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글쓰는데 참조할 문헌을 최근 것에 의지하는 것 보다는 도서관에 꽂혀 있는 오래된것부터 최근것까지 실물을 기반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에는 최신이 아니라 역사와 깊이가 우선일테니까. 몇해 사이 전분야의 사유실로(생각길잃음)는 보편화 된 듯...(사진: 질 클레망, 수줍음의 틈)
이유는 이렇다.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 이미 전문분야, 일반분야 모두에서 지나치게 강요되고 선진 또는 첨단, 최소한 유행의 선도 정도를 언제든 요청하기 때문이다. 진득하고 오래된 생각과 문화, 역사는 알게 모르게 몸에 익은 지식이고 그것이 아직도 제대로 발견되거나 이해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장 일변도의 사회적 욕구가 이러한 경향을 만들어낸 것이리라. 그중에서도 지식 분야는 너무도 심각하여 이미 최근 년 내의 최신 이론이나 논문이 아니면 아예 다루거나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까지 실존한다.
그러다보니 발전된 출판시스템에 힘입어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실행이 불가능한 컨셉들이 마치 오랜 역사적 검증을 거친 양 최신 지식으로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표격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그 대표적 시작이었고 통섭론이 또 시끄러웠다. 그나마 이 둘은 지식이라기 보다는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만한 주제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6차산업' 같은 그 경향을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새로운 지식'들이 난무한다. 문장과 사고 흐름의 오류야 그렇다하더라도 주장의 근거나 인용의 근거, 신뢰성에서부터 그로부터 진행되는 필자의 주장 전개까지 모두가 엉망인 경우가 있다.(많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본인의 배포가 작은 듯...) 필자로서 본인도 항상 되돌아보는 부분이기도 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핵심은 뭔가를 생산해야 한다는 강박과 그래야 논의가 새로운 논점을 형성하고 그렇게 서로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는 상황을 논문, 인터넷과 같은 매체가 부추겨야 '새로운' 창의적인 기술과 연구 방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런 상황이 심도를 다루어야 할 전문분야와 연구자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실무에서 만나는 모든 관리자,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정말로 최악으로 느껴진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어때야 하는가 한참을 고민해왔고 오늘 무슨 일인지 그것이 하나의 문장으로 적히게 된 것이다. 트윗에 짧게 올리고 부족하다 싶어 여기에 부연하는 것이다.
나름의 해법은 가급적 도서관의 올드한 지식들에 의존하여 나부터 흩트러진 생각의 계단들을 다시 점검해보자는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기본으로 한다고 해서 최신 경향을 무시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한 가지 태도는 다시 설정하게 되었다. 낡고 오랜 방식이지만 새로운 눈높이가 뭔가 튼튼한 생각의 버팀이 되어주지 않을까? 나아가 가능하다면 우리 모두가 이러한 태도를 한 번 쯤은 생각해 봤으면 한다는 것... 그래야 전반적으로 무너져버린 우리 모두의 삶의 기본 가치들이 제자리를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것...
비록 정원과 조경을 다루는 사람이지만, 그것이 결국 거기의 주인공의 삶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이런 생각과 입장을 정리해 본다. 스스로를 응원해본다, 그게 어떤 일인지 대충은 알겠기에...
하나 더,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이론과 행동, 제작의 모든 실천을 되돌아볼 것이라는 것... 그것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 가족에게 먼저 미안함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