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도전! #4 - 설계를 하며 나를 찾아가다.

집을 짓게 된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본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사는 공간이 아니라면 개개인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가 짓고 싶었던 집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사실 없었다는 것에서 놀라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아파트에서 결정해준 집에 맞게 사는 것 외엔 우리에겐 선택이 없어 생각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옷은 구입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면. 가장 중요한 집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물건 중에 가장 비싼 것이 부동산인데.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도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먼저 설계사무소를 찾아야 합니다. 저희는 양평에 있는 설계사무소를 찾았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이야기하고. 잘 아는 분께서 소개해주셔서 설계의 시작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땅과 어울리는 집.

집은 땅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땅과 집이 조화롭지 않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집니다. 집은 멋진데 풍경과 어울리지 않고. 풍경은 멋진데 집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과 주변 집의 밸런스 역시 요소가 될 수 있겠지요.

우리가 구입하는 땅의 모양은 모두 네모 반듯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네모가 될 수도 있고. 삼각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로가 길 수도 있고. 세로가 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지의 특성에 맞게 집 모양도 각양각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땅 모양에 어울리는 집을 짓게 되면. 집 모양이 아파트처럼 직사각형이 아닌 다변형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집 모양과 땅 모양의 조화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건축설계소에서 진행할 것인가?

건축사무소를 결정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설계를 할 때. 시공과 함께 부담이 되는 부분이 예산입니다. 그림처럼 쉭쉭~ 그려서 멋지게 그려낸 집은 단순히 보았을 때는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시공 예산을 초과하는 집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건축을 할 때엔 복잡한 구조물을 좋아하는 건축사를 찾을 것인지. 아니면 실용적인 디자인을 잘 그리는 사람을 찾을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저희는 물론 건축선에 있어서 실용적인 라인을 고민하는 분으로 원한다고 하니. 좋은 분을 소개받았습니다. 선은 최대한 단순하되 집에 있어서 우리 생각을 딱 맞춰서 그리기까지 수십 번의 수정이 진행되게 됩니다. 보통 설계를 2~3개월을 잡고 시작하지만. 저희는 8개월이 걸린 상황입니다.

한번 짓고 나면 후회가 되더라도 부술 수 없고. 계속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당장 급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꼭 설계만큼은 서둘러서는 안됩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수정하고 시공에 임해야 합니다.

설계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설계만 진행하게 될 경우 원래 있는 도면에서 300만 원대에 진행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명 건축가는 평당 100만 원도 있고. 총 2000만 원대 전후 등. 정말 많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누구누구가 좋다고 해서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예산이 쉽게 초과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것은 포트폴리오와 함께 상담이 이뤄지면 알 수 있겠지요.

무료 설계 진행?

종종 무료로 설계를 진행하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 큰 회사들 중에서는 이렇게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설계와 시공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총 금액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만약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분들께서는 하우징 회사를 통해서 계약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조금 번거로워도 일단 찾고 또 만나보는 편이라 시간 투자한 만큼 결과는 나온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 따로 시공 따로 진행을 했습니다.

2명이 사는데 50평?

처음 설계 미팅을 할 때. 제가 원하는 집들에 대해서 잔뜩 적어서 갔고. 그 정도 되는 집이라면 40평도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V롬에. 사우나 시설. 등등. 환상에 부풀어서 이것저것 더하다 보니. 집은 50평을 넘어도 될 정도로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뺄 것은 빼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아내와 저는 계속해서 어떤 집에서 살고 싶었는지. 우리의 습관이나 삶의 방식은 어떤지 밤새 토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아내와 집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은 수천 시간도 넘게 이야기했을 것 같습니다.

집을 짓는 일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 그 집 모양도 달라집니다. 아파트는 내 모습과 상관없이 내가 그곳에 맞춰서 생활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저희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보며. 설계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