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트 | 스티븐 스필버그 | 2017
1971년 미국에서 일어난 '펜타곤 문서' 스캔들을 다룬 실화 영화다. 미국이 베트남전 당시 각종 사건을 조작하고, 불리한 전황을 알리지 않은 채 미국 청년들을 희생시켰으며, 베트남 정부에 부정 개입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펜타곤 문서가 뉴욕 타임즈에 의해 폭로되었고 워싱턴 포스트가 뒤를 이었다. 닉슨 정부는 법무부를 동원해 기사 게재를 막아보려 하였지만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언론사들은 기사를 다시 게재할 권리를 인정받았다. 제목 '더 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를 의미하며, 메릴 스트립은 워싱턴포스트사의 회장이었던 캐서린 그레이엄을 연기했다. 당시의 긴박한 순간이 윤전기가 빠르게 회전하듯 속도감있게 묘사된다.
감독은 역사의 재현을 통해 트럼프 시대의 언론이 처한 위기와 본연의 의무를 상기시킨다. 영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동시대적인 주제는 다름 아닌 페미니즘이다. 남성 중심의 정치, 언론계에서 캐서린 그레이엄이 겪었던 차별과 고뇌를 메릴 스트립의 뛰어난 연기로 표현했다. 캐서린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밴 브래들리(톰 행크스 분)의 부인의 입을 빌려 전달된다. 밴은 용감했다. 그러나 캐서린은 비교할 수 없이 더 용감했다. 그녀는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인생을 건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