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씨앗 나눔-창조하는 글쓰기

in #kr7 years ago (edited)

씨앗 나눔.jpg
제가 글쓰기 모임을 하나 꾸리고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한번 모이는 데 상당히 재미있네요.

사는 곳이 지방이라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일곱 사람 내외. 인원이 적다보니 내용은 한결 더 충실하게 되는 거 같아요. 어느 새 오늘이 네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글쓰기 교실

제가 꾸리는 글쓰기 교실의 핵심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입니다. 남한테 보이는 글쓰기가 아니라, 글을 씀으로써 자신을 가꾸는 게 먼저입니다.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이오덕 선생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라고 했고, 관련 책을 여러 권 지었습니다. 글쓰기를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참 좋습니다. 글쓰기가 거울이 되어, 글을 쓸수록 자신을 잘 알게 되고, 삶이 풍요로워지니까요. 글을 위한 글이나 돈이 목적인 글쓰기는 가끔 작가 자신의 삶과 괴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제 수업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각자가 쓴 글을 글 모음집으로 묶어냅니다. 미리 이를 카톡방에 올려, 모두가 읽고 모임에 옵니다.

모임에서는 자신이 글을 쓰면서 겪었던 느낌이나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먼저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그 글에서 좋았던 점, 고치면 더 좋을 점을 이야기해줍니다. 말하자면 강사가 일방적으로 끌어가는 게 아니라 ‘집단 지성 방식의 글쓰기 교실’입니다.

저는 강사로 참여하지만 이렇게 하면 저도 끌어가기 쉽고, 배우는 건 아주 많습니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주고받은 뒤에, 저는 마무리 이야기 정도만 하거든요. 글쓰기 기술에 대한 건 아주 짧게 다루고, 대부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에 대해 생각을 나눕니다.

중독에 가까운 모임

우리 글쓰기 모임은 여기 스팀잇과 분위기가 많기 겹칩니다. 스팀잇이 악플이 없고 선플이 많듯이 여기서는 다른 분이 쓴 글에 대해 격려와 따뜻한 조언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시간이 끝나도 헤어지기 아쉬워하고, 다음에는 언제 보나 기다리게 됩니다. 스팀잇이 중독이듯이 글쓰기 교실도 중독 증세를 보입니다.

오늘은 4월 모임이라 모임 끝나고, 씨앗 나눔을 했습니다. 다들 텃밭을 조금씩 하거든요. 제가 나누는 씨앗은 토종 씨앗들입니다. 토종 옥수수, 오이, 호박, 단호박 씨를 나누었습니다. 씨앗을 받는 사람들이 표정이 떠오르나요? 다들 입 꼬리가 올라갑니다.

곡식 씨앗과 생각 씨앗은 비슷하다

나눔을 하다 보니 씨앗과 글쓰기는 비슷한 성격을 갖는 거 같아요. 곡식의 씨앗은 그야말로 씨앗입니다. 땅에 뿌려 잘 가꾸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글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글이란 생각을 문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스팀잇에서 말하는 ‘가치’가 들어있습니다. 그것도 남과 나눔을 하는 글쓰기이기에 가치가 더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씨앗이 널리 퍼지듯이 글을 통한 생각 씨앗 역시 널리 퍼질 수 있습니다. 글이란 하기에 따라 시공간을 넘나듭니다. 지금 올린 글이 나중에 다시 인용될 수도 있고, 리스팀이라도 받으면 더 넓은 공간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래서 또 누군가에게 생각의 씨앗이 될 테니까요.

나눔이란 가치는 나눌수록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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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즐거운 글쓰기 모임이라니 저도 가보고 싶어집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삶을 가꾸는 글'을 저도 쓰고 싶어요
토종 씨앗은 받지 못하였지만, 김광화님 글을 읽는 제 입꼬리도 슬쩍 올라가 있네요^^

ㅎㅎ 다행입니다
입꼬리가 올라갔다니 ㅎ

입꼬리 올라가기는
하품처럼 전염되나봐요,
고맙습니다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서모임 같은건 많이 들어봤는데, 글쓰기 모임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단순히 글쓰는 기술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서로 정서적으로 소통한다니, 그런 공동체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수성이 더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ㅎㅎㅎ
스팀잇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처럼, 따뜻한 사람들은 사실 늘 주변에 있는데, 사람들의 따뜻함을 잘 보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요. 주변을 좀 더 따뜻한 곳으로 가꿀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쓰기 모임은 독서모임보다 한결 창조적이거든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창조해는 기쁨
이를 또 이웃과 나누는 즐거움.

그래서 스팀잇과 비슷한 거 같아요.
다만 스팀잇은 온라인 공간
글쓰기 모임은 가까운 이들과 오프만남의 차이.

스팀잇의 글자하나 문장하나... 이것이 나눔이겠죠.
가치가 더욱 더 커지길 기원해 봅니다^^

글자 하나 문장 하나 ㅋ
고맙습니다^^

글을 씀으로써 자신을 가꾸는 게 먼저라는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싶네요. 생각씨앗을 함께 나누고도 싶고요. 정말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어요! ㅎㅎㅎ

기회가 되면 그냥 밋업만 하지 말고
서로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가 많으면 좋겠어요. ㅎ

그리고 스팀잇이 발전하면 점차 오프에서 하는 글쓰기 교실도 늘어나겠지요?^^

저는 쑥스러워 그런 자리 못갈거 같아요..ㅎㅎ
스팀잇은 익명에 얼굴도 안보고 해서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그런 교류가 사고의 폭을 많이 넓혀 줄 듯 합니다...
왠지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을 거 같네요..ㅎ

얼굴 안 보는 익명도 좋고
얼굴 보는 자리는 그대로 좋고^^

!!! 힘찬 하루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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