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정말정말 힘든 순간,
그럴 때 엄마 품에 안기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안식처처럼 마음과 몸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엄마 품을 자꾸 파고들었었지.
내 보호막, 나의 안전지대...
나이가 들고 내 아이들이 태어나고나니 이제 내 아이들이 내 품을 파고 든다.
얼굴부터 파고드는 첫째 녀석,
엉덩이부터 들이미는 둘째 녀석.
둘을 품에 안고 있으면 세상 모든 부귀영화를 얻은 듯 온 마음이 가득해지는 기분이 든다.
엄마가 되긴 했나부다. 우리 엄마도 날 안았을 때 이런 느낌이겠지?
근데 아이들을 안고 있을 때의 행복과는 다르게...
나도 가끔 우리 엄마 품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가까이 계셔서 언제든 뵐 수 있지만, 사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지 바쁘단 핑계로 한 달에 한 번 뵙기에도 어려운 엄마.
가끔... 나도 "엄마~"하며 한껏 어리광 부리며 그 품에 얼굴을 부비부비 하고 싶다. 그럼 엄마는 "다 큰 녀석이 왜 이럴까..." 하시겠지?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긴 했는데... 아직도 마음 한켠에는 자라다 만 어린 내가 있다.
자라다 만 나는 세상 살기 힘들 때 한 번씩 툭툭 올라와서 나를 찡찡이 어리광쟁이로 만든다. 내일모레면 마흔이 되는 애 둘 딸린 늙다리 아줌마가 자꾸 엄마 찾게 만드는 녀석.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헌데 그게 아니었다. 때에 따라 7살 어리광쟁이가 나올 때가 있고, 날씨따라 16세 여고생이 나올 때가 있고, 술따라 갓스무살 신입생 때가 나올 때가 있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말이 이런 말이라는 걸 마흔줄이 가까워지면서 알게 되었다. 어린 내 눈에도 철 없어 보이던 엄마가 왜 그렇게 철 없어 보였는지, 엄마면 그러면 안 되는데 왜 우리 엄마는 저렇게 철이 없을까... 했던 의구심이 나도 나이가 들어보니 알게 됐다. 어린 눈에 철이 없어 보이던 엄마라도... 철이 들든 안 들든 상관없이 엄마 품은 언제나 따스했다는 것도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의 품이 더욱 그리워지는 지금에서야 깨닫게 됐다.
나에게 파고드는 아들을 보면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반갑니요 ^^ 귀찮다가도 이렇게 날 사랑해주는 아들이 있어서 넘 좋더라구요. 엄마가 되어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