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태어났다. 나보다 3살 어린 친 남동생의 아기다. 한 명이 아니다. 여자와 남자, 쌍둥이다. 그런데 그 중 남자 아기가 아프다. 소위 언청이라고 불리우는 구순구개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원인은 정확히 모르지만, 쌍둥이 중 한 명에게 영양이 많이 가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남자아이, 즉 둘째 조카는 자주 운다. 한 달 내에 구순구개열 수술을 앞두고 있어 입에 교정장치를 하고 있고, 볼에 교정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동생과 나 사이엔 여러가지 사정과 사건들이 존재했다. 물론 사랑이란 감정이 가장 크겠지만 서로에게 아픔을 주고 힘들게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왠지 내가 동생과의 관계에서 아픔을 주었던 모든 것들 때문에 조카가 아픈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잘못된 생각이겠지만,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둘째에게 마음이 많이 갔다.
구순구개열에 대해 많이 찾아보았다. 좋은 쪽으로 바람을 가지고 찾아본다. 희망적인 글들 위주로 본다. 구순구개열은 한국에 좋은 의료진들이 많아 높은 수준의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후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다고 했다. 심지어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수술은 성장과정에서 3번 정도 진행된다고 한다. 아, 아프겠다. 동생 아기는 2월 중순에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잘 되야 할텐데. 입천장 수술도 나중에 해야된다. 말하는 데 지장 없도록 발음연습도 많이 시켜야 한다고 들었다. 여러모로 조카가 아프다니 걱정이 많다.
사실, 당연히 동생이 훨씬 더 힘들다. 내 삶은 왜 이렇게 힘들까라고 내게 묻는 동생에게 힘내라고 응원 해본다. 보란듯이 성공한 인물로 잘 키워보자, 수술 잘 될 거고, 잘 자랄꺼야, 내가 많이 도와줄게 라고 말해본다. 하지만 그냥 말로 하는 응원은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운 것 같다. 태아보험을 못들어서 병원비, 수술비, 약값 등 현실적인 돈문제부터, 앞으로 생길 수많은 지출과 정신적인 지침들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도와주고 싶은데 쉽지 않다.
어느 날 동생은 나에게 그 아이의 대부가 되길 청했다. 천주교 세례에서는 아기의 영적 보호자로서 대부, 대모라는 역할이 있다. 세례 예정 날에 약속이 있었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그의 대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에게도 괜히 책임이 있는 것 같아서, 내 아이처럼 생각하자 생각한다. 동생에게도 말로만 하는 도움이 아니라,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그 아이가 세례를 받았다. 나는 구순구개열 조카의 대부가 되었다. 단지 삼촌 또는 큰아빠로서가 아닌, 영적 보호자 대부로서 키다리아저씨처럼 그를 지켜주고 기도해줄 것이다. 시간내서 많이 만나고 놀아줄 것이다. 수술 잘 받고 건강하게 자라길 기도한다.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 & 응원 부탁드립니다 : )
수술이 잘 되었으면 하네요. 제가 학교다닐때 교수님도 어렸을적에 구순구개열장애를 가지셨었는데 엄청나게 똑똑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의술 수준 높다고 해요 특히나 서울 메이저급 병원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의술을 믿고 잘 될 거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동생에게 되뇌이는 것이겠죠. 대신 아파줄 수 없고, 해줄 수 있는 것 없는 미안함? 마음이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