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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4년 전 도쿄에서 쓴 일기 <한국에 가면>

in #kr7 years ago

고딩 때부터 꽤 오랫동안 거의 하루도 안 빠지던 일기 쓰기를 어느날 갑자기 그만뒀죠. 일상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일상만이 줄 수 있는 안정과 위안, 행복에서 소중함을 느끼지만 저에게는 벗어나고픈 대상이었죠. 그렇게 한국을 떠났는데 여기서도 여전히 일기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장소가 바뀌는 것만으로는 벗어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 달라붙은 것 같아요. 나 자신이 문제인 거겠죠. 그런데 일상을 즐길 줄 아는 스프링필드님은 저보다 더 많은 곳에서의 삶에 도전하시네요. 저에게 부족한 요소가 스프링필드님껜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뭘까요. (그런데 어머님께 문제는 왜... 대체 어머님이 무슨 잘못을 하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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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장님 :-) 저는 한때 제 인생이라 여겼던 음악을, 언제부턴가 듣지 않게 되었어요. 어디선가 재생되는 익숙한 음악에 원치 않은 감정과 기억이 소환되는 게 싫어.. 무서워서요.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이 무척이나 그리워질 것 같아서(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 일기는 가끔 새겨 넣어요. 그런데 스팀잇에 오면서 그 일기를 쓰지 못하게 되었네요.

도망치고 싶었고, 안식처를 찾기를 원했는데.. 그건 장소의 문제도, 음악의 문제도 아니었어요. 이제 그만 그 시간으로부터, 그 기억으로부터.. 내가 나를 놓아 주었어야 했는데. 제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라 ㅋㅋ 뭐라고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 엄마는 ㅋㅋㅋ 일기다보니 이런 갸우뚱한 사태가 ㅎㅎㅎ 저걸 놓치지 않으시다니. 엄마에게 문제를 내는 건, 음. 닥터 해든이라면 이해해줄 지도 모르겠어요? :-)

약은 약사에게 답은 어머님께! 어머니들은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을 항상 기억하고 계시더라구요. 모쪼록 건강히 잘 귀국하시고, 다음 여정 즐겁게 구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지) 바쁘실 것 같아서 일단 짧게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