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 한명 한명에게 사연을 부여한다면 그들은 특별해 질까?
마치 엑스트라와 같이 내 주변을 스쳐지나가는 그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무엇인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나의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걸까?
세상은 마치 엑스트라와 주인공으로 나눈 일종의 대본 없는 드라마와 같아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저 스쳐가는 시간의 한 순간 뿐이라고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하나의 이야기이고 시간이고 추억이고 기억일 것이다.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내가 있지 않는 곳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하나둘 찾아와서 나에게 다가올 때 나또한 그들과 같이 길거리를 걷고 있겠지.
단 하나의 추억과 기억이 만나 또 하나의 추억과 기억이 되어 우리는 인연을 만들어간다.
끝임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끌리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이라고 느껴지는 모든 일들 중 종종 그것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도전하고 이루어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유모를 행동에도 의미가 있었고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던 그들의 걸음걸이에도 나는 휩쓸린다.
마치 거대한 파도위에 떠있는 배처럼 여러 가지 색과 크기의 배들이 요동치며 또 다른 물결을 만들어낸다.
나의 그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이 너의 그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행동이 각자의 파동을 만들어 내고 서로 만나 부서지면서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낸다.
그 물결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