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冷静と情熱のあいだ)
*원작 : 쓰지 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
*감독 : 나카에 이사무
*각본 : 미즈하시 후미에
*음악 : 엔야, 요시마타 료
*주연 : 진혜림, 다케노우치 유타카
*개봉 : 2001년
※ 주의 :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감상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떠오른 저의 이야기이자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고,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 수 도 있는 아주 불친절한 영화 리뷰입니다. 불편하시다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1.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무언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 대상이 인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어떤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리고 이런 류의 착각은 가깝고 친밀한 관계에서 유독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막역한 친구, 사랑하는 연인처럼 말이다.
친밀한 관계에 균열을 내는 것은 믿음에 대한 배신감이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한 믿음은 그 상대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자의적인 착각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런 인간이 어떤 대상의 성질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애당초 가능하기나 할까?
나 조차도 나를 다 알지 못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어찌 나를 다 알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러니 나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라지도, 누군가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여기지도 말자. 어떤 대상에 대해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지적허영심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 알고 있다고 여기는 순간으로부터 믿음은 굳어진다. 그리고 믿음이 굳어지면 곧 관계의 균열이 발생한다.
#2. 관계의 복원
온전히 이해했다는 그릇된 '믿음', 그리고 관계의 '균열'을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그리고 굳은 땅은 결국 갈라진다.'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은 그릇된 믿음을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를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의심하기 전에, 자신의 그릇된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재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한층 유연한 시각으로 상대를 바라볼 때, 서로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그러나, 이미 완전히 조각난 관계라면 어떨까? 이때는 메마른 땅을 적시는 복원의 단비가 필요하다. 앞서 인용한 속담의 '비'는 시련을 가리키지만, 여기서 말하는 '비'는 복원의 계기를 말한다. 이를테면, 피렌체 두오모에서의 만남 처럼 말이다. 두오모에서의 약속과 만남은 서로를 오롯이 받아들였던 과거의 시점으로 주인공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단 한번의 계기만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진 않는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써 계기가 마련됐다 하더라도, 그릇된 믿음이 여전하다면 복원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관계의 복원에는 묵은 오해(그릇된 믿음)를 해소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영화속에서는 조반니와 마브가 이에 큰 역할을 했고, 주인공은 스스로를 옥죄고 있던 그릇된 믿음을 해체했다.
관계는 다시 복원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자신에 대한 성찰에 있다.
온전히 이해한다는것이 과연 가능한지.. 진짜 어려운것같습니다 ㅎㅎ 팔로우하고감당!
안녕하세요~
아내분 그림은 사드리셨는지 궁금해서 여쭙니다! ^^
이전 포스팅에 남겨주신 댓글을 이제야 확인했네요. 답변이 늦어서 죄송해요. 선물은 다른 걸로 준비하려고 준비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