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의 공구상자>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주가수익비율(PER) 시계열 그래프 그리기

in #kr7 years ago (edited)

@mishana

안녕하세요. @mishana입니다.

주가 정보 사이트들에서는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 P/E ratio)을 제공하지만, 시간에 따른 PER 변화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의 역대 PER 범위를 알고 있다면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되어있는지 고평가 되어있는지 판단할 수도 있고 매수나 매도 시점을 잡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투자가의 공구상자>에 소개했던 월 스트리트 저널 쿼츠(WSJ Quotes)에서는 드물게 주가수익비율(PER) 시계열 차트로 보여줍니다. 아래는 애플의 지난 10년간 주가 및 주가수익비율 그래프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쿼츠에서 조회한 Apple의 지난 10년 PER 시계열그래프

이 그래프는 매우 유용하고, 월 스트리트 저널 쿼츠에서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주식의 데이터도 조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한지, 혹은 PER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이익의 반영 시점이 언제인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 예로 셀트리온의 그래프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쿼츠에서 조회한 셀트리온의 PER 시계열

마우스가 오버된 지점은 2017년 11월 28일(위)과 2017년 11월 29(일)입니다. 가격은 205,059원으로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종각 기준 205,100원으로 주가 정보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PER은 더 많이 차이가 납니다. 28일의 PER은 146.48이었는데, 29일에는 92.18까지 떨어집니다. 이틀 동안의 주가가 같기 때문에 이는 "다른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익이 새로 반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가 11월 28일이라는 건 조금 미묘합니다. 몇 가지 가정을 해보고 계산을 해보았지만 정확한 계산법도 PER이 달라진 이유는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PER 직접 계산해보기

그렇다면 직접 PER을 계산하고 시계열 그래프로 만들수는 없을까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래프를 그리려면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PER은 사실 대단한 수치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오늘 어떤 주식의 PER을 계산하고자 합니다. PER은 시가총액과 지난 결산 시점의 이익만 있으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네이버 금융 페이지에서 찾은 현재 셀트리온의 시가총액과 지난 결산 시점의 당기순이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7년 1월 19일 시가총액: 35조 3,034억원
  • 2016년 당기순이익: 1,805억원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줍니다.

  • 2017년 1월 19일 PER: 195.58

간단하죠? 값을 검증하기 위해 네이버 금융 페이지에 나온 PER 값과 비교해봅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PER 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 PER(WISEfn): 201.68배
  • PER(KRX): 191.23배

KRX와 WISEfn은 PER을 제공하는 기관이고 계산 방식의 차이가 있어 위에서 계산한 값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충 억 단위까지만 계산해본 값 치곤 제법 비슷한 값이 계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자, 그럼 매일매일의 데이터만 있으면 PER을 시계열 그래프로 그려볼 수 있겠죠?

[1] PER은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지만, 계산 방식에 따라서 아주 다른 값이 나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은 지난 결산 시점의 당기순이익을 사용했지만, 최근 4분기의 이익을 사용해서 PER을 계산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야만 PER을 값을 비교하는 게 가능합니다. 추정 PER은 PER을 계산하는 회계년도의 이익을 추정한 값으로 계산한 PER입니다. 주식의 추가 발행을 반영한 희석 PER이란 개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계산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주가수익비율 계산을 위한 데이터 수집

여기서는 셀트리온의 2017년 주별 PER을 계산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매주의 PER을 계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017년 매주의 주가
  2. 2017년 매주의 시가총액
  3. 2017년 매주의 당기 순이익

3번은 이미 앞에서 다뤘습니다. 셀트리온의 2016년 당기순이익은 1,805억원입니다. 정확히는 180,451,985,827원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해 그래프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면 1번 데이터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GOOGLEFINANCE 함수를 사용합니다.

=GOOGLEFINANCE("KOSDAQ:068270", "close", "2017. 1. 1", "2017. 12. 31", "weekly")

구글 스프레드시트 문서를 만들고 위의 수식을 적절한 위치에 넣어주면 지난 일년 간의 매주 주가(종가) 데이터를 불러옵니다.

함수를 간단히 설명해보면, 첫 번째 인자는 종목 코드입니다. 두 번째 인자는 불러오고 싶은 값, 세 번째와 네 번째 인자는 각각 시작 일자과 마지막 일자를 지정합니다. 다섯 번째 인자에는 데이터 간격일 지정합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googlefinance 함수로 주가 데이터 불러오기

이제 남은 데이터는 2017년 매주의 시가총액 데이터입니다. GOOGLEFINANCE 함수 설명을 보면 두 번째 인자로 marketcap(시가총액)이나 pe(주가수익비율)도 지원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값들에 대해서는 과거 데이터를 지원하지 않아서 기간을 지정하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시가총액은 직접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주가 * 발행주식수로 계산됩니다. 주가 데이터는 이미 구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발행주식수를 계산하려면 주식수 변동에 대한 모든 공시를 확인해야합니다. 이는 상당히 귀찮은 작업입니다. 발행주식수는 주가만큼 크게 변동되지는 않으므로 여기서는 2016년 결산 시점의 발행 주식수를 고정된 값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셀트리온의 2017년 결산 시점의 주식수는 124,863,722주입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2017년 첫 주의 시가총액을 계산합니다. 발행주식수는 고정된 값을 사용하므로 $G$3으로 지정합니다.

주가와 발행주식수로 시가총액 계산하기

이제 2번 데이터도 구했습니다. 주가 수익비율 계산을 위한 모든 데이터를 준비하였습니다.

주가수익비율 시계열 그래프 그리기

이제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앞서 배운대로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줍니다. 당기 순이익 역시 고정된 값을 사용하므로 $G$2와 같이 지정합니다.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으로 주가수익비율 계산하기

2017년 첫 주의 주가 수익비율을 계산했습니다. 이제 이 값을 아래 셀들에 똑같이 적용해주면 됩니다. 셀의 핸들을 끌어내려 2017년 모든 주의 시가총액과 PER을 계산합니다.

모든 주에 대해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 계산하기

이제 그래프를 그리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A열(날짜)와 D열(주가수익비율)을 선택하고, 삽입 메뉴에서 차트를 선택합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그래프 삽입

자동적으로 꺾은 선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2017년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 시계열 그래프

간단하죠?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몇 개의 데이터만 준비 되면 직접 PER을 계산하고 어렵지 않게 시계열 그래프로도 그려볼 수 있습니다. 2016년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셀트리온의 PER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0정도에서 150정도까지 상승합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2017년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왼쪽)과 주가(오른쪽)

당기순이익이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그래프는 주가 그래프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왼쪽 그래프가 주가수익비율이고, 오른쪽 그래프가 주가 그래프입니다. 아아... 분명 이걸 보고 싶었던 건 아닐 겁니다.

최근 4분기 기준으로 PER을 다시 계산하고 그래프 그리기

PER이 주가 그래프와 동일하게 그려질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에 걸친 장기간의 주가수익비율을 그래프로 그리거나, 결산 시점의 수익이 아닌 좀 더 최근의 수익을 반영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혹은 매주의 당기순이익을 알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이익은 분기별로 공개가 됩니다. 따럿 여기서는 분기별로 지난 4분기의 이익을 사용해 PER 그래프를 개선해보겠습니다. 1월-4월은 2016년 결산의 당기순이익, 5월-7월은 2016년 2분기, 3분기, 4분기 2017년 1분기 분기순이익의 합, 8월부터 10월은 2016년 3분기, 4분기, 2017년 1분기, 2분기 분기순이익의 합, 11월과 12월은 2016년 4분기, 2017년 1분기, 2분기, 3분기 분기순이익의 합을 사용하겠습니다.

편의상 분기별 이익의 합은 억 단위로 계산했습니다. 기간별로 당기순이익을 다르게 적용해 PER을 다시 계산합니다.

최근 4분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

앞선 그래프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분기별 이익의 증가가 반영되면서 2017년 초에 정체되어있던 주가와 달리 PER은 50 이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이후로 꾸준히 PER이 상승하지만 80을 넘지는 않습니다. 2016년 이익을 기준으로 150 이상 올라갔던 걸 생각하면 훨씬 더 낮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4분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그린 주가수익비율 시계열 그래프

다르게 계산한 PER 값을 비교해보면 이러한 차이를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지난 결산의 수익을 사용한 주가수익비율과 최근 4분기를 사용한 주가 수익비율 그래프의 비교

여기까지 직접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하고, 그래프로 그리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마치며

주가수익비율은 주식 투자를 할 때 가장 기초적인 지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기본적인 지표의 움직임을 시계열로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찾기 힘들 때는 직접 계산하고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는 주가 정보나 관련 정보를 쉽게 가져올 수 있으니 이러한 작업을 더욱 쉽게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한 주도 행복한 투자 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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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프로그래밍하고, 투자하는 @mishan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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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hana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아싸!!오늘은 일요일!!! 이 아니라 토요일이네요^^
짱짱맨이 지나갑니다

크앙 잘 봤습니다! 스프레드시트로 할 수 있는게 많네요

감사합니다! GOOGLEFINANCE 함수가 정말 강력하죠 ㅎㅎ

PER 같이 범용적으로 쓰이는 지표만 해도 여기저기 값이 달라서, 정말 소개해주신 방법으로 직접 산출하는게 속편할 것 같네요 ㅎㅎ 구글스프레드는 사랑입니다!

다들 미묘하게 다른 기준을 사용해서 비교하기 쉽지 않죠. 뭐든 직접 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ㅎㅎ.

@홍보해

앗 홍보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