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부지는 집에서 자주 누워계신다. 점심을 드시고 누워계시고, 저녁을 드시고도 누워계셨고,
밤에 맥주 한 캔 하고 오신 날에도 누워계셨다.
아부지 누우시는 자리를 , 그 자리를 소파도 안다. 이젠.
내 아부지는 밖에서 늘 곧아야하고 바로서야 하셔서 집에선 늘 누워계시나 보다.
밖에서 곧으신 걸,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지 아시나 보다.
나의 아부지는 여전히 서툰 남편이다. 엄마를 늘 생각하고 신경 쓰시면서
입으로만 서투시다.
평소엔 그렇게 여유 넘치시면서, 엄마 옆에서 입만은 아직 서투신가 보다.
아들 보여주기 쑥스러운 모습인가 보다.
난 그런 거 좋아하는지 모르시나 보다.
나의 아부지는 여전히 서툰 아들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일 있으면,
먼저 한 달음에 달려가시면서, 할아버지와는 단 둘이 이야기조차 못 하신다.
소파에 앉아 허공만을 바라보신다.
사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많겠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는 아나보다.
나는 아직 모르니, 아부지께 말을 계속 거나보다.
아부지는 내가 군인이 되던 날, 인생에서 처음 보는 표정을 보여주셨다.
시원섭섭하다고나 할 수 있을까 대견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 둘의 어느 중간쯤일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아부지와 둘이 사진을 찍었다.
나도 아들이 생긴다면 내 아부지 같은 아부지가 되고 싶었다.
이제야 조금씩 아버지가 보이는 거 같다.
아직 어린 손에 쥐어진 술잔과 이제 조금은 주름진 술잔이 맞닿는 순간을,
나는 좋아한다.
무언가 깊은 곳에서, 희뿌옇지만 벅차게 올라오는 그 시간과 아부지를, 나는 사랑한다.
많은게 느껴지는 글이군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데헷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보팅하고 팔로우 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보고 싶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계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