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항상 변한다. 그리고 그 힘에 따라 시장의 모습도 달라지고, 그때마다 시장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중심 주제가 있다.
지난 20년 동안에도 시장을 지배했던 주제가 몇 가지 있었다. 기술 기업들이 세계를 혁신했고, 그에 따라 2000년대 초 “고용 증가 없는 경기 회복”이 일어났으며, 몇 년 후 경제에 “대안정기”가 찾아왔다. 그러더니 2007년 갑자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세계를 불태웠고, 우리 모두가 주택 및 모기지 시장의 전문가가 되어야 했다.
이어서 중앙은행들과 양적 완화 같은 새로운 통화 정책의 시대가 되었고, 중앙은행이 단기 국채를 판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 금리를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 “뉴 노멀”이 되었다. 그런 다음 유럽의 부채 위기가 발생했고, 긴축 정책으로 이어졌고, 최근 몇 년 동안은 지정학과 포퓰리즘의 부상했다.
그리고 현재의 개별적인 지정학적 사건이 금융 시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 무역 분쟁과 브렉시트는 투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건들과 그로 인한 영향을 예측할 수 있을까? 댄 가드너와 필립 테틀록의 책 “Superforecasting(번역서: 슈퍼예측)”이 길잡이가 되어줄지 모른다. 예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다. 또한 스티브 레빈의 14 규칙 같은 다른 좋은 읽을거리도 있다.
다음은 경제나 정치를 예측해 보려고 할 때 지침이 될만한 10가지 규칙이다.
1. 데이터가 중요하다.
우리 인간은 과거 일화와 실례를 통해 무언가를 도출해 내지만, 그 겉모습에 속을 수 있다. 따라서 그럴듯한 주장이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해야 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가장 최초의 기하학 원전 중 하나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서 어느 것에도 그림이 삽입된 것은 없다.
데이터를 샅샅이 살펴 결론을 내려야 하지만, 미리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그 틀에 데이터를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데이터 마이닝의 덫은 쉽게 걸려들 수 있는 덫이다.
기준율을 정해놓고 시작하라. 변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가정은 좋은 출발점이긴 하지만, 최종 도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기준율에 현재 가진 정보를 대입해 조정해야 한다.
2. 극단의 예측을 하지 말라.
다음 금융 위기를 예측하고, 그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슈퍼스타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돈과 명예가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예측에는 두 종류밖에 없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바로 운 좋게 맞은 예측과 틀린 예측이다.
3. 평균 회귀는 강력한 힘이다.
경제에서나 정치에서나, 극단의 상황은 끝가지 지속될 수 없다. 사람들은 평균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고, 기업 실적 역시 경쟁 때문에 평균으로 회귀한다.
4. 우리는 습관의 동물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어떤 행동이 효과가 있었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런 행동을 할 것이다. 이런 습관이 같은 추세를 오래도록 지속되게 만든다. 그렇게 때문에 평균으로 회귀하더라도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린다. 때문에 시스템이 고장 났어도 오래 살아남아 지속되는 이유다. 가장 좋은 사례가 일본이다.
5.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재앙이 닥쳐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종종 행동을 바꾸곤 한다. 하지만 생각만으로가 아니라 재앙이 분명한 것이어야 하고, 그로 인한 결과가 확실해야 하며, 재앙을 막을 단순한 해결책이 있을 경우에만 행동을 바꿔야 한다.
6. 배가 부르면 폭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배부르고 등따시면 혁명과 폭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가 제약되면 폭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 식량이나 물 부족 또는 불의가 판치는 곳에서 더 폭동이 일어나기 쉽다. 중국의 천안문 사태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촉발됐고, 아랍 봄도 마찬가지였다.
7. 정치인과 기업인의 첫 번째 목표는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렌즈를 통해 그들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많은 행동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8. 정치인과 기업인의 두 번째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이다.
7번 규칙과 이 규칙을 같이 놓고 생각해 보면, 그들의 행동 중 90%가 설명된다.
9. 오컴의 면도칼을 기억하라.
가장 단순한 설명이 정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음모론 같은 건 집어치우자.
10. 규칙을 맹신하자 말라.
다른 어떤 규칙뿐만 아니라 이 글의 규칙 역시 마찬가지다.
자료 출처: Enterprising Investor, “10 Rules for Foreca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