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atebloomer입니다. 휴가 나와서 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이것도 새로운 느낌이네요. 아침부터 기분이 왠지 쓸쓸하기도 하고 차분하기도 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지난 번 글 이후에 저는 문학상에 작품조차 보내지 않고 망연자실해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답니다. 그 사이에 부대 훈련도 많기도 했고요. 고달픈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왜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았을 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어요. 왜 하고 싶다는 일인데, 그렇게 했을까. 아마 자신이 없었던 것 같네요. 작품을 보내고 ‘혹시 상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희망을 품었다가, 받지 못하면 실망할 것 같았던 것 같아요. 무의식적으로. ‘내가 재능있다’는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았나봐요. 겁쟁이 이었네요. 하하하 서론이 길었네요.
글쎄 저는 21일에 오마이걸 - 미니 6집 Remember Me 팬 사인회를 다녀왔습니다. 오마이걸 팬사인회는 이번에 두 번째이긴 한데요,, 모든 멤버들이 나오는 팬 사인회는 처음이라 매우 매우 신이 났었어요.
기다리다가 멤버 중 한 명인 비니가 나왔더라고요. 그 때부터 머릿속을 하예지기 시작합니다. 보통 팬싸 갈 때 물어보고 싶은 거나, 할 말을 준비해 간더라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마음과 아끼는 마음을 잘 말하고 싶었는데 어디서부터 물어야하고,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정리해 본 적이 없어서 되려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아직도 문학에 대해 많이 배워야 겠네요. 제 감정에 대해 알맞게 표현하려면 말이죠.
제 차례가 44번이었는데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는 번호 이었어요. 그 안에 멘트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장난칠 생각만 나지 허허허허허허허
어느 새 제 차례는 다가왔고, 오마이걸을 바로 코앞에서 영접했답니다.
와,, 가까이서 보니깐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와,, 정말 유아부터 시작해서 비니 아린 승희 효정 지호 미미에 이르기까지 얼굴 그렇게 작은 사람들을 연속해서 보는 경험이 처음이었어요. 얼굴만 작은 것도 아니고 그 조목조목한 얼굴에 예쁜 것들이 가득 담겨 있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답니다. 그 큰 눈들 하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표정하나하나들이 소중하다 못해 귀중하고 감동적이었어요.
보니까 다른 분들은 멤버들 주려고 꽃도 사오고 단 것들도 사오고 그랬는데 저는 빈손이었네요. 그게 부끄럽진 않았지만, 아쉽기는 했어요. 뭐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어야 했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부족했어요. 그렇게 싸인을 받는데 어찌나 땀이 나던지. 머리는 까까머리에 군인같이 생긴 친구가 삐질 삐질 땀을 흘리는 게 참 허허허헣 괜찮아요 괜찮아요. 끝으로 미미에게 싸인을 받고 저의 차례가 끝이 났었어요. 내려오고 나니 운동장 100바퀴 돈 것처럼 심장이 뛰고 있더라고요.
제 차례가 끝나고도 멤버들이 중간 중간 즐겁게도 해주고, 끝나고 개인기도 하나 보여주고 했어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I had a good time.
마지막 전철을 놓쳐서 버스타고 오긴 했지만, 미련이라고는 없는 날이었습니다.
오마이걸에게 꽃을 바치고 싶은 마음으로
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