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 체험기 1주차

in #kr7 years ago (edited)

SteemIt, 체험기 1주차


첫 주의 독자로서의 감상 한줄 정리: SteemIt은 커뮤니티로서 아직은 또는 여전히 성장 중인 것 같다.

첫 주의 저작자로서의 감상 한줄 정리: 좀 더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첫 주의 사용자로서의 감상 한줄 정리: 기능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이건 너무 부족하다.

두어달 정도는 사용기를 계속 정리해보자.

1주차: 독자로서의 이것저것


하나.

운이 좋게도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스팀잇에서 몇 가지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거대 고래로 인한 소동이었는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kr 커뮤니티 안에서 일어났던 몇 개의 사건과 외국인이 kr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벌인 사건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생각했던 것은 kr 커뮤니티 내부의 사건 보다는, 외국인이 kr 커뮤니티 대상으로 벌인 사건쪽이다. 해당 상황에 피해를 입으셨던 분들에게는 전혀 재미있지 않을 일이라 재미있었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긴 하다.
아무튼 점잖게 표현할 거 없이, 돌직구처럼 표현하자면 영어 쓰는 분탕질 유저가 발광을 했었는데- 난리통에 직접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는 좀 어이없는 감상일지도 모르겠지만, SteemIt 전체적으로 보면 어떤 의미로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런 현상은 커뮤니티가 순조롭게(?) 성장 중이라는 증거
이기 때문이다. 딱히 논문이나 수치적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게임 업계에 있어서- 늘 하는 말이 '해당 게임 커뮤니티에 좋은 말만 있는 게임은 망한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하도 게임이 마이너헤서, 커뮤니티까지 들어올 사람들이 해당 게임을 좋아하는 마이너한 취향의 사람들 밖에 없어서, '우리 게임 너무 좋은데, 세상은 왜 알아주질 않을까요?'부터 'ㄴㄴ, 사람 많아지만 분탕 종자만 늘어남, 지금이 딱 좋음. ㅇㅇ'처럼 개발자들이 좋아해야 할 지, 슬퍼해야 할지 모를 글들만 뜨문뜨문 쌓일 뿐이다.
커뮤니티와 거리가 좀 있는 게임을 떠나서라도, 당장 트위터나 페이스 북만 봐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이상한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것처럼. 커뮤니티가 덩치가 커지면 이상한 인간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스팀잇 회원이 1백만을 넘겼다니까, 지랄 발광하는 유저가 하나쯤 나와도 이상한 시기는 아니다. 아니, 없다면 슬슬 걱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스팀잇은 블록체인 커뮤니티고, 블록체인이 싫든 좋든 수익과 연관이 되는 만큼- 아, 그런 인간이 있었어?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스팀잇에는 방어와 반격의 수단이 있으니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문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인지 '승전보'가 들리지 않는 것은 좀 아쉽긴 하다. 먼 훗날,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에 '승리의 나팔 소리가 들렸단다.'는 대답을 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kr 커뮤니티 내부에서 있었던, 커다란 뉴스 사이트라거나, 애매한 형태의 MCM 이라거나-하는 일련의 소란은 뭐랄까 성장통 중에서 가장 흔한 부류라서 생각을 정리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둘.

좋은 글이나,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하고, 너무 좋아서 보팅을 해도 보팅액에 아무런 도움이 안될 때마다 마음이 꺾이는 기분이 든다. 아직까지 내 보팅 파워가 약한 탓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글에 감사하는 기분으로 보팅을 누르고, 녹색 원이 돌아가고, 보팅 완료 표시가 딱! 뜨면서 보팅액 수치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허무함이 애매한 기분에 잠기도록 만든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어디서 누군가가 '0.01달러도 못주는 보팅을 하는 애가 요기있었네? ㅋㅋㅋ'하고 비웃는 건 아닌가 불안해진다. 하다못해 '오해하지 말아요, 당신의 보팅은 분명히 저작자에게 보탬이 되었습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무인 판매점에서 좋은 물건 돈 안내고 가져가는 느낌이 든다. 이게 나에게는 의외로 매우 큰 스트레스다.

1주차: 저작자로서의 이것저것


하나.

포스팅은 정성을 들일 수록 저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시작해서 실제로 작성하면서 고치고 또 고치고. 그리고 '창작물'에 대한 스팀잇의 명확한 목표와 분위기는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퀄리티 있는 포스팅'을 의식하게 만든다. 당장 이 1주차 체험기부터 그렇다. 보통의 SNS였다면, 길어봐야 서른 줄 정도로 대충 정리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뭐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장점이라면 체면 치례라도 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올리게 되고, 그것이 수많은 유저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스팀잇 전체의 글 수준 평균이 올라가게 될 터이다.

단점이라면, 부담스러워서 뻘글을 올리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올리지 않게 된다는 점인 것 같다. 이게 무슨 회사 업무냐! 사원 평가 나오냐! 라는 반감에 하나 올려보기는 했는데, 그다지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금기를 범했을 때 공존하는 은근한 즐거움? 희열? 같은 기분을 느꼈다면 개인적인 성취라도 있었겠지만, 그런 기분도 느낄 수가 없었다.

둘.

무언가를 시작한 때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은 때인데, 위와 같은 부담감이 그것을 가로 막는 경험은 새롭다면 새로웠다. 트위터나 페이스 북이었다면 이런 왕성한 활동 욕구를 부담없이 지를 수 있을 터였다.

당연히 여기에도 장단점은 있다. 장점은 뭐든 쉽게 빠르게 신속하게 질리는 나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좀 더 느긋하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커뮤니티를 이용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단점은 위에 적은 그래도 뭐 하나 편하게 끄적일 글...보다는 용기와 낯짝이 없다는 정도이다.

그래서 활동을 시작한 1주일 동안, 사실은 쓰고 싶은 글은 엄청나게 많았다. 내 최고 관심사인 A.I와 뇌공학에 관련한 글도 쓰고 있고, 단편 소설도 하나 마무리해서 올려보고 싶고, 서브 컬쳐 작품들에 대해서 리뷰도 올려보고 싶고, 끝없이 실패를 반복하는 금연 이야기도 올려보고 싶고, 사랑해 마지 않는 전자 기기들에 대한 글도 올려보고 싶다. 또 나를 위해서 나에 대한 글도 올려보고 싶다. 당연하지만 뭐 하나 끝까지 작성했거나 작성을 시작한 글이 없다. 아, 게임 개발은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부끄러워서 올리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더이상 쓸게 없으면 올리기라도 하려나 모르겠다.

생각이 많아 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예전 같으면 아님 말고-하고 넘겼을 부분도 불안해서 레퍼런스 체크를 하다보니, 똑같은 한 꼭지를 쓰더라도 들어가는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리고 하루 24시간 중에 먹고 사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남겨주는 짜투리 시간은 짧고, 그나마도 짜투리 순간에 들어선 나는 지치고 피곤한 나라는게 문제다.

지금 필요한 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일 같다. 1주일에 괜찮은 글 하나 정도는 올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안되면 2주에 하나 올리지, 뭐. 하고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일. 게다가 요즘은 먹고 사는 일 말고도 결혼 준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그리고 휴일이라는 거대한 자유 시간도 결혼 준비에 쪽쪽 빨려나가는 판국이니 더욱 그렇다. 결혼 하고나면 괜찮아 지겠지.

아무튼 뭐 하나 올리더라도, 기본 기조는 나를 위해서- 왜냐하면 내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남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싶다. 내가 모르는 걸 남에게 알려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뭣보다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나를 위해 쓰는 편이 더 정성스럽게 글을 쓸 테니까. 다만 웹진 마냥 기간과 분량을 설정하기 보다는 당장 내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여유있게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1주차: 사용자로서의 이것저것


하나.

네이버 블로그 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글루스나 티스토리 정도의 기능은 갖춰 줬으면 좋겠다. 정말로. 기능이 미비하여 사용이 힘듭니다, 개발자 여러분.

  • 포스팅 카데고리 기능 좀... 제발 좀... 어떻게 좀...
  • "당신의 팔로워가 53명에서 54명이 되었습니다. 새 팔로워가 누구게요? 안가르쳐주지~. " 제일 '빡치는' 건 이 부분이다.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막무가내로 들어온 팔로워(주로 외국 계정)는 맞팔을 하지 않다 보니, 누구인지, 맞팔을 하고 싶은 상대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아직 팔로우를 하지 않은 계정들을 하나 둘 다 확인해야 할 때가 많다. 그나마도 활동이 길어져서 팔로워가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그냥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팔로워를 '최신순으로 갱신'하는 정도의 기능 하나면 붙여주면 안되나요, 개발자 여러분.

1주차: 마무으리!


하나.

다음에는 뭔가 더 분석하는 체험기를 올려보고 싶다.

둘.

이번 주 수익이 물경 1.5 스팀 달러.

뭔가 땅을 팠더니 돈이 나온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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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보팅 하고 갑니다. 지금은 무인 판매점에서 좋은 물건 돈 안내고 가져가는 느낌이 든다고 하셨는데 보팅 많이 받으셔서 빨리 파워업 하시고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스팀잇 라이프를 즐겨주십시오. ^^

추신. 저 역시도 스팀잇의 길동홍 UX에 아무리 노력해도 적응이 안 되고 있어서 지금은 busy.org와 같이 한국형 스팀잇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형을 형이라고 부틀 수 있는 UX를 만들고 있으니 필요하신 기능은 무엇이든지 알려주시면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후후.. 혹시 싶어서 보팅을 눌러봤는데, 여전히 0.00 달러네요. ㅠㅜ 얼른 좋은 글에 0.01이라도 보팅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시...실력자이셨군요. 뭔가 유용할 것 같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수줍게 말씀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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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동안 많은 경험을 하시며, 생각도 많이 하셨네요.
함께 스팀잇 발전을 지켜보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ㅎ

팔로워 체크하는건

  1. busy.org 알림으로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2. @supergiant 님의 팔로워 변동 프로그램을 써서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https://steemit.com/kr/@supergiant/3kxbbu-2

@홍보해

저도 busy.org 추천합니다
스팀잇 사이트보다 살짝 느리긴한데 불편한 점은 충분히 개선될 거예요

일주일 간에 느끼신게 많으신데요ㅎㅎ
저의 한 달치 이상인듯합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
좀 더 익숙해지면, 외부 앱(?)도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명성치가 50을 넘으면 뉴비가 아니라고도 하니 그때 즈음에 도전해보겠습니다. +_+

앗,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아직 외부 앱을 쓰는 건 난이도가 높아서 주저하는 중입니다만, 언젠가는 능수능란하게 이용해보고 싶어요

Kr-gazua 태그 가시면 반말로 좀 더 맘 편히 글 올리실 수 있을거에요 ㅎㅎ 환영합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가즈아 태그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아직 뉴비가 들르기에는 좀 무서워서요 ^^;
뉴비 딱지를 떼면 용기내서 함 들러볼 생각입니다! : )

@k2fntsy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feelsogood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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