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
근로계약 체결시,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된다고 약정한 경우 퇴직금을 정말로 받을 수 없을까요?
말하자면 이런 상황이 종종 문제됩니다.
<입사시>
사장님 : 지우씨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우 : 감사합니다. 저.. 근데 연봉은 얼마인가요?
사장님 : 연봉은 4천만원. 아, 그리고 연봉에 퇴직금 포함이에요. 퇴직할 때 퇴직금 따로 못 줍니다.
지우 : (취직한 게 어디야) 네. 감사합니다...
<5년 후 퇴사시>
지우 : (휴.. 당장 퇴사하면 방세 낼 돈도 없는데..) 사장님 저 퇴직금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사장님 : 뭔말입니까. 계약서 기억 안 나요?
지우 : 계약서를 쓰긴 했는데.. 그래도 퇴직금은..
사장님 : 사정은 딱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지우 : ..........ㅠㅠ
이런 상황에서 지우는 법원을 찾아가 퇴직금을 달라는 소를 제기했는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습니다.
1.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약정('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
2.하지만 근로자는 사전에 미리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3.다만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이를 요약하면, 지우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고, 다만 퇴직금 분할 약정의 실질이 '임금'인지 '퇴직금'인지에 따라 그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금원의 반환여부가 결정됩니다. 결국 그 약정의 실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중요할텐데, 법원은 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②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③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결국 월급명세서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XXX 원으로 특정되어 있는 등 이를 퇴직금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지우는 퇴직금을 받는 대신 그 동안 받은 이 금원들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고, (사실상 퇴직금을 못 받는 셈)
만일 그게 아니라 단순히 '퇴직금은 연봉계약에 포함되어 있다.'고 되어 있을 뿐이고 월급명세서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얼마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는 등 그 실질을 임금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지우는 이를 반환하지 않고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퇴직금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 관행이 있었는데, 위 판결 선고 이후 변호사들이 퇴직금 청구하여 받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퇴직금을 주는 것으로 많이 바뀌었어요ㅎㅎ.
한 줄 요약
'연봉에 퇴직금 포함'조건으로 계약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근로자를 위한 법 해석으로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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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봤습니다 :)
정보글은 리스팀!
감사합니다 !
오오 좋은정보 넘 감사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괜히 돈 아낀다고 꽁수 부리지 말고 모든걸 상식선에서 하는게 중요하군요.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해서 리스팀 해갑니다 :)
감사합니다! 상식선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적극 공감합니다^^
도움이 되는 정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기쁘네요!
정리 정말 깔끔하십니다!!
다만 전합판례가 퇴직금 분할 약정자체를 무효로 보면서도 부당이득 법리를 적용한 것은 아쉬움이 크네요.
사용자들이 변칙적인 임금 테이블을 만드는 것을 용인한 결과가 됐으니까요.
감사합니다! :)
사용자들이 '꼼수'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