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과 최근 출간된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으로 유명한 가치 투자자 하워드 막스가 정기적으로 내놓는 "메모"는 그 훌륭함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워드 막스는 오랫동안 투자자들에게 위험은 줄이면서, 모든 시장 환경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귀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10년 막스는 '경보'라는 제목의 메모를 발행했다. 당시 시장에서 무르익고 있던 몇 가지 심각한 상황을 요약한 내용이었다. 메모는 이렇게 시작한다.
투자 세계에는 두 가지 중요한 위험이 공존한다. 하나는 손실의 위험이며, 다른 하나는 기회를 놓칠 위험이다. 두 위험 중 하나를 피하거나, 둘 간에 어느 정도 타협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둘 모두를 피할 수는 없다.
지금 같은 시장 환경에서, 이 말이 지난 10년 동안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10년 동안 꾸준하게 주가가 상승해왔고, 물가도 마찬가지였던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의 주된 목표, 즉 자본의 보호와 성장이라는 목표를 망각하고 있다.
마크의 메모가 오래전 것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투자자 대부분의 심리와 주된 감정을 아주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막스는 먼저 질문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팔아야 할 때 사고, 사야 할 때는 파는가?
그리고 답한다.
답은 간단하다. 감정에 지배되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은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더 사들이도록 부추긴다. 반면 가격 하락은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적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감정이 매매와 투자 결정을 지배하기 쉽다. 지난 몇 주 동안, S&P 500은 1년 동안 벌어놓은 수익을 다 까먹었다. 러셀 2000의 경우, 불과 몇 달 만에 2년 치가 사라졌다. 아무리 노련한 투자자라 해도 이런 혼란은 무시하고 넘어가기 어렵다.
막스는 메모에서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위험 회피(risk aversion)는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시장에 위험 회피 분위기가 강할 때, 사람들은 위험한 투자 대상을 피하고, 돈을 안전한 피난처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옮긴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안전하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막스는 이렇게 말한다.
투자자들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할수록, 자산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손실의 위험 또한 커지는 것처럼,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기회를 놓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시장에서 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목격했다. 투자자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안전하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더 큰 위험을 감수했다. 그러고는 구경제에 속하는 기업들을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피해왔다. 반면, 아직 증명되지 않은 초기 단계 기업들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부었다.
엄격한 위험 회피
이제 변동성이 돌아온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투자에 대한 엄격한 위험 회피가 얼마나 중요한지 기억해야 한다. 막스는 메모의 결론으로 이렇게 말한다.
결국 결론은 이것이다.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고 해서, 가격이 최고에 이른 상황을 그냥 편안하게 느끼면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내재 가치 대비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염두에 둬야 한다.
수많은 연구와 실제 사례에서 보아왔듯이,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무 건정성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쌀 때 매수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놓는 것이다. 변동성이 돌아온 시장에서 이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자료 출처: Guru Focus, Rupert Hargreaves - "Howard Marks on Risk Avoi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