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당(不知堂)의 차 이야기 6.
“스님, 도(道)를 얻으면 어떤 능력을 갖게 되나요?”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답했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잔다.”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잖습니까?”
“똑 같지. 그러나 다르다.”
".....?"
위 선문답(禪問答)은 평상심(平常心)의 의미를 알려주는 화두(話頭)입니다. ‘같지만 다르다’라는 말이 그 뜻을 푸는 키(kye)가 되겠지요. 하지만 그 ‘다름’은 말로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만이 깨달을 수 있다고 선(禪)의 스승들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효당 스님의 차(茶)생활도 그런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방편이었고, 그는 그것을 10년간의 차 맛으로 비유했던 것입니다. 이 띨띨한 제자는 20년의 세월을 보낸 뒤에서야 겨우 그 맛을 보게 되었던 것이구요.
다음날 난 찻집 주인에게 수강생들을 모아보라고 통보했습니다. 인생의 맛을 알려주는 강좌라면 산전수전 다 격은 나만큼 썰을 잘 풀어낼 놈도 드물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내 통보에 찻집 주인은 반색을 하면서 곧 날짜를 잡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학생들이 다 모였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의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더구나 어떤 사람들이 여기에 참여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시작한다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찻집 주인은 내 우려를 아랑곳 하지 않고 말했습니다.
“걱정 마이소. 아무 이야기나 하시면 됩니더.”
“허참, 나를 아주 프로 강사쯤으로 여기는 구만.”
할 수 없이 장님 문고리 잡는 식으로 준비하여 읍내로 내려갔습니다. 당시가 1993년 가을 쯤이었는데, 이 출발은 내 산 생활을 또 뒤집어 놓았으니, 인간 삶이란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찻집은 읍내 중심가인 로타리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제법 고풍스럽게 꾸며진 홀 안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서자 날 발견한 주인이 반색을 하며 맞았습니다.
“강의는 어디서 하는 거요?”
“윗 층에서 합니더. 그나저나 거사님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와 선착순으로 15명만 짤랐심더. 하하”
활달한 인상을 가진 40대 젊은 사장은 뜨거운 모과차를 권하며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 달라는 압력을 넣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이상하군. 나 같은 무명 인사에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효당 스님 진짜 제자라 카니 그러지 않는 교.”
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떻게 효당 스님이 다도로 유명해졌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땅에 차(茶)를 처음으로 알려 주었고, 그의 제자들도 효당 스님을 차로 유명하게 만들지 않았는교?”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건 분명 제자라는 사람들이 효당을 앞세워 자신의 잇속을 챙긴 결과임에 분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뭘 하려는 것인가?’
갑자기 난감해졌습니다. 이 강의를 시작한다면 나 역시 같은 놈들이 될 것이 뻔했습니다.
“모리거사님,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까 올라가입시더. 안내하겠심더.”
정말 내용도 그렇고 사진도 그렇고 색이 확실하시네요
참 신선합니다!!!^^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좋은 차 한잔 마시고 싶은 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