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재규입니다.
어제 올라온 기사입니다만, 오늘 윤지오씨에 대한 기사를 하나 읽게 됐습니다. 뉴시스가 어제(6월 12일) 올린 현직 변호사 "윤지오 숙박비 지원은 잘못" 검찰 고발이란 제목의 기사입니다.
(3월 12일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조사를 받으러 간 윤지오씨. 출처 : 위 링크의 뉴시스 기사)
기사 내용은 박민식 변호사란 사람이 윤씨를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들어가 있는 한 단체 톡방에서도 이 기사가 화제가 됐습니다. "윤지오도 돈 때문에 장자연을 이용한게 틀림 없구만"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반인도 아니고 '변호사'가 나설 정도면 윤씨에게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논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윤지오씨의 증언을 '증거'로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고 봅니다. 윤씨의 증언은 신중하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고 장자연씨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윤씨의 말이 자동으로 '증거'가 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뉴시스 기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기사 제목에 '현직 변호사'를 넣은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박민식은 '자유한국당 정치인'
(박민식 전 의원. 출처 : 2014.1.22 폴리뉴스 인터뷰 기사)
뉴시스 기사에 등장하는 박민식 변호사는 누구입니까. 정치에 관심이 꽤 많은 편인 저는 이름을 듣는 순간 누군지 감이 왔습니다. 박민식 변호사는 바로 18, 19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부산 북, 강서갑)을 지냈고, 3년 전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입니다.
낙선 이후 그가 정치와 연을 끊은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에 등록했고, 올해 1월에는 자유한국당 부산 북강서갑 지역위원장으로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현직 변호사'가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변호사라기보다는 '전직 국회의원' 혹은 '현직 정치인'으로써의 정체성이 강한 사람입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재밌는 부분이 나옵니다. 박민식 전 의원은 윤지오씨만 고발한게 아닙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도 직무유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함께 고발했습니다.
이미 6월 10일, 윤지오씨에게 후원금을 건넨 439명이 윤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박민식 전 의원의 진심이 윤지오의 '거짓 후원금'을 밝혀내는 데 가 있다면, 이미 소송을 시작한 윤씨의 후원자들을 도와주면 그만입니다.
고발장에서 박 전 의원은 "박 장관은 기금의 관리·운영을, 민 청장은 그 집행을 위임받은 책임자로 기금이 정당한 곳에 사용되는지 관리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법무부장관과 경찰청장을 끌고 들어갑니다. 총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1차적 목적이지, 후원자 439명을 도와주는 건 부차적인 목적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뉴시스는 머니투데이 계열사
이 기사를 낸 뉴시스도 문제가 있습니다. 뉴시스는 2014년부터 머니투데이의 계열사입니다.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은 머니투데이 지분 15.10%를 가진 대주주입니다.
윤씨가 지난 4월 14일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자신에게 꽃다발을 보냈다", "주소를 안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스토킹으로 느껴졌다"고 발언한 이후 머니투데이는 윤씨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기사를 내 왔습니다.
북콘서트 당시 윤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는게 아닙니다. 그의 발언도 '주장'일 뿐입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윤지오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보도를 성실하게 해냅니다.
윤씨의 발언 이후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는 검찰 진술서 느낌이 강하게 나는 해명 기사를 냅니다. 10년 전 진술조서를 가져와 윤씨의 발언이 거짓임을 밝히는 기사도 씁니다.
4월 23일 윤지오씨를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고소한 김수민 작가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가 서울경찰청 민원실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머니투데이 및 그 계열사인 뉴스1, 뉴시스 모두 여러 건의 기사를 보도하며 비중있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6월 3일 자유한국당 정미경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 주연배우는 윤지오, 조연은 안민석"이란 취지의 발언을 합니다. 해당 발언을 보도한 언론은 뉴스타운, 아주경제, 일요서울 등입니다. 한눈에 봐도 죄송하지만 '유명 언론'이라 붙이긴 어려운 곳들입니다.
그런데 머니투데이는 자신들의 본지 기사로 한번, 주간지인 머니S 기사로 또 한번 보도합니다.
머니투데이 계열사인 뉴시스가 정치인을 '현직 변호사'로 둔갑시킨 기사를 쓴게 과연 우연일까? 매우 의구심이 듭니다.
왜 윤지오 반대편에는 의심스러운 인물이 많을까
윤지오씨의 증언에 대해서는 실제 취재기자인 김대오 기자, 재심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 등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이 분들 만큼은 사익추구의 목적으로 윤씨를 비판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윤씨를 비판해서 얻는 이득도 딱히 없어 보이고요.
반면 공천을 앞둔 자유한국당 전 의원, 머니투데이 계열사에게는 윤씨를 비판해서 얻는 이득이 분명히 있습니다. 박민식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장관, 경찰청장을 끌고 들어가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머니투데이 계열사는 홍선근 회장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윤씨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수민 작가. 출처 : 김수민 작가 인스타그램)
그들 뿐만이 아닙니다. 위에 언급된 김수민 작가는 어떻습니까. '인스타그램 스타작가'라고 하지만 객관적으로 유명 작가라고 하긴 어려운 분입니다. 윤지오씨와의 분쟁으로 인해 김수민 작가는 유명세를 탔습니다. 과거 팔로워 숫자는 모르겠지만, 김수민 작가의 인스타를 들어가보니 6월 13일 21시 기준으로 팔로워가 51000명을 넘었군요.
김수민 작가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는 유명하신 분입니다. 과거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반대투쟁 과정에서 민주노총 고문변호사 자격으로 참여해 "경찰을 죽지 않을 정도로 패라"고 발언한 바 있고, 2007년 판사를 상대로 한 석궁테러 사건에서는 피고인을 변호한 바 있습니다.
박훈 변호사는 거친 입으로도 유명합니다. 지난해 3월 배우 곽도원씨와 소속사 임사라 대표가 '이윤택 성폭력 피해 고소인단' 중 4명이 자신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다고 밝힌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싸가지 없는 새끼 곽도원아 니가 임사라 감싼다고 나한테 내기 했지야" "곽도원 개새끼가 결국 임사라를 보호하기 위해 나한테 1억 도발하고 난 10억 베팅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도 구설로 시끄러웠습니다. 당시 녹색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포스터가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박 변호사는 이 벽보 이미지를 공유하며 "1920년대 계몽주의 모더니즘 여성 삘이 나는 아주 더러운 사진", "개시건방진", "나도 찢어버리고 싶은 벽보" 등의 코멘트를 남깁니다.
(2018 지방선거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벽보 이미지. 출처 : 녹색당)
최근엔 좀 조용해 지셨지만 윤씨를 공격하던 분들 중엔 '김용호 연예부장'이란 분도 계셨죠. 기자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진실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분은 또 어떻습니까. 세월호 참사 당시 홍가혜씨를 허언증 환자로 만든 주범 중 한 명 아닙니까. 지난해 9월 명예훼손에서 패소해서 홍씨에게 1000만원을 물어준 그분 아닙니까.
네이버에서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를 검색해 봤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기사 내용 중에 김용호 기자가 2014년 빅뱅 전 멤버 승리의 음주운전 사실을 보도했다가 YG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배상판결을 받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그 이후 내용이 더욱 가관입니다. 미디어오늘은 김용호 기자가 "YG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며 주변에 자랑하고 다녔다는 복수의 증언"을 보도합니다. 김 기자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양현석 YG 대표를 만난 적은 있지만, 항소심에서 자신이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YG에서 일방적으로 소송을 취하했다며 미디어오늘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김용호 연예부장' 유튜브 채널을 한번 둘러봤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4월 24일 이후 윤지오씨 관련한 영상은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6월 6일 올린 영상을 보니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아들 관련해 영상을 올렸다가 또 소송을 걸린 모양입니다. 이미 한번 가짜뉴스로 판결을 받은 분의 말씀인지라 신뢰는 그닥 가진 않습니다. 그런데 김용호 기자님도 '후원금'은 정말 많이 받으시네요.
공익의 잣대로 보면 현상이 명쾌해진다
윤지오씨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선지는 꽤 됩니다. 머니투데이, 박민식, 김수민, 박훈, 김용호 등이 합심해서 여론을 돌린 결과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윤씨 자신이 앞뒤가 맞지 않는 증언, 부정확한 증언을 한 게 사실이며,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사익을 추구한 부분이 없었던게 아니니까요.
지인들은 제게 질문합니다. 그럼 너는 머니투데이, 박민식, 김수민, 박훈, 김용호 등이 틀렸고 윤지오가 맞다고 생각하냐고. 물론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대신 저는 지인들에게 공익의 관점에서 생각하길 권합니다. 공익이라는 잣대를 대입해보면 '누군 맞고 누군 틀리다'라는 식으로 이분법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윤지오씨의 경우 장자연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공익적 목적이 분명히 있습니다. 후원금 모집이나 북콘서트 등은 공익을 내세우지만 사익추구의 성격이 강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글에 언급된 다른 이들에게는 어떤 공익적 목적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윤지오가 엄청난 거짓말쟁이이며, 출국 하기 전에 출국금지는 왜 안하냐, 검찰은 윤지오를 왜 수사 안하냐 등등 여러 의견이 오갑니다. 그런데 생각해봅시다. 윤지오를 까서 우리 사회가 얻는 공익이 뭐가 있을까요. 윤지오씨가 수십억, 수백억을 횡령한 사회의 거악이자 적폐일까요.
위에 이름을 열거한 분들에겐 분명한 사익추구 목적이 있습니다. 총선을 앞둔 전직 국회의원이 다시 의원직을 되찾기 위해서는 존재감을 높이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회장님에게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기 위해서는 윤지오라는 사람의 신뢰성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작가는 윤지오씨 사건을 이용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기자 출신 유튜버는 윤지오씨 관련한 영상 업로드로 8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뽑아냈습니다. 라이브 방송에서 후원금을 던져주는 분들도 꽤 있어 보이던데 금액까진 카운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유명세를 타는 인물이나 사건에 기대어 조회수를 얻는 행위를 전문용어로 '모기짓'이라 한다네요.
박훈 변호사의 사익추구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변호사 수임료가 있을 수도 있지만 차라리 다른 사건을 하는게 금전적으로는 더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악명 높은 분이신데 명성을 더 높일 이유도 없어 보이고요. 박훈 변호사는 위에 언급된 분들 중에 뚜렷한 '사익추구'가 가장 잘 안보이는 분이기도 합니다. 박 변호사의 그동안 활동을 감안하면 사익추구보다는 진심으로 윤지오씨에게 분노해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신의 참전으로 한 무명작가가 이득을 보고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는지는 모르겠네요.
인터넷에서 윤지오씨의 거짓말에 문제제기 하시는 평범한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윤지오씨의 혼란스러운 증언을 보면서 '의도는 좋은데 왜 저런 식으로 행동할까'란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다만 머니투데이, 박민식, 김수민, 박훈, 김용호 등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을 뿐입니다. 당신들의 활동에 어떤 공익적인 목적이 있느냐고.
전 다른건 몰라요 제가 판단단하기에는 윤지오씨가 거짓말을 한게아닌가 하는게 저의 생각임니다,
저도 윤지오씨가 많은 부분에서 거짓(혹은 부정확한 증언)을 말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걸 지적하는 분들의 행보가 황당해서 한번 제 생각을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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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로 공격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거라고 봅니다..그러나 윤지오행동보면 분명 이상한것도 있죠..장자연 사건을 이슈화시킨건 분명 인정을 해야하지만 그것으로인해 개인사익을 추구한거라면 그것도 역시 문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