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J.K. 롤링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신비한 동물사전 1편 리뷰에서 이렇게 썼었다. "세계관의 초석이 되는 영화라서 산만한 감이 있다. 여기저기 깔려있는 복선들은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극 자체에 집중하는 데에는 방해가 된다. 한 가지 더 아쉬운 건 시나리오의 작가가 J.K. 롤링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영화와는 결이 다른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워낙 큰 세계관을 만드는 사람인 탓에 영화가 그 방대한 설정과 스토리를 견고하게 담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이 단점들이 한 번 더 반복되고, 심지어 악화됐다.
J.K. 롤링은 소설을 정말 잘 쓴다. 소설을 통해 읽는 사람이 마법을 상상하게 하고, 마법 세계를 이해하게 한다. 호그와트라는 학교를 통해서 하나하나 마법을 설명해주고,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지를 일깨워줬다. 이를 통해 독자가 해리와 함께 성장하는 듯한 느낌까지 줬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주문도 외우지 않고 마법을 사용하고, 무슨 마법 인지도 모르겠는 마법이 등장한다. 이런 식의 불친절함은 관객이 영화에서 소외되고 몰입할 수 없게 한다. 그리고 여전히 산만한 스토리. 1편에서 그렇게 극을 중구난방으로 진행했으면 이제 2편에서는 흩어져 있는 구슬들을 꿰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풀어야 할 갈등이 여러 가지 있으니 한 갈등을 한 편에 집중해서 그렸으면 어땠을까. 그런데 또 극의 진행에서는 너무 친절하다. 갑자기 대사를 통해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 결말을 지어버린다. 이 친절함은 나쁘게 말하면 무성의함이다. 장면으로 보여줘야 할 내용을 말로 다 해결하는 것이다. 소설이었어도 이것은 무성의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다. 전 편에서 조니 뎁을 등장시키고, 주드 로를 덤블도어로 섭외할 때도 한층 기대가 커졌었다. 그리고 수현이 본인의 역할을 '내기니'라고 했을 때 소름이 돋았다. 얼마나 더 큰 세계관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서는 그린델왈드도, 덤블도어도, 내기니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심지어 주인공인 뉴트는 무슨 역할을 한 것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분명히 영화에 다 담지 못한 소설의 내용들이 있었음에도, 극을 이끌어가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그것은 시리즈마다 주인공인 해리, 론, 헤르미온느가 큰 싸움을 치르면서 최종 빌런 볼드모트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을 깔끔하게 그렸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이번 시리즈에도 바라는 것은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일까. 이렇게 2편에서 실망했음에도 여전히 3편을 기대하는 포터헤드의 마음을 짓밟진 않길.
내기니가 사람이었어요?!
저는 이 영화는 안봤고 해리포터만 봤지만
내용이 이어지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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