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6개월만에 배우는 방법"과 제가 게임 개발을 배운 원리가 비슷해 놀랐습니다.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라메드 입니다.

(ㅎㅎ.. 모르고 로그인 되어있던 어머니 계정으로 글을 썼다 부리나케 수정한 불효자 라메드입니다.)

(죄송해요 @nuelsom 어머니.. 블록체인에 오점을 남기셨습니다 ㅠㅠ)

오늘은 독립하고 처음으로 본가에 내려가는 날이기도 하고, 잠을 조금 설쳤는지, 일찍이 일어나서

유튜브를 뒤적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언어 학습에 관한 테드 강의였는데요.

강의가 진행되면 될 수록, 점점 더 오싹해졌습니다.

무섭거나 두려웠던 것은 아니고, 몇가지 원리와 추천되는 행동들을 보고 있자니,

조금 건방지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유니티를 잡고 끙끙대던 제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것은, 제가 첫 게임을 출시하고, 의외의 수익을 거둔게 정확히 6개월 되던 때였습니다.

여기서 의외의 수익은 대학생 한명의 두 세달 생활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이 분야에 발을 본격적으로 들여놓고 싶게 했습니다.

( 사실 아직도 제가 게임업에 종사한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멋쩍습니다. 하지만 병아리도 새 일까요? 네 명백한 조류 입니다. )

그럼 이제 제가 학습한 방식과, 위 강의와 조금 엮어 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프로그래밍을 접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유니티로 C#하는게 무슨 프로그래밍이냐.. 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컴퓨터관련 전공을 배우는 저학년 친구들이더라구요. 우연의 일치인지 궁금합니다. )

위에서도 말했듯이, 병아리는 조류 입니다. 메추리도 조류입니다.

유니티나 게임개발에 관련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럴싸한 강의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대부분 으리으리한 한 개의 프로젝트를 멋지게 설명하고, 그걸 생각없이 따라하다 보면 배울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신 듯 합니다.

저는 그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우선 그건 제가 만든 게임이 아니었고, 또 재미도 명백하게 없는게 대부분 이었기 때문입니다.
( 굉장히 주관적인 이유 입니다. 학습은 제가 하는 것이니까요. )

그래서, 말도 안되게 간단한 게임으로 정말 작은 게임부터 완성을 해나갔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접점이 생깁니다.

위의 영상에서 강의자가 중국에서 처음 올라탄 기차에서 8시간동안 손짓, 발짓, 그림을 그려가며 생전 해본적 없는 중국어로 얘기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후에, 강의자는 대강의 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죠.

처음 뭔가를 배울 때, 그것이 특히 창조적인 어떤 툴이라면, 복잡하고 세련된 것은 처음에 할 수 없는게 보통이며, 그걸 하려고 노력하는게

절대로 효율적인 방법은 아닌 듯 합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강의의 킬링파트가 나오는 데 , " 물에 빠진 사람(익사중인)은 수영을 배울 수 없다. " 입니다.

매일 이미 그 언어에 숙달한 사람이 늘어놓는 이야기나, 고급 강의들을 듣다보면 자신감은 떨어지고 점점 우울해질 뿐입니다.

우울함이 학습을 방해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저는 운이 좋았죠. 그림으로 치면 선 하나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재밌게요.

제가 처음에 유니티로 만든 것을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체를" "특정 장소에" "만든다" 입니다.

Unity C# 으로 표현하면,

Instantiate ( something , position , (회전정도) ) ;

네, 제가 만든 게임에서 제가 만든 것은 저거 한 줄 입니다.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스크린샷 2017-07-10 오전 6.15.32.png

이 게임 입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유저가 버튼을 누를 때 마다, 허공에 동물 하나를 만듭니다.

그러면, 유니티 내부의 물리엔진이 연산을 해서, 동물을 중력에 의해서 떨어트립니다.

그럼 유저는 열심히, 효율적인 동물을 선택해서 떨어트립니다.

네. 이게 전부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분명 하나의 완성된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유저는 총 4명이나 되었고, (물론 전부다 제 친구들입니다. )

게임으로서 성공했습니다. (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었고, 재미있어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

그리고 이 경험은 훗날 수많은 밤을 새우게 하는 결정을 하게 만들었죠.

유니티 개발을 좀 더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쓰다보니 굉장히 길어지는 군요 ㅠㅠ.. 말을 짧고 굵게 하지 못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능력 부족입니다.

자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은 "내가 이렇게 했다! 잘했지?" 라기 보다는,

제 경험을 토대로 어떤 분이 새로운 분야를 접할 때,

간접경험으로라도 잘 대처하실 수 있길 바라는 심정에서 적어봅니다.

늘 감사합니다. 좋은 아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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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강의 잘보고갑니다

잠 못 이룬 새벽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ㅋㅋ 애니퐐 방심하다 당했네요 ㅋㅋㅋㅋㅋ

희망을 얻고 갑니다! 테드강의 잘 보겠어요^^
보팅, 팔로잉 하고 갈께요~

여러모로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재미와 도구, 상황, 이해자 모두 그야말로 맞는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