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달러, 경기 침체를 우려한 대가 - 2018년을 돌아보고, 2019년을 전망해 본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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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에게 2018년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그렇다면 2019년에는 좋아질 수 있을까?

트레이더나 투자자들은 2018년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도이치 방크 AG의 계산에 의하면, 1901년 이후 거의 모든 자산군의 수익률이 손실 영역을 떨어진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한다. 아래 차트들은 올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2019년에 무엇이 좀 더 나아질지를 암시한다.

$14,889,930,106,680

이 수치는 지난 1월 28일 당시, 전 세계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총 가치 87,289,962,917,450달러에서 올해 증발한 액수다. 다시 말하면, 올해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 거의 15조 달러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전 세계 주식 시장은 1월 최고치 대비 거의 15조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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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투자자들이 거의 투매에 나선 이유를 들자면 수없이 많다. 지정학적 위험의 증가, 무역 전쟁이 일어날 조짐, 세계의 경제 성장 둔화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 그리고 그동안 지칠 줄 모르고 주가가 상승해 왔다는 점 등등. 하지만 투자자들이 내년에 다시 기지개를 펴리라고 생각할 만큼, 주식 시장은 충분히 크고, 빠르게 하락했을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투자자들을 겁먹게 한 근본적인 두려움 중 하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상승의 버팀목이었던 세계 경제 성장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블룸버그 터미널에서 '경기 침체'라는 단어의 발생 빈도가 2017년 첫 주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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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서도 경기 침체라는 단어가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내년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미국의 경우 15%, 유럽의 경우 18%로 보고 있다. 심지어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의 경우에도 경기 침체 가능성은 20% 밖에 안된다. 반면 일본은 30%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어쩌면 경기 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어 보인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

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 2018년 내내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 차이는 크게 좁혀져 있었다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미 재무부 단기 국채 금리는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린 분기마다 상승했다. 하지만 장기 국채의 경우, 특히 10월 주식 시장의 급락이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걸음을 걸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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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종종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작용했다. 마침내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5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 만기 국채보다 낮아졌다. 연준의 정책 의도와 장단기 금리차 사이에 어떤 순환 고리가 생길 것이냐는 것이 2019년의 핵심 문제다.

양적 긴축

연준은 과거 양적 완화 프로그램으로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도 이를 대체하지 않는 식으로 경기 부양을 축소하고 있다.

(연준의 양적 긴축 프로그램으로 채권 보유고를 월 500억 달러씩 줄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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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정상화" 노력은 이미 타격을 입고 있으며, 지난 10월 주식 시장의 급락으로 나타났다. 연준에서는 2019년에도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모두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도 세계는 자립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어떤 불안이나 놀라움도 없기를

실제 경기 데이터와 예측치의 비교 척도인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미래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그리고 2018년에도 충실한 역할을 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시들고 있으며, 브렉시트가 영국에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3분기 유로존의 성장 둔화세가 1분기 초반부터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실물 경기는 계속해서 바라던 바를 밑돌았다. 것보다 꾸준하게 저조한 실적을 보여왔다. 2019년에도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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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대해서는 보다 중립적인 전망이 나오고 지만, 미국의 경제 지표가 기대치와 아주 고르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영국이 처한 곤경을 고려하면, 유럽은 여전히 최악의 저조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비틀거림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기와 독일의 디젤 차량 배출 스캔들로 인해 올해 유럽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어 왔다.

(이탈리아의 앞날이 더 어려워질지 모르지만, 다른 국가들도 비슷하며, 오로지 스페인만 반등의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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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3분기 성장은 -0.1%로 돌아섰고, 보다 못한 나라는 독일뿐이었다. 모멘텀이 증발하면서, 2019년의 전망은, 스페인을 제외하고, 그다지 밝지 않다. 유럽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 중단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은 선진국의 병실이 되어 있다.

중국의 필요성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이 세계 경제를 살리기 시작했지만, 부채를 늘려 GDP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이제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GDP에서 사회 융자 총량(Total social financing) 비율이 늘지 않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를 늘리는 조치가 효과를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2018년 중국 주식 시장이 20%나 하락한 데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의 위험만이 아니었다.

  • 사회 융자 총량: 중국 인민은행이 2011년 1분기부터 새로 도입한 유동성 지표로 이전의 위안화 신규 대출을 대체하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를 비롯해 외화대출, 신탁회사 대출과 회사채, 비 금융회사 주식, 보험권 융자 등이 포함된다.

(중국의 레버리지 증가세가 점점 더 가팔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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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형적인 신흥시장 중산층의 덫에 걸렸다. 신용을 연료로 한 성장이 궤도를 이탈한 것이다. 이 부채 거품은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 다시 반전의 계기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그 유명한 3개의 경제 화살이 과녁에서 빗나가고 있다. 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에서 GDP 대비 250%가 넘는 부채가 인플레이션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되살리려던 모든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일본은 3분기 GDP는 연간 기준으로 2.5% 감소했는데, 이는 4년 내 최악의 실적이었다.

(일본은 머리 위로 태양을 띠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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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2020년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로 인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때 지배적이었던 아시아의 다른 주요 수출 강국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중국과 트럼프 간의 무역 전쟁의 결과만 쳐다보고 있는 신세다.

크레디트 스퀴즈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 또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올해 미국 국채 대비 회사채의 금리 프리미엄이 확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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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어 미국 내 자금 조달 비용 상승세가 한 풀 꺾여야만 회사채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돈

올해는 다른 사람들의 돈을 관리해 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회사들의 주식에게 끔찍한 한 해였다.

(올해 펀드 매니저들은 전체 시장보다도 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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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매니저들은 서로 비슷한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펀드 매니저들은 다른 이들보다 업계 전망에 대해 평균 이상의 통찰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자산 운용 업체들의 주가에 변곡점을 생길 때를 주목해야 한다. 전체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생일 축하해 유로!

내년 1월 1일이 되면 유럽 공통 화폐인 유로가 20번째 생일을 맞는다. 20년을 지내오는 동안, 유로가 사라질 것이라는 루머는 정말 과장된 것으로 증명되었다.

(유로화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은 무관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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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 유럽의 부채 위기는 유로의 안녕에 실존적 위협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살아남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스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올해 초 이탈리아에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서자, 그리스 같은 사례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또한 그러지 않을 것이다. 사실, 유로의 붕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월별로 추적하는 위의 '센틱스 유로 브레이트-업 인덱스(Sentix Euro Break-Up Index)' 차트 보여주듯이, 투자자들은 지난 5년 이상 이어져온 유로 붕괴에 느긋한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 유로 붕괴에 대한 우려는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료 출처: Bloomberg, "14,889,930,106,680 Reasons to Fear Rece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