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흔들릴 때, 현금에다 용기를 더하면, 그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 - 워런 버핏
벤저민 로스(Benjamin Roth)는 전문 작가나 투자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유익한 투자 서적 한 권을 남긴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로스는 대공황 기간 동안 쭉 일기를 썼다. 1931년부터 1940년대 초까지 매주 몇 차례씩 당시를 기록한다. 2010년 그의 아들이 “The Great Depression: A Diary”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하게 된다.
날짜별 일기의 내용은 세 문장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 참극이 벌어지던 시절 사람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1932년 4월 6일의 일기는 이렇게 간단하기도 했다. “저명한 사업가들의 정신 이상과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로스의 일기는 주식 시장 그리고 똑똑한 사람들이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 파고든다. 대공황 시절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교훈을 모든 이들이 잊으며 살고 있었다. 은행에 현금을 넣어두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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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7월:
잡지와 신문에는 지금처럼 할인된 가격에 주식, 부동산 등을 사라는 기사로 도배되어 있다. 분명 시절은 다시 좋아질 것이고, 엄청난 행운이 길 위에 수없이 굴러다닌다고 말한다. 문제는 누구도 이젠 수중에 돈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1931년 8월:
이제서야 평상시에 여윳돈을 마련해 두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여윳돈 2,500달러가 있어 지금 현명하게 투자한다면, 나머지 인생의 큰 보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지금 경제의 폭풍 속에서 속수무책이 돼버렸다.
1931년 12월:
지금이야말로 좋은 주식과 채권을 아주 매력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문제는 그럴 돈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1932년 9월:
이번 시장 붕괴 동안 최고 우량주에 투자한 다음, 2 내지 3년 동안 보유할 수 있다면, 1935년 부자가 되어 있을 거란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1933년 6월:
1달러짜리 주식을 10센트에 살 수 있던 행운은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 여태껏 그런 행운을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슬프다.
1933년 7월:
이번 불황 동안 계속해서, 여윳돈이 없던 못한 이들에게 기회란 가차 없이 지나가 버리는 여신과 같다는 생각이 폐부를 찌른다.
1936년 8월:
이번 불황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한 가지 인상을 마음속에 남겼다. 바로 비상시를 대비해 충분한 여윳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 지 말이다. 변호사로서의 경험 상, 기업이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37년 5월:
한 재산을 모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는 이제 사라졌다. 아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투자할 만한 여윳돈이 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생필품을 구입하기에도 벌이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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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기 바란다. 다우 존스 지수는 1929년에서 1932년까지 89% 폭락했고, 실업률은 25% 넘게 치솟았다. 이 시절을 견뎌낼 만큼 충분한 돈이 없던 이들은 보유 주식을 투자 원금 대비 푼 돈에 팔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1932년에서 1937년까지 시장은 거의 다섯 배나 올랐고, 5년 동안 사상 최대의 상승 랠리를 펼쳤다. 일부 우량주는 10배 또는 20배나 주가가 뛰기도 했다. 여윳돈 (그리고 끈기가) 없었던 이들은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가 춤추듯 그냥 옆을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역사 속에서 이런 이야기는 수없이 반복되어 왔다. 많은 이들이 시장 호황 속에서 높은 투자 수익률을 보면서, 여윳돈을 단돈 몇 푼의 이자뿐이 안되는 은행 금고에 썩히는 짓을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시장이 붕괴되고 불황이 찾아오고 나서야, 은행에 하잘것없는 이자로 몇 년을 썩혀 두었던 여윳돈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곤 했다.
오늘도 이런 일을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이 물가는 매일 오르고 있는데 은행 이자는 몇 푼 안되는데 아파하고 있다.
현금의 가치를 너무 하찮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금의 진정한 가치가 오래도록 과소평가되게 한다. 분명 오늘날 현금은 그리 큰 돈벌이 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의 선택권을 남겨 둔다. 시간이 지난 후, 현금의 잠재력은 오늘의 하찮은 벌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오늘 하찮은 이자의 현금은, 다음 시장 붕괴가 일어났을 때, 절망 속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만들어 줄 것이며, 엄청난 도약대가 되어줄 것이다. 하찮은 이자를 다 잊게 해 줄 만큼 엄청난 수익률의 원천이 돼 줄 것이다.
현금은 미래에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그리고 그 선택권은 진정 귀중한 가치가 된다. 워런 버핏도 “시장이 흔들릴 때, 현금에다 용기를 더하면, 그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아널드 반덴버그(Arnold Van Den Berg)란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투자자 중 한 명이다. 1974년 이후 반덴버그의 펀드는 연평균 14.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S&P 500(11.9%)을 크게 뛰어넘었다. 1974년 그의 펀드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오늘날 그 가치는 196,000달러로 변해 있을 것이다. (같은 기간 S&P 500에 투자했다면 80,000달러.)
당시 일반 뮤추얼 펀드들의 현금 비중이 5% 부근이었데 반해, 반덴버그 펀드의 경우, 20%가 넘었다. 왜 그렇게 현금 비중이 높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시죠. 현금을 갖고 있다가, 15달러짜리 주식이 10달러까지 떨어졌을 때 투자한다면, 나중에 15달러로 다시 상승했을 때, 50%의 투자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 정도 수익률이면, 몇 개월 또는 몇 분기 동안 현금을 가지고 기다리는 기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가 얼마나 변동성이 큰 사업인지만 받아들여도, 다른 투자자보다 엄청난 우위에 서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내일의 훌륭한 수익률의 원천입니다.
반덴버그는 분명 불황에서 배워야 할 가장 큰 교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었다.
자료 출처: Motley Fool, "Lessons from Americas greatest investment tragedy"
이 글은 2014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근래 증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더불어 투자자들의 근심의 목소리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문득 예전의 이 포스팅이 떠올라, 어색한 부분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혹시 국내에 번역본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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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국내 미출간입니다.
소장하고 읽어봐야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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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하고 리스팀 합니다^^
큰 보팅과 아울러 리스팀 너무 감사드립니다^^
@sigizzang 님 리스팀으로
좋은 글 만나게 되어
반가움에 팔뤄하고 갑니드앙~!
행복한 월욜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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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네요.
정말 충분한 현금이 가장 중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번에도 똑같이 일생일대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겠죠. 끝까지 그 가치를 믿고 긴축하며 살아가야겠요. 아끼며 아끼고 현금을 모은다.
맞아요..맞아.. 중요 순간마다 현금이 없었어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