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쑤저우(苏州) 에서 태어나 항저우(杭州)에서 사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다.
중국 역사의 많은 전란 속에서도 이쪽 강남(江南) 지방은 맑은 물이 풍부했고 땅이 비옥해 곡창지대로 먹고사는데 대체로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제비가 돌아간다는 강남이 이쪽 지방입니다.
쑤저우 관광의 핵심은 옛 모습의 상업 거리인 핑장루(平江路)를 중심으로 주변의 강남 특유의 정원들( 중국 4대 명원 중 2곳이 쑤저우에 있습니다! )과 구 도심을 흐르는 운하입니다. 오늘 쓰고 싶은 이야기는 운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의 고장 쑤저우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쑤저우의 운하는 온통 오염되었습니다.
오늘 걷던 중 상업 거리에서 한 가게 주인이 오수를 운하에 버리고 호스로 정체모를 무언가를 담았던 플라스틱 박스를 씻는 걸을 보았습니다.
상업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운하에 모래주머니 한 줄로만 막아놓고 시멘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푸세식 공공 화장실이 운하 위에 있습니다. 응가가 설마 운하로 직접 들어가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악취나는 물 위에서 늙은 뱃사공은 노를 젓고 승객들은 사진을 찍습니다.
운하의 난간에 앉아 간식을 먹고있는 사람들을 보고 저러다 갑자기 운하로 떨어지면 조금 재밌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보니 성악설이 옳은 것 같습니다.
한 신혼 부부가 이곳으로 웨딩 촬영을 하러왔습니다. 물가에서 감독의 지시에 따라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남을 그들의 웨딩화보는 쑤저우의 운하와 함께입니다.
아무튼 놀러왔으니까.. 모두들 즐거운 표정입니다!
이제 맑은 운하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인근의 작은 수향마을로 가야만 합니다. 이 수향마을들 역시 관광객들이 많아지면 쑤저우와 마찬가지로 오염되겠지요. 그러면 사람들은 또다시 새로운 수향 마을을 찾아 나설것입니다. 언제나 그랫듯이 답을 찾는 의지의 인간들입니다ㅎㅎ
요 며칠간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베이징의 친구들은 사진을 보내주며 어제 1000이 넘는 말도 안되는 농도의 미세먼지에 대해 한참 말을 나누었습니다. ( 한국은 100 넘으면 네이버 실검 1등 먹는 것 같습니다. )
수향마을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깨끗한 물은 2위안을 주고 사야하는, 페트병에 담긴 광천수일 것입니다. 미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는, 돈을 주고 사야하는 공기가 될까요?
3월 29일 베이징
맑은 공기와 물을 지킬 수 있는 암호화폐가 아직 없는것 같은데... 혹시 아시는분 귀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