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홈베이킹 시도
미세먼지 덕분에 주말에도 집안에만 콕 박혀있다보니 와이프가 부쩍 우울해 하는 것 같아, 오랜만에 실력 발휘를 좀 해보기로 했습니다.
무얼 만들어줄까 고민을 하다가 찬장에 놓여있는 사과계피청을 보곤 "사과파이 만들어 줄까?"라는 말이 튀어나왔죠. 말을 꺼내놓고 나니 문득 걱정이 됐습니다. 10년전 제과 자격증을 취득하긴 했지만, 집에서 베이킹을 해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그런 줄도 모르고 옆에서 눈을 반짝이는 와이프의 눈빛이 부담스러워 방으로 보낸 뒤, 조용히 기억을 더듬으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야매 사과파이 재료]
박력분 종이컵 2컵, 소금 1 티스푼, 설탕 2티스푼, 버터 한조각, 물 종이컵 1/2컵, 계란 노른자 1알, 사과계피청 건더기
1. 박력분을 볼에 넣어줍니다.
박력분이 없으면 중력분을 써도 되고요. 볼이 없으면 냄비를 써도 무방합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우면 되는거죠.
2. 소금 1스푼과 설탕 2스푼을 넣어줍니다.
파이 시트가 너무 밍밍하면 안되니 살짝 간을 해줍니다. 예전에 배울때는 소금은 곱게 빻아서 넣고, 설탕 대신 슈거파우더를 사용했었는데요. 집에 절구가 없네요. 죽염 같은게 있다면 대신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버터 한 조각을 잘라 넣습니다.
이제 버터를 넣어줍니다. 밀가루가 종이컵 2개 분량이니 버터도 종이컵 1개 분량 정도면 될 것 같네요. 반죽에 버터를 섞어주면, 나중에 구울때 반죽 속의 버터가 오븐열에 녹으면서 공간이 생겨 바삭바삭해 집니다. 유지방 덕분에 맛도 더욱 고소해지구요.
4. 이제 밀가루를 묻혀가며 버터를 잘게 잘라줍니다.
가장 번거로운 과정입니다. 버터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줘야 하는데요. 이유는 버터가 반죽에 골고루 섞이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칼은 위험하니 숟가락 2개를 사용했습니다. 버터를 밀가루에 굴리면서 자르면, 아주 약간 더 수월해집니다.
5. 물을 나눠 넣으면서 반죽을 저어줍니다.
물을 넣고 반죽을 손가락을 사용해서 살살 섞다보면 반죽이 콩알처럼 뭉쳐집니다. 이걸 손바닥을 사용해서 살짝 힘주어 눌러가며 반죽을 쳐 줍니다.
6. 완성된 반죽 입니다.
완성된 반죽은 연한 노란색을 띱니다. 빵 반죽처럼 너무 오래 치댈 필요는 없구요. 밀가루와 버터가 골고루 섞일 정도면 충분합니다.
7. 반죽을 냉장고에 넣고 1시간 정도 휴지를 시킵니다.
완성된 반죽은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두는데요. 원리는 까먹었지만 이렇게 해야 구웠을때 모양이 이쁘게 나옵니다.
8. 완성된 반죽을 눌러 얇게 펴줍니다.
밀대가 있으면 좋겠지만, 저는 없어서 그냥 길고 납작한 병으로 눌렀습니다.
9. 얇게 편 반죽위에 내용물을 넣고 반으로 접어줍니다.
저는 마침 집에 있던 사과계피청의 건더기를 활용했습니다. 물기를 대충 짜준다음 반죽위에 얇게 펴준 뒤에 반으로 접어주고, 가장자리는 포크로 눌러줍니다.
내용물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면, 사과를 잘게 다져 설탕과 계피가루에 재워두었다 물기를 빼서 사용하면 됩니다.
10. 노른자물을 살짝 발라줍니다.
계란에서 노른자만 따로 분리한 뒤 모양이 다 만들어진(?) 반죽위에 발라줍니다. 모양새가 정말 엉망이네요...
11. 오븐에 넣고 구워줍니다.
180도, 25분으로 맞춰놓고 돌려줍니다. 예열을 해두면 더 좋습니다.
12. 드디어 완성! 입니다.
파이가 차차 구워지면서 집안에는 빵집의 향기로 가득찹니다.
큰 기대감을 앉고 오븐 문을 엽니다.
안타깝지만, 지옥의 사과파이 같은 모양새입니다.
먹을 수 있을까요?
13. 조심스레 맛을 봅니다.
모양새는 형편없지만 맛은 좋습니다. 흉측한 겉모습에 와이프 또한 큰 우려를 표했지만 맛을 보곤 좋아했습니다.
과정도 결과물도 엉망진창이었지만, 이걸로 와이프의 기분이 약간이나마 풀려 다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어제가 제일 추운줄 알았는데!
오늘이 더 춥습니다. ㅜㅜ
좋은 컨텐츠가 즐거운 스티밋을 만드는거 아시죠?
안녕하세요! 이번주 내내 춥다고 하더라구요. 부디 건강에 유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더 좋은 컨텐츠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정하시네요! 저도 사과파이 좋아하는데 손재주가 없어서 사먹고있습니다..ㅎㅎ 팔로우 누르고 가요! 오늘 가입한 뉴비입니다. 자주 봬요!
오 환영합니다~ 맞팔할게요. 자주 뵈어요!
야매베이킹 좋아하는 일인입니다 ㅋㅋ 저도 호두파이, 브라우니 다 야매로 구워요 ㅎㅎ 그나저나 남편이 만들어주는 빵 저도 먹어보고 싶네요 ㅠ
오오 야매베이킹 고수가 여기 계셨네요. 팔로우 했어요. 자주 뵈어요!
오븐 ㅠㅠ 역시 오븐이 필요한건가요ㅠㅠ
사과파이 엄청 좋아하뉸뎁
저도 얼마전에 고장난 전자레인지 처리하고, 복합전자레인지로 구매했어요.
전자레인지+오븐+에어프라이어까지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많이 비쌀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저렴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