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라, 집값이 오를지 안 오를지
몇 년 전,
강남 토박이 지인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집을 사야 할지 말지.
이 친구는 첫 내 집은 강남에서!라는 나름 고집을 내려놓았다.
본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선에 지역을 고려하고 있는데,
또 다른 문제는 한 때 선대인 마니아라는 것.
집값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무척이나 망설였다.
그런 고민을 나에게 얘기했다.
근데 난들 아나?
몇 년 전 일이라 지금 결과론적으로 보면 부동산이 올랐지만,
당시 얘기할 때는 알 수가 없었다.
부동산에 관한 하락론과 상승론이 서로 멱살 잡고 진흙탕에서 개싸움을 할 때였다.
그래도 지인과 술자리에서 시간이나 때울 겸,
비록 내가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고자 이런 얘기는 했다.
재테크 - 하수, 중수, 상수
재테크 등급을 하수, 중수, 상수로 나눈다면,
내 기준은 이렇다고 했다.
하수는 나도 모르고, 시장도 모르는 사람.
중수는 나를 알고, 시장은 모르는 사람.
상수는 나를 알고, 시장도 아는 사람.
나는 부동산 중수,
즉 나에 대해서 알지만 시장은 모르기 때문에 너에게 부동산에 관한 조언할 레베루가 아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니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 하수는 아닌 것 같으니,
함께 중수에 길에 들어가도록 해보자.
라고 하며 건배를 일단 했다.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해서라도 알아야지 않겠나?
내가 나를 알아갈 때
재테크에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거창하게 말하는데,
실상 별거 없다.
진짜 별거 하나도 없다.
그냥 상황별로 내가 뭐가 가장 엿 같은지를 알면 된다.
자 보자,
부동산 전망과 실제 움직임을 아래와 같은 표로 만들어보자.
A 오를 것 같은데 진짜 올랐네!
B 선대인을 믿고 떨어질 줄 알았는데 젠장 올랐네
C 부동산 불패일 줄 알았는데 떨어지네
D 선대인을 믿었는데 정말 떨어졌네
이렇게 4가지 케이스가 나올 것이다.
일종의 감정의 비교우위 표라고 할까.
A vs D 기쁨 비교
먼저 A와 D 기쁨 비교를 비교해보자.
A 오를 것 같아서 집을 샀는데 진짜 올랐을 때 기쁨.
아니면
D 내가 사고 싶은 집이 있는데, 떨어졌다 사야지 기다리는 진짜 떨어졌을 때 기쁨.
나는 개인적으로 A가 더 기쁘다.
B vs C 고통 비교
B와 C 뭐가 더 엿 같은 지 비교해보자.
B 떨어질 줄 알고 안 샀는데,
아 젠장! 올랐어!
배 아파! 배 아파!
이거 더 고통스럽냐.
C 오를 줄 알고 샀는데,
폭락.
손실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오고 미치겠다.
고통.
나는 개인적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폭등하면 너무 배가 아파서 더 고통스럽다.
그래서 덜 고통스러운 C가 낫다.
그래서 난 샀다
그래서 나는 혼란기에 집을 샀었다.
시장은 모르지만,
나를 알기에 A의 기쁨, C의 고통을 선택했기에,
샀다.
당시 부동산이 오를지 떨어질지 몰랐지만,
어떤 상황이 와도 A와 C 쪽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그 지인에게 해줬었다.
결과적으로 그 지인은 집을 사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해 공부할 때,
자기 밖의 세계를 먼저 탐구하려고 하는데,
그러기에 앞서 자기 자신의 세계를 탐구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은 거창하지만,
한마디로,
내가 상황별 뭐가 제일 Zot 같은지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는 사지 않았다
다시,
지인 얘기로 돌아가면,
그 친구는 안 샀다.
아무래도 선대인 소장을 따랐다.
그런데,
선대인 소장의 설득력 있는 논리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본인의 간절한 염원에 설득되는 것 같았다.
이 강력한 믿음 또한 그 친구가 강남 토박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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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계속)
선대인을 포함한 각종 경제정보에 많이 심취할수록 더더욱 실질적인 투자에서는 망설임이 심하더군요.
정말 트레이더들이 재태크 성공률이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을 봐도 너무 고민하게 되다보니 안하게 되더군요.
네이버 블로그 애독자인데, 여기서도 뵈니 반갑습니다^_^
와, 반갑습니다. 스팀잇에 천천히 적응 훈련 중입니다.
Good post.. hati hati nyetirnya bang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