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리소설이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서 매력적인 탐정 또는 인물은 빼 놓을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현재 코난도일의 소설과 크리스티의 소설이 읽히는 데에는, 작품 그 자체의 요소 뿐만아니라 홈즈와 왓슨, 포와로와 마플여사라는 캐릭터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나 추리소설이 시리즈를 이루어 나오는 경우에는 특히나 그 캐릭터의 중요도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내가 여러번 이야기하고 리뷰하였던 모리 히로시의 S&M시리즈는 첫 작품의 반전과 소재덕분에 읽기 시작하였지만,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캐릭터의 매력과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어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S&M시리즈에서 이러한 특징은 여덟 번째 작품인 '지금은 더 이상 없다'에서 극대화된다.
S&M시리즈의 사이카와 소헤이는 공학부 조교수이고 니시노소노 모에는 공학부 학부생이다. 공학부의 이력다운 이과적인 대화들이나 분위기들이 오가고, 또 그런 소재들을 활용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소설들이 나왔지만, S&M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특징들은 이전에 나왔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아마 소헤이와 비슷하게 공학부 조교수를 지냈었고, 니시노소노와 같은 비상한 머리를 가진 작가의 역량이 책속에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반면 아오사키 유고의 '관 시리즈'에서의 우라조메 덴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속성을 가진다. 본래 라이트노벨류의 책을 쓰길 원했던 작가이기에 그러한 속성이 인물에 반영된 것이다.
작가는 아마 라이트노벨적인 속성과 특징을 반영해 본격미스터리장르의 장벽을 낮추고자 하였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이러한 속성은 호불호가 꽤나 갈린다는 점, 그러한 캐릭터의 매력보다 트릭과 같은 부분에서 호평을 받는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컨셉이 먹혀들어들었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이렇듯 추리소설에서 인물이 가지는, 특히 탐정역할의 인물은 추리소설의 성공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인물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인물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전개가 이루어져서 결말을 맞이하는가 역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예컨대 사건의뢰를 맡거나 우연히 사건을 맞이하게 되어 여러 근거와 알리바이를 가지고 용의자를 추린뒤, 결정적인 근거와 증언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방식은 명탐정코난에서 아마 몇백번은 쓰였을 방식이다.
이런 식의 전개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독자는 결말을 예측하기 쉬워진다. 보통 걸작이라고 부르는 소설들은 전형적인 전개에서 끝나지 않고 한번더 반전을 준다.
예컨대 밀실살인을 접할 때면 용의자 누구누구중 누가 범인이겠고 탐정은 어떻든 근거를 들고 범인을 지목하고 사건이 마무리가 되는 걸로 예측가능할 수 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는 전형적인 ~~관에서 일어나는 밀실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전형적인 전개방식속에서 전형적인 결말로 끝나지만은 않는다.
또한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탐정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아마 위의 예측처럼 생각한다면 에필로그를 펼 때면 어리둥절할지도.
이러한 점에서 나는 위에서 언급한 아오사키 유고의 '관 시리즈'에서 첫 작품인 체육관의 살인에 비해 수족관의 살인이 상대적으로 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전개의 예측성도 그렇지만 한번더 반전을 주지 않고 끝나는 것 때문이다.
해결사인 탐정이나 수사관의 캐릭터가 독자의 머리 속에 이미지로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ㅎ
그렇죠 스토리 내용이나 반전을 까먹어도 그 캐릭터의 매력에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탐정이라고하면 대개 셜록홈즈의 후예들이 많긴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별나고 독특한 분위기의 캐릭터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