나누어도 내 몫이 안 줄어드는 신비한 자원입니다!
써니가 요리하는 걸 옆에서 도우면서 배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써니가 나눠준 행복을 가족들,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요리를 할 줄 모릅니다.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살았고 대학을 다니는 내내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하루 세 번 식당에 가면 밥이 준비되어 있어 필요성을 느낄 새가 없습니다.
써니는 그 필요성을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써니를 위해 한국 요리를 해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써니가 한국 음식을 할 줄 안답니다. 냉장고에서 고추장 꺼내 보여주며 어눌한 말투로 거추장~ 이러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대접할 수 있는 방법이 흔하지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엄마 어드밴티지 조금 더해서 요리를 세상에서 가장 잘하시는 분입니다. 하지만 집에 가면 집밥은 항상 있으니까 최고의 작품을 항상 주신 어머니께 감사함을 느낀 적이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항상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있던 지난 2월, 이태원에서 재료들을 구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똠얌꿍을 만들어 대접했습니다. 다들 중국가서 태국음식 배워온게 재밌답니다.
위 사진은 가장 성공적이었던 녀석입니다. 비록 써니가 해준 똠얌꿍에는 못미치는 맛이었지만.. 써니에게 사진을 보내주니 기뻐합니다. 수제자 기른 보람을 느꼈길 바랍니다.
사실 처음 몇 번의 실패로 끔찍한 맛이 나 건더기만 간신히 건져먹기도 하였습니다. 스팀잇에 글쓰기를 하면 할수록 글쓰기 근육이 붙는 것처럼 똠얌꿍도 하다보니 똠얌꿍 근육이 붙더군요. 이제는 먹어줄만한 똠얌꿍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태껏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많은 밥을 먹고 살아왔습니다. 꼭 그 밥값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집에 가서 꼭 맛있는밥 도전하세요^^
마음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축복합니다
저의 아름다운 마음
알아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집에 돌아가면
한국음식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도전기 포스팅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