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그레이엄(1) - 투자와 투기의 차이

in #kr7 years ago (edited)

지난번에는 9회에 걸쳐서 피터 린치의 투자기법을 살펴 보았습니다. 오늘부터는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으로 넘어 갑니다.

주식을 하다 보면 워렌 버핏이라는 사람을 피해 가기 힘든데, 이분은 다음에 다루겠습니다.

저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워렌 버핏의 선생인 벤자민 그레이엄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 워렌 버핏이 ‘현인’ 이면 그레이엄은 ‘성인’ 에 반열에 오를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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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레이엄을 약 2005년 독일 함부르크 대학 도서관에 처음 접했는데, 그때부터 약 10년간 그레이엄을 역대 최고의 투자사상가로 여겼습니다. 아니, 그레이엄보다 주식으로 돈을 더 많이 번 사람이 수천명인데 왜 하필 그레이엄을?

1. 벤자민 그레이엄의 위대함(찬양 시간)

I. 그는 역사에 보기 드물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개발해 낸 천재이나 그 전 뉴턴 등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물리 이론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런데 벤자민 그레이엄 전에는 오히려 기술 투자 분야에서는 다우, 해밀턴 등이 다우이론을 개발하고 있었으나, 가치투자라는 분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II. 놀라운 점은, 그레이엄의 명저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 에서 나오는 내용은 대부분 모두 현대에도 유효합니다.


80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버릴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그으 투자 전략을 통해서 아직도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현명한 투자자” 는 발간된 지 60년도 지난 지금도 아마존 미국 경제 분야 1위, 금융 분야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그레이엄 후에 나온 모든 가치투자 서적 및 이론을 그레이엄의 주석 정도로 여깁니다.


이는 석기시대에 어떤 원시인이 “음, 로켓이라는 것을 만들면 달에 날라갈 수 있을 거 같 은데?” 하면서 몇 년 고민해서 로켓을 완성시키고 달에 직접 갔다 오고, 지금도 그 원시인의 기술을 쓰고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놀라운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III. 워렌 버핏보다 확실히 따라하기 쉬운, 계량적인 투자법을 제시합니다. 특히 초, 중급자들이 모방해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2. 벤자민 그레이엄은 누구인가? (출처: 할 수 있다! 퀀트투자)


<교묘한 마케팅 –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 이분의 전략 매우 자세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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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은 1894년에 런던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레이엄의 아버지는 처음에는 잘 살았으나 사업이 망한 후 사망했고 가족은 몰락 했다. 이때 인생의 쓰디쓴 맛을 본 그레이엄은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다행히 그는 수재였다. 20세에 벌써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모교의 영어, 수학, 철학과 등 무려 3개 학과에서 강사를 하라는 오퍼를 받았다. 그레이엄은 7개 언어에 능통했고, 취미 생활로 그리스어 고전을 라틴어로 번역 할 정도로 언어 감각도 뛰어났다. 그러나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월가로 가서 큰돈을 벌고, 승진도 빨리 했다. 그 기세를 몰아 직접 투자회사를 차렸으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창업 직후 1929년 대공황이 와서 큰 손실을 본 것 이다.

그러나 그레이엄이 최악의 상황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면서 주식시장을 깊이 연구하지 않았다면 투자 역사에 빛나는 역작이자 가치투자의 바이블인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레이엄은 이 책들을 쓰면서 자신의 투자 철학을 완성하고 1936~56년 CAGR 20%를 달성한 후 은퇴한다. 그는 도덕적 책임감도 강했다. 초기에 그를 믿고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 고객들의 손실을 나중에 모두 배상해주기도 했다. 그레이 엄은 자신이 개발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혼자만 조용히 돈을 벌지 않았다. 그의 투자 전략을 컬럼비아 대학에서 가르치고, 책과 기고를 통해 널리 알렸다. 그의 제자 중 한 명이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어렸을 때 도서관에 있는 주식 서적을 모두 읽었으나, 1950년 《현명한 투자자》를 읽고 비로소 주식시장을 이해했다고 한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하며 그레이엄의 노하우를 배우고, 졸업 후 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레이엄은 빌 루안(Bill Ruane), 월터 슐로스(Walter Schloss), 어빙 칸 (Irving Kahn), 찰스 브랜데스(Charles Brandes) 등 많은 유명 가치투자자를 키워냈다.

3. 투자와 투기의 정의


우리는 일상 생활에 투자, 또는 투기라는 단어를 별 생각 없이 씁니다. 그런데 한번 “투자” 의 정의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한 분들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레이엄 시대에도 “투기 하다가 성공하면 투자라 하고, 투자하다 실패하면 투기라 하더라” 라는 냉소적인 정의를 내린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투자 행위란 철저한 분석에 근거해서 투자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하며,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행위는 투기다” 라고 정의합니다.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o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n adequate return. Operations not meeting these requirements are speculative)

짧은 문장이지만 매우 심오한 뜻이 숨어져 있습니다.

I. 투자 행위


일부러 그레이엄은 ‘투자’ 라고 하지 않고 ‘투자 행위’ 라고 합니다. 왜냐면! 동일한 종목도 가격에 따라 ‘투자’ 가 될 수도 있고 ‘투기’ 가 될 수도 있기 떄문입니다. 기업가치가 주당 10,000원인 주식을 7,000원에 사면 ‘투자’ 이고, 20,000원에 사면 ‘투기’ 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주식이라도 그레이엄은 이를 개별 매수/매도 건으로 나눠서 봅니다.

또한 개별 종목 차원에서는 투자로 볼 수 없으나 포트폴리오 투자 차원에서, 또는 거의 무위험 차익거래 차원에서 보면 ‘투자’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타이거 우량가치 ETF’ 가 장기적으로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ETF가 추종하는 50개 개별종목은? 모든 종목이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50개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인 타이거 우량가치 ETF는 ‘투자’ 라고 봅니다.

가상화폐 차익거래는? 가상화폐 매수, 매도가 투기라는 것은 누구나 다 동일하겠으나, 코인이 일시적으로 싼 시장에서 사서 비싼 시장에서 파는, 몇 분 만에 수익이 결정되어 잃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차익거래는 ‘투자’ 라고 볼 수 있습니다.

II. 철저한 분석


정량적, 정성적 분석을 포함하나, “계량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비계량적 조건이 매우 좋아도 ‘투자’ 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 라고 못박으며, 예를 들면 GE가 아무리 훌륭한 회사더라도 PER가 40 넘어가면 ‘투기’ 라고 합니다 (그때 당시에도 GE가 있었습니다!! 대단한 회사…)

III. 투자 원금의 안정성


경제나 기업 상황이 매우 안 좋게 변하는 상황을 제외하면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가격을 의미합니다. 즉 기업이 매우 저평가 되지 않았다면 ‘투자’ 라고 보기 어려운 거죠!

‘미래’ 란 ‘투자자’ 에게는 걱정의 대상일 뿐입니다. 우리는 미래가 과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미래 수익이 지금보다 떨어지면? 그래도 원금을 지킬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투자자의 자세라고 합니다.

IV. 만족할 만한 수익률


여기에는 배당수익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도 포함이 됩니다. 또한 ‘만족할 만한 수익률’ 은 주관적입니다. 투자자가 2% 수익에 만족한다면 적금도 ‘투자’ 로 볼 수 있습니다. 10% 정도 수익을 바라보는 투자자에게는 훌륭한 ‘투자’ 가 될 수 있는 주식도 20%를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투기’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주식 ‘투자’ 라고 인정을 받을 만한 주식은 매우 적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도 “대부분의 주식 매수는 투기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투자’ 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3. 투기의 종류


그러나 투기가 그렇게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명한 투기’ 와 ‘멍청한 투기’ 로 나뉠 수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할 경우 ‘현명한 투기’ 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기’ 는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후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리스크 감수. ‘멍청한 투기’ 는 충분한 상황 분석 없는 리스크 감수” 라고 정의합니다.

이를 보면 그레이엄은 정말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고 정령적, 정성적 요건을 맞추는 보기 드문 주식만 '투자' 로 인정해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투자자’ 보다는 ‘현명한(??) 투기꾼’ 에 훨씬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말하면 ‘투기꾼’ 은 맞는데 ‘현명한’ 은 좀 더 두고 봐야 할거 같습니다.

주식의 경우 그레이엄은 종목 분석 시 가격을 보수적으로 측정한 ‘투자 가격’ 과 ‘투기 가격’ 으로 나눌 것을 권합니다. GE의 가격이 38불인데, 보수적으로 측정한 ‘투자 가격’ 이 25달러라면, 나머지 13달러는 투기 가격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38달러가 비싸다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웃돈을 준 저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다음 편에는 ‘투자’ 기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 보고, '투자' 라고 볼 수 있는 주식들을 사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알아 보겠습니다. 꽤 놀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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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레이엄.
이 분 말만 잘 들어도 평균 이상 하겠어요.

평균보다... 훨씬 더 잘 합니다 ㅎㅎ

좋은 내용감사합니다. 그레이엄의 책을 보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완벽히 소화하지 못한것이 부끄럽울 뿐입니다.

완벽히 소화한 사람은 워렌 버핏 말고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인데, 그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연재할 계획입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이런글은 묻히지 말아야 하는데 말입죠. 비루하지만 보팅 + 리스팀 더하고 합니다. 화팅!

드디어 벤자민 그레이엄 차례군요 ㅎㅎ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