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원리와 제조 공정

in #kr7 years ago


읽기만 해도 머릿속에 바로 들어오는 반도체의 원리와 제조 공정입니다.
이 글만 읽으면 누구나 반도체에 대해 알게 됩니다.
어려운 단어 하나 없고, 전문 용어는 모두 빼버리겠습니다.
중학교 졸업만 했다면 당신도 반도체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고, 반도체 기사를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myjhpaik입니다.

그림 하나 없습니다. 그냥 읽기만 하십시오. 그래도 이해가 됩니다.

  • 반도체란?

반도체는 전기를 흘렸다 안 흘렸다 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컴퓨터는 0과 1로 모든걸 표시한다고 합니다.
001110101101010 이런 식입니다.
전기가 흐르면 1이고 안 흐르면 0입니다.
쉽습니다. 전류를 계속 측정하면서 전류가 흐를때 1이라고 하면 됩니다.
전류를 흘려줬다가 안 흘려줬다가 흘려줬다가 안 흘려준다면 1010이 되는 것이고,
10차선 도로처럼 10개의 회선이 있고 가운데 1개만 전류를 흘려준다면 0000100000 이렇게 되는 겁니다.
이게 기본적인 반도체입니다.

다음으로
운동장 트랙을 만들고 중간중간 먹을걸 놔둬서 사람이 뺑뺑이 계속 돌게 만드는걸 생각해봅시다.
계속 뛰는게 바로 전기가 흐른다는 것입니다.
먹을걸 놔두는건 전기를 저장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트랙은 회로를 뜻합니다. 전기가 흐르는 길.
전기가 흐르는데 계속 뛸 수 있게 에너지를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구성된 회로가 수십억개가 있는데
이게 손톱만한 반도체 칩 안에 모여있습니다.
이걸보고 집적된 회로다, 집적 회로, Integrated Circuit
즉 IC칩이라고 합니다. 이게 바로 흔히 말하는 반도체입니다.
반도체에는 축전기가 들어갑니다.
뭔말이냐면 전기가 계속 뺑뺑이 돌게 배터리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축전기는 건전지입니다. 전기가 돌 수 있게 해줍니다.

반도체는 그러니까 전기가 흐르거나 안 흐르거나 두 가지 상태인데
이 반도체로 회로를 만들면 전기가 계속 저장돼서
1이라는 신호, 또는 안 흘러서 0이라는 신호를 저장합니다.
이게 바로 컴터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원리입니다.
그러니까 회로가 수억개에서 수십억개로 늘어나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1011101010101100 이런 숫자가 한번에 수십억개가 쓰이는 것이니까요.

짤막 추가상식으로 CPU에서 1GHz 같은 말이 붙어있는데 이건
1초에 1억번씩 숫자가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1초에 1억번씩 수십억자리 숫자를 한번에 계산하는 겁니다.
사람은 짱구 굴리는걸로는 컴터 못이긴다는 결론.

  • 반도체 원리

전기가 흐르고 안 흐르고 하는 두 상태만 만들어지는게
바로 반도체입니다.
자 이 반도체를 들여다보면 규소 (Silicon 실리콘)으로 돼있습니다.
모래에서 뽑아냅니다. 엄밀히는 석영.
이걸 갖다가 사람들이 실험을 해봅니다.
실험이란 전기를 흘려줍니다. 그래야 물질 구조나 특성을 알게 됩니다.

근데 엄청나게 차갑게 해서 전기를 흘리니까 전기가 존나 저항이 없는 것처럼 흐르는 겁니다. 손실이 없다는 것.
평소에는 전기가 안 흐르다가 흐르는 것입니다. 모래가 전기가 통했으면 전기뱀장어가 짱먹겠죠.
엄청나게 차갑게, 영하 270도 정도 하니까 전기가 흐릅니다.
과학자들은 무릎을 탁 치면서 이거다!

그러다 어떤 멍충한 대학원생이 실수로 불순물을 섞어버립니다.
보통 실험은 순수한 물질, 즉 아무 다른 물질 없는 규소로 만든 고체로만 하는데 딴걸 섞어버린 겁니다.
그걸 모르고 실험을 하는데 온도가 그리 차갑지 않아도 전기가 쌩쌩 흐르는 겁니다.
금속도 아닌데 온도를 차갑게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온도가 그리 찹지 않은데
원래는 무지하게 큰 전류를 흘려야 전기가 흘렀음에도
작은 전류를 흘려도 차갑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기가 흐르는 겁니다.
좀 어렵죠. 간단히 말해서

조금 시원한 데에서 쉽게 전기가 흐르고 말고를 결정할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인간이 전기의 신이 됐습니다. 맘대로 흐르고말고 결정하는 겁니다.

이 대학원생은 교수와 함께 노벨상을 받았다나.
암튼 이게 반도체 원리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작동을 잘 안 합니다.
그래서 컴터에 쿨러가 중요하고 냉각도 해주는 것입니다.
또 너무 차가워지면 작동을 잘 안 하기도 합니다.
애플이 이걸 잘 못해서 아이폰이 추울때 픽 꺼집니다.
전기가 안 흘러버려서.

  • 반도체 제조공정

위에 제조한썰을 썼는데 또 뭔 제조공정?
구체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단순히 모래 녹이고 불순물만 부어줘서 되는거면 사하라 사막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반도체 다 만들게요.

반도체는 알다시피 여러분 폰이나 컴터 cpu나 gpu나 암튼 다 들어갑니다.
쉽게 말해서 뇌를 만드는 겁니다.
근데 원래 컴터가 방을 꽉채웠지 않습니까.
이건 반도체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0과 1을 만들어주는 회로를 일일이 하나하나 구성해줘서 그런겁니다.
계산력도 구리고, 속도나 활용성도 구리고.
작게 만드는게 기술이고 전류 관리를 잘해주는게 기술입니다.

우선은 어케 만드는지 먼저 말해야겠습니다.

먼저 규소를 겁나 녹입니다. 그리고 불순물도 넣고 키세스 초콜릿처럼 만듭니다.
이걸 슬라이스로 짜릅니다. 페페로니처럼.
그러면 피자처럼 똥그란 원판이 나옵니다.
흔히 삼성에서 광고할때 나오는 그 똥그란 판이 이거입니다. 규소판때기.
이 잘라낸 원판은 표면이 우둘투둘한데
이걸 화학 물질로 매끈하게 녹여서 거울처럼 빤딱이게 합니다.
여기서 기술 두개 나왔죠.
순수한 규소에 정확한 양의 불순물을 섞어 키세스 만드는 기술, 뺀질하게 만드는 기술.
이 원판이 바로 반도체를 만드는, IC칩을 만드는 틀이 됩니다.

그다음은 유리판에 그림을 그려놓고 준비합니다.
이게 바로 회로를 구성하는 그림입니다.
전기가 이쪽으로 흐르고 저쪽으로 흐르고 하는 지도를 그려준 것입니다.
마스크라고 부르는데 쉽게 사진 필름이랑 똑같은 역할을 합니다.
필름은 빛을 받으면 투명하게 되는 물질을 발라놓은건데
실크스크린처럼 인화할때 이 물질을 바른 종이에 필름을 대고
빛을 쪼여주면 원래 모습이 나오겠습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색종이에 'A'모양 구멍을 놓고
그걸 벽에 댄 다음 스프레이 뿌리면 A가 벽에 그려집니다. 바로 이겁니다.
이건 지금 안 쓰입니다. 위의 원판에 작업을 쳐야하기 때문입니다.

원판은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겉에 보호막을 하나 씌워줘야 합니다.
산화막이라고 하는건데 원판을 보호해줍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걸 파내고 스프레이로 물질을 뿌려줄건데 원판이 다치지 않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 산화막을 고르고 얇게 만들어주는게 또 기술.
이게 방법이 참 다양하고 어려운거라 아무나 못합니다.

보호막을 씌운 원판에 위의 마스크를 대고 그림을 그려줍니다.
회로를 그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파냅니다.
Etching입니다. 에칭. 미술 좋아하면 아시겠지만, 한국말로 식각.
판화 그리는 거랑 같습니다.
이것도 정밀하게 그려내는게 포인트. 기술입니다.
원판이 큰데 왜 정밀하느냐?
원판을 엄청나게 잘게 칸칸이 나눠야합니다. 그래야 손톱만한걸 한번에 많이 만들어냅니다.
칸칸이 나눠서 손톱만한데 그 안에 엄청나게 많은 회로를 그려야합니다. 손톱보다 얇은 굵기로 말입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폭일걸요?
이게 반도체 공장 사진이나 영상 보면 흔히 보는 장면입니다.
원판 위에 레이져가 삐죽삐죽 움직이면서 뭐 새기는 것입니다.
말로만 들어도 알겠지만 정말 엄청난 기술입니다.

파내면 홈이 생깁니다.
거기에 이제 물질을 채워줍니다.
액체에 넣거나 기체에 넣거나 고체에 넣어주거나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반도체공장 영상보면 또 봤을 겁니다. 파래보이는 물에 원판 담그는 장면입니다.
근데 이게 또 기술입니다.
홈에 분자들이 나노 사이즈로 들러붙기 때문입니다.
나노? 0.000000001m입니다.
물질들이 고르게 원하는대로 붙도록 조절해야합니다.
이때는 불순물 없이. 그니까 어렵습니다.
화확적 증기니 이온이니 플라즈마니 하는데 몰라도 됩니다.
임플란테이션, 임플란트 잇몸에 심듯이 박아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홈을 파고 채워넣으면 그 위에 박막을 씌웁니다.
얇은 막을 씌워주고 거기에 또 에칭을 해서 채우는 겁니다.
이 박막이라는거는 기계적으로 만들수 있는 두께보다 얇은걸 뜻합니다.
붓으로 아무리 얇게 바르거나 기계가 정밀하게 바르려 노력해도
그것보다 얇은 두께로 발라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도 진짜 중요한 기술입니다.
바르는 방법이 물질을 끓여서 기체로 만들고 들러붙게 하거나
그런 방식입니다. 조금만 삐끗해도 고르게 안 붙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여기에 다시 에칭을 해서 회로를 만들고 다시 임플란트 심어줍니다.

이걸 반복하는 것입니다. 물질들이 정말 복잡합니다.
물질마다 다르기도 한데 또 붙이고 새기고 막 씌우고 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진짜 첨단 기술입니다.

이렇게까지 만들고난 다음에 이제 전류가 잘 흐르는지 테스트를 합니다.
그리고 포장을 하면 아이폰X에 들어갔다고 하는 A11칩도 완성되는 겁니다.

사실 위의 방법들은 기본적이고 어찌보면 반도체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는 저걸 좀 더 응용하기도 합니다./
반도체는 차곡차곡 잘 쌓아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는 데에 추가기술이 들어갑니다.
그래도 저것만 알면 엥간한 이과돌이 잘난척 정도는 무시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규소 알루미늄 텅스텐 GaAs 같은 말 넣어주면 누구나 잘 아는척 가능합니다.
물질들이 저런게 쓰입니다.

위에 작게 만들고 전류관리가 포인트라고 했습니다.
박막을 얇게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그건 분자단위 싸움입니다.
전류관리도 분자단위 싸움입니다.
누가 무슨 물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전세계 영업 비밀입니다.

  • 트리비아

반도체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이게 삼성이 세계 최고입니다. 진짜 최곱니다.
2등이 하이닉스인데 기술격차가 엄청나게 납니다.
못따라잡습니다.
해외 어디도 삼성보다는 못합니다.
아 물론 삼성이라고 자기들이 다 하는건 아니고
반도체 만들 때 필요한 기계들은 다른 해외기업에서 사들입니다.
여기서 또 국력이니 정치니 한것들도 어느 정도 들어가는데
그간 잘 모르겠고요.

삼성은 쁘띠거니의 열망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쁘띠거니가 삼십년쯤 전에 이제는 반도체다!하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리고 했던 방법은 진짜 무식한 방법입니다.
저기 들어가는 불순물이나 물질이나 붙이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다 실험한 것입니다.
백종원이 골목식당 나와서 양념장 하나 만들 때에도 고추장 10g부터 100g까지, 간장 10g에서 100g까지 일일이 조합하고 거기서 최고의 맛과 레시피를 찾아낸다는데
삼성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규소규소 계속 그러는데 이게 옛날엔 무시 받았습니다.
규소로 도저히 뭘 해볼수 없다고 모두가 그랬습니다.
약간 삼성 미화이긴 한데.. 아무튼 정말 그랬습니다.
그땐 알루미늄의 시대였습니다. 저 과정을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처리했습니다.
근데 삼성이 결국 규소로 성공해보였습니다.
지금 미국에 실리콘밸리, 다 삼성꺼 씁니다.
이 순간이 우리가 일본을 앞선 순간입니다. 최소한 반도체는. 그리고 전세계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치들이 삼성을 더욱 공고히 해줬습니다.
근데 이걸 누가 중국에 빼돌리려 했다 그랬나 빼돌렸다 했나요.
진짜 무식한 짓 한 겁니다.

하지만 규소도 사실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하더랍니다.
규소가 한계라서 이제 뭐 나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래핀이라는 물질을 연구합니다.
요새 화제인 그것, 신물질 그래핀! 신의 물질! 규소 불쌍해~
이 그래핀은 탄소로만 돼있습니다.
연필심, 다이아몬드랑 같은거 그것.

근데 그래핀도 사실 잘은 안 된다 카더랍니다.
넘 비싸고 조절하기 어렵고 뭐..
이거 성공하면 그게 선두기업 되는 겁니다.
요즘 교수들 그래핀 연구 많이 합니다. 어느 연구소든.
이런 걸 알면 이제 당장은 컴터 성능 발전은 좀 걸리겠구나 알 수 있고
학생들은 직업 선택에도 도움되지 않을까요?

이 반도체가 활용분야가 엄청납니다.
폰에 들어가는 사람으로치면 뇌, 신경계 다 이걸로 돼있습니다.
램이든 뭐든.

위에도 박막 설명하면서 썼는데 이어 말라면
기계는 기계가 만드는 시대입니다.
사람 손이나 기계로도 못 만드는 사이즈가 박막이고
손으로는 절대 에칭을 하거나 박막을 만들거나 포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 마무리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반도체에 대해 이제 알 수 있을 겁니다.
주식이나 투자를 하더라도, 반도체에 대해 알고 할 수 있습니다.
디램이 어쩌고, 나노 공정이 어쩌고 해도 그것들이 모두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홈을 파내는 데에 차이가 있구나,
그 물질들을 박막을 입히는 거구나, 얼마만큼 판을 쌓고 하는 거구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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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분야 전문가이신가요? 이해하기 쉽게 써주셨네요

처음 배워보는 분야인데,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