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초 학급긍정훈육법(PDC) 연수를 들었다. 연수생으로 참여했기에 학생처럼 강사님의 안내에 따라 활동에 참여하였다. 강사님이 풍선 게임에 대해 안내를 해 주셨다. 4개 모둠별로 의자에 앉아 손을 잡고 풍선을 오래 살리는 활동이었다. 활동 안내를 받았을 때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선을 오래 살리는 활동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었다.
1모둠이 풍선 살리기 활동을 시작했다. 보는데 참 재미있어 보였다. 나는 3모둠이라 내 차례가 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1모둠이 끝나고 갑자기 강사님이 보상과 처벌을 걸었다. 4개 모둠 중에서 1등을 하면 간식을 더 주고 4등을 하면 연수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가라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2모둠이 풍선 살리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랬더니 내 마음이 그새 변해 있었다. 2모둠이 잘하는 모습이 보기 싫었다. '우리 모둠보다 잘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며 잘 못하라고 저주(?)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는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경험한 것들은 내가 교사로 우리 반 학생들에게 자주 적용했던 구조였기 때문이다. 체육시간, 교실에서 간단한 놀이 할 때 나는 모둠별로 꼭 경쟁을 시켰다. 모둠별로 경쟁을 시키면서 보상과 처벌을 넣으면 같은 모둠 친구들끼리는 더 열심히 참여하고 협력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닌데 더 큰 그림은 보지 못했다. 우리 학급 전체의 협력에 있어서는 마이너스인데 말이다.
내가 학생이 돼서 경험해 보니 보상과 처벌의 부정적인 면이 확 느껴졌다. 우리 반 아이들도 나와 같은 마음을 많이 느꼈으리라. 그러고 보니 한 번은 수학 시간에 모둠별로 릴레이 문제 풀기를 해서 1등에게 초콜릿 보상을 걸었는데 어떤 여학생이 보상 없이 하면 안 되겠냐고 이야기했었다. 나는 그냥 웃으며 여태까지 그렇게 해 왔으니 그냥 하자고 했었는데, 참 무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이런 경쟁구도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면 나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농구할 때 내기 농구를 많이 했었다. 특히, 대학교 시절 농구동아리 할 때는 술자리나 MT를 가면 뭐든 내기였다. 내기에서 이기면 돈을 안 내거나, 청소를 안 하거나 했다. 그런 걸 재미 삼아 계속하다 보니 나에게 내기, 즉 보상과 처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 나의 경험이 교사가 되고 나서도 나의 학급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국 교실에서 하는 놀이는 그냥 놀이로 머물러야 한다. 참여 안 하는 학생들을 참여시켜 보겠다고 어설픈 보상과 처벌을 제시하는 순간 놀이는 놀이가 아니라 경쟁으로 변한다. 담임교사는 협력하고 재밌으라고 한 놀이가 싸움으로 번지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보상과 처벌이라는 경쟁 요소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하나 느낀 점은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봐야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정확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도 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경험을 자주해야 학생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더 학생중심에서 수업이나 학급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저도 종종 수업할때 보상을 걸곤 했었습니다...많은 아이들을 수업에 집중시키는데는 초콜릿만한게 없다고 생각했었는데..이글을 보니까 저도 반성하게 되네요
단기적으로 수업에 집중 시킬 때는 초콜릿 같은 보상이 참 좋아요. 근데 초콜렛 준다고 협력하지는 않죠. 당연한 건데. 직접 경험하며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