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들었던 생각: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 우선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잊어야 한다. 지금은 아무도 믿지 않지만 나도 한때는 베드민턴 선수였고, 테니스 코치였다(7살 때는 노름판 선수 -.,-;;). 바둑도 조금 두고, 쓰리쿠션도 좋아한다. 웅변대회에 나간 적도 있다. 어릴 때 온갖 낭패를 겪으면서 배웠다.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면 이기고 싶다는 마음부터 잊어 버려야 한다. 모든 것을 잊고 '바로 지금의 상황'에 몰두해야 한다. 그것을 알고부터 승률이 높아졌다.
그래서 내가 권하는 놀이 가운데 하나가 낙서하기이다. ‘낙서하기’의 개념은 간단하다. 이성과 논리의 보호장벽을 치고(그것이 고정관념이고 이데올로기이다) 그 안에서 움직이지 않으려는 나를 자유의 바람이 부는 상쾌한 들판으로 내 보내라는 것이다. 하루에 두세 장의 낙서를 하라. 생각나는 대로 써보라. 누구도 보지 않을 낙서를 하라.
어떤 게임이든 훈수할 때 고수가 된다. 욕심이 상황을 왜곡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면 무엇을 외워야 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어디까지 진도가 나가야 하고...... 이런 생각을 놓아버려야 한다. 시간도 잊고 그저 빠져들어야 한다. 통찰력을 가지고 싶다면 통찰력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라.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얼마나 잘 알려진 진리인가? 공부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막상 무엇인가를 매우 잘 하고 싶다면서 '즐기려 하는 사람'은 왜 드문 것일까? 사랑하고 즐기라. 더욱이 이제 우리는 잘 죽지 않는다. 심심해서 죽을 지경으로 많은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결국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하고 즐기며 몰입했는가, 그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