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그레이엄을 본받아...(1)

in #kr7 years ago (edited)

작년 말부터 코인투자판에 들어와 과열된 상승장의 단맛과 쓰나미 같았던 하락장의 쓴맛을 경험하며 코인투자에도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서서히 올라오는 상승장 분위기 속에서 더더욱 원칙을 세워두지 않으면 지난 하락장 때 어리버리 탓던 실망스러운 제 모습을 또 맞이할 것 같아 마음먹고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있던 벤자민 그레이엄의 두 저서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를 꺼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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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벤자민 그레이엄인가?

다들 잘 아시다시피 벤자민 그레이엄은 워렌 버핏의 스승이자 많은 실력파 투자자들의 아버지로 불릴만큼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저서 또한 '투자고전', '투자진리'라고 불려왔습니다. 투자에 대한 조언에 있어서 늘 '독서하라'는 말을 내뱉으며 엄청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워렌버핏은 '증권분석' 서문을 통해 평생 아끼는 책 네 권을 이야기하며 그 중 그레이엄의 두 저서를 꼽았습니다. (나머지 두 권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증권분석'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도드의 수많은 메모가 담긴 1934년판 '증권분석') 버핏은 한 때 도서관의 투자서적을 모조리 읽었지만 흥미를 끄는 정도일 뿐 유익한 저서는 한 권도 없었다고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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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플래시24)

버핏은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스승인 그레이엄도 실수할 때가 있듯 인간인 버핏도 가상화폐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는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논의가 있어 왔던 부분으로 최근 밥 그레이펠드 전 나스닥 CEO는 5년 안에 모든 주식이 증권형 토큰으로 대체될 꺼라고 전망했습니다. 코인과 주식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저는 피터 린치나 필립 피셔와 같이 실질적이고 논리적인 분석토대 위에 건전한 통찰을 끌어내는 투자법을 선호하기도 하고, 특히나 우리나라 코인투자판에 초기부터 건전하고 성숙한 투자원칙과 문화가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레이엄의 두 저서의 진리를 본받고 싶었습니다.

여담으로 하락장 기간 중 2달정도 캐나다 지인의 집에서 지내며 IT업계에서 일하는 젊은 엔지니어들을 자주 만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 또한 투자에 열광하고 있었고 가상화폐에 대한 전망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었습니다. (가끔 가상화폐를 잘 모르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많이들 알고 접하고 투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 가지 다르다면 투기광풍이라던지 이런 저런 얘기 듣고 그럼 나도 투자하겠다며 덤벼드는 식의 느낌은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투기든 투자든 광풍이 부는 건 여러모로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인재들이 유망한 미래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점이 저는 좋습니다. 다만 사기가 끊이질 않고 투자원칙없이 사전조사도 전혀 하지않고 큰 돈이나 당장 생활에 쓸 돈을 투자하는 등등의 문화는 사라질 순 없으되 점점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주식투자원칙이 코인투자에 적용될까?

2년 전 두 권의 책을 사놓고 이번만큼 치열하게 반복해서 읽고 또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락장의 아픔덕분이죠ㅋㅋ) 저는 읽는 내내 코인투자를 하고 있었기에 코인에 대한 생각으로만 읽었습니다. 그리고 코인투자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만 눈을 치켜뜨며 찾아읽기를 했습니다. 그 결과 코인투자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증권분석'은 책에 담긴 구체적 지침보다도 **상식**이 훨씬 값지다. 상식이 주는 여러 교훈은 오늘날에도 분명히 타당하다. 특히 그레이엄과 도드의 통찰과 사고과정을 보면 피상적인 관습을 꿰뚫고 **본질**을 파악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Howard S. Marks(세계적인 투자 운용사 Oaktree Capital Management 설립자 겸 회장)

또한 저서의 해설 중에는 야구 등등 다른 스포츠나 투자업계에도 적용할 수 있을만큼 원리나 원칙이 진리와 가깝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이 만들어 사람이 투자하고 움직이는 그 심리는 어디나 비슷하기에 상식과 같은 원리가 관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분석의 측면에서 많은 시행착오나 어려움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의 기본 자세만 제대로 갖추어도 삶에서 스트레스가 아닌 누려가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건전한 코인투자원칙

코인투자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 원리에 대한 내용만 정리했으나 원래 책의 양이 적지않아 한 번의 포스팅으로 정리하기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포스팅 자체도 상당히 깁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선 큰 목차를 소개하고 향후 두 번으로 나누어 함께하고자 합니다. 원리는 실질사례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포스팅 이후에는 코인별 또는 사례별로 과거의 사례 뿐만 아니라 현재 투자하며 겪는 사례를 최대한 원리에 입각하여 나눌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 부족하여 원리에 대한 설명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지 않고 선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각자 나름의 건전한 투자원칙을 세워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설이 너무 길었네요. 제가 정리한 큰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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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개의 원칙으로 큰 목차만 보셔도 감이 오시는 분들이 있을 듯 합니다. 향후 두 번의 설명 포스팅도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투자와 투기에 대한 그레이엄의 명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자인가? 투기인가?

"투자운용이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운용은 투기다."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o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n adequate return. Operations not meeting these requirements are speculative."

'철저한 분석'이란 안전과 가치의 확고한 기준에 비추어 사실을 연구한다는 뜻이다.
'안전'이란 정상이거나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에서 손실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만족스러운' 은 주관적인 표현이다. 이는 투자자가 현명하게 판단해서 수락한다면 아무리 낮은 수익이라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투자자와 투기자 사이의 가장 실질적인 구분은 주식시장 동향에 대한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투기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시장 변동을 예측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데 있다. 반면,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적정한 가격의 적정한 증권을 찾아서 보유하는 데 있다. 투자자에게 있어서 시장동향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데, 매수가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낮은 주가수준과 매수를 삼가고 매도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높은 주가수준을 번갈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증권분석'에서 발췌-

-다음 시리즈-
벤자민 그레이엄을 본받아...(2)
벤자민 그레이엄을 본받아...(3)
벤자민 그레이엄을 본받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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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post. So inform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