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Melancholia)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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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Melancholia) - Lars von Trier, 2011

라스 폰 트리에의 최근 작품인 <살인마 잭의 집>은 연쇄살인마를 표현해서 많은 논란은 있었으나, 이전 작품들에 비하면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주인공인 살인마 잭은 감독인 라스 폰 트리에의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첫살인을 저지르기 전의 잭은 사이코패스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그는 결벽증이 있고, 나르시스트적인 강박증자라 할 수 있다. 영화 내내 자기세계를 구축하려는 자아도취적 인물은 현실의 도덕과 모순을 깨는 자기합리화 시키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라스 폰 트리에의 작품 활동의 큰 주제는 윤리의 중지이다. 살인마 잭의 집에서 잭은 자신이 죽인 시체로 집을 짓는다. 이는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를 위해서 우선 언어의 집을 지어야 하는 것'처럼,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건축물을 자신이 살인한 시체의 피조물로 짓는다. 그리고 최후에 사도를 만나 천국과 연옥의 중간세계에 도달한다. 여기서 보이는 장면이 이전 작품인 영화 <멜랑콜리아>의 느린 화면 프레임 중지의 장면이다. 무기력하고 느릿한 비주얼과 위험하고 음울함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미묘하게 만나 형성하는 멜랑콜리아의 세계는 그 자체로 죽음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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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음을 상징하는 정지의 스크린은 바로 윤리의 중지이다. 모든 것을 무(無)로 만드는 소행성의 접근은 정상세계처럼 보이는 세계를 혼돈에 빠트린다. 우리가 알고있던 세계는 거짓과 모순으로 가득찬 세계로 이를 전복시키기위 한 방법론이 바로 윤리의 중지이다. 서서히 다가오는 소행성 멜랑콜리아로부터 지구는 종말의 날을 맞는 순가 여기에 각기 다른 두 자매 클레어와 저스틴의 이야기 장으로 펼쳐진다.

제1부 저스틴

저스틴은 딱 봐도 우울증 환자이다. 누가 봐도 조증과 우울함이 넘나드는 조울증, 비정상적 인물이다. 그녀와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그녀의 기행으로 처참히 붕괴한다. 결혼식 파티 장면에서 드러나는 이혼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으로부터 그녀의 병의 기원을 짐작할 수 있다. 정신병에 어머니로부터 비난받는 선해 보이는 수동적인 아버지,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냉소적이고 신경질적인 어머니의 행동에서 저스틴의 병적 기원이 어린 시절부터 비롯됐을 것이다. 무난하던 결혼식 초반에서 어머니의 신경질적인 발언은 저스틴의 히스테릭 전복을 시작하게 한다. 그리고 각각의 욕망에 투사된 주변 인물들은 그녀의 발작과 충돌한다. 결혼식 비용과 자신의 명분만을 따지는 형부, 저스틴을 돌보지만 그녀의 행동을 증오하는 언니 클레어, 회사의 이익만 밝히는 그녀의 사장은 저스틴의 행동에 폭발한다. 최후에는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예비신랑 마이클은 파혼을 결정하고 저스틴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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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클레어

언니 클레어는 평범하다. 남편인 존과 어린 아들에 충실한 다소 수동적 성격을 지녔다. 그리고 클레어는 동생 저스틴을 위해 결혼식도 준비하고, 우울증에 빠졌을 때 그녀를 돌본다. 이렇게 평범한 클레어에게 멜랑콜리아 행성이 찾아온다. 이성적인 존을 믿고 따르지만, 그녀는 멜랑콜리아로 인해 불안하다. 이 불안은 멜랑콜리아가 다가올수록 더욱더 증폭된다. 소위 두려움(공포)은 특정 대상이 있고, 불안은 특정 대상이 없는 차이가 있다. 멜랑콜리아로 인한 클레어의 감정은 두려움인가 불안인가? 두려움이 직접적인 이유이겠지만 그녀는 종말과 죽음 때문에 불안의 감정이 더 클 것이다. 특히 존의 행동과 자살 행위는 불안의 최고 정점에 이르게 한다.

멜랑콜리아로 인해 비정상성과 정상성는 모호해진다. 결혼식에서 저스틴의 행동은 분명히 병적인 비정상이다. 그러나 멜랑콜리아가 다가올수록 그녀는 차분해진다. 저스틴의 실재적 히스테릭 발작은 멜랑콜리아 앞에서 점점 사라진다. 반면에 정상 범주의 클레어는 멜랑콜리아가 다가올수록 불안한 상태의 비정상의 상태가 된다. 특히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벗어난다고 믿던 남편 존의 자살은 소위 정상이라고 불리는 이성의 몰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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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멜랑콜리아의 명칭에서 벤야민의 멜랑콜리아와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전취할 수 있다. 비애극은 멜랑콜리한 인간에 의해 드러나고 멜랑콜리가 슬픔을 일으키는 감정이라면, “감정이란 그것이 제아무리 자기지각에 모호하게 비칠지라도 세계의 대상적 구조물에 운동적 제스처로 응답한다.” 이런 감정이 운동적 제스처라고 규정됨은 운동성이 병적인 우울함의 몸짓으로 표현되는 마음의 동요이다. 멜랑콜리와 충돌 전에 저스틴은 언니와 조카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연의 나뭇가지로 마술 동굴(Magic Cave)을 세운다. 자연으로부터의 마술적 힘에서 죽음을 인식한다.

P.S
영화 전체에 흐르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은 정상성의 도덕과 의무가 지배하는 낮의 세계와 두려움과 자연의 욕망이 인정되는 비정상의 밤의 세계의 대립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의 모티브로부터 선곡 됨을 짐작할 수 있다.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62215-melancholia?language=ko-KR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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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리뷰 퀄리티가 장난아니네요~!
영화를 보고 싶게끔 만드는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