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벤 칼린은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증명했다. 가치 투자라는 주제로도 유튜브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87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거의 31,000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지루하고 따분한 분야치고는 결코 작은 성과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4월 출간한 '현대식 가치 투자: 오늘날 금융 환경에서 안전 마진으로 투자할 수 있는 25가지 도구(Modern Value Investing: 25 Tools to Invest With a Margin of Safety in Today's Financial Environment)'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1991년 세스 클라만의 '안전 마진'이 나온 이후에도 가치 투자는 계속 발전했기 때문에, 그 격차를 좁히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금융 환경의 모든 변화를 설명해 줄 책이 필요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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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부분에서 칼린은 투자자로서 성공하려면 극복해야 할 심리적 문제들을 살펴본다. ‘가치 투자자의 사고방식’이라는 말로, 투자자는 가치 투자에 나서기에 앞서 다음 네 가지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생활이 투자에 달려있다면, 즉 투자 수익으로 생활해야 한다면,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칼린은 평생 투자하면서 모든 자산군이 한꺼번에 7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레이 달리오의 조언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가치 투자 전략은 잠재적 손실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장기적인 시간 지평을 가져야 한다. 게다가, 가치 투자자들이 적절한 시점에 저가로 매수했다고 해도, 상승으로 돌아서기까지 더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참아내거나, 매수를 좀 더 보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가 관찰한 바와 같이, 정확한 밑바닥을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저평가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더 긴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2. 강세장이 극단적으로 이어질 경우 저조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어야 한다.
가치 투자는 주식시장의 변동과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가치 전략이 전체 시장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경우가 반드시 있게 된다. 칼린은 1990년대 말 인터넷 주식에 투자하지 않아 조롱을 당하기도 했던 워런 버핏의 경우를 예로 든다. 하지만 거품이 터진 후, 버핏은 최고라는 명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또한 칼린은 2018년이 가치 투자자에게 힘든 시절이었다고 말하면서도, 가치 전략은 약세장이 돌아오면 손실은 최소하되고, 수익은 극대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면서 "그리고, 약세장은 언제나 나타난다."라고 말한다.
3. 탐욕과 공포에 대한 버핏의 충고를 기억하라.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때 탐욕을 부리고,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움을 느껴라.“ 칼린은 여기에 "버핏의 이 말이 아주 중요한 만큼, 남용해서도 안된다.”라고 덧붙인다. 군중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란, 곰이 어슬렁거리며 찾아와 엄청난 힘으로 시장을 짓누를 때 공포에 빠지지 않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약세장은 강세장 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 하게 출현하기 마련이다.) 가치 투자자들은 냉정을 유지해야 하고, 위험-수익 관점에서 경기 침체가 최고의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4. 지루할 거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치 투자는 수많은 연구조사를 하면서, 수천 건의 투자기회를 거절하고, 모든 기준에 충족되는 것만 매수한 다음, 시장이 내재 가치를 인정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다.”라고 칼린은 말한다. 그는 시장이 항상 내재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며, 인정해준다 해도 때로는 몇 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전 과제라고 덧붙인다. 폴 사무엘슨이 말했듯이, "투자는 페인트가 마르거나, 풀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과 같아야 한다. 흥분을 원한다면, 800달러를 들고 라스베이거스로 가라.“
칼린은 사무엘슨의 말을 인용한 후, "여러분은 가치 투자자인가, 아니면 투기자인가?"라는 오랜 질문을 던진다. 그는 투자자라면 주식의 장기 투자 수익률은 기업의 내재 가치 및 매수한 주가와 완벽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칼린은 이 말이 하기는 쉽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 같은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1. 내재 가치와 시장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가격 차이를 눈여겨봐야 한다.
그는 투기자들이 종종 신용으로 거래에 나서고, 레버리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구리 시장을 지적한다. 그렇게 그들은 단기 및 중기적으로 구리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리의 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세계가 전기화될수록 점차적으로 상승한다.
2. 절대 한꺼번에 몰빵하지 말라.
대신 언제나 유동성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주식은 내재 가치보다 낮은 주가로 거래될 수 있지만, 또한 언제나 그보다 주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칼린은 “게다가, 때때로 주식은 가치 투자자가 모르는 합당한 이유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인다. 따라서 비중 조절을 잘 해야만, 기업의 내재 가치가 갑자기 바뀔 때 손실 규모도 제한할 수 있다.
3. 포트폴리오에 충분한 현금 비중을 가져가라.
충분한 유동성은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개별 유가증권에도 적용돼야 한다. 그는 클라만과 그의 책 "안전 마진"을 예로 들면서, 클라만은 포트폴리오의 절반은 항상 현금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시장은 항상 비이성적인 공황 상태에 빠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향후 시장이 가격 결정에 실수를 저지를 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반면, 시장이 공포에 떨 때 탐욕을 부리기 위해서는 다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1.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질 때 확신을 가져라.
그는 역사를 보면 가치 투자가 성장 투자 보다 93% 경우에서 우수한 수익률을 올렸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투기자들은 한차례의 시장 사이클 이상은 버티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이전 시장 상승에서 매수 신호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고점에서는 증권 담보 대출 규모가 최고에 달하는 것이다.
2. 미스터 마켓을 활용하라.
미스터 마켓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시장의 조울증과 비이성적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다. 미스터 마켓이 우울증을 보일 때, 가치 투자자들은 저렴해진 가격에 매수에 나서야 하고, 미스터 마켓이 조증으로 미쳐 날뛸 때 빠져나와야 한다. “미스터 마켓은 우리를 인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시중을 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칼린의 조언에 귀 기울일만하다.
3.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효율적 시장 가설을 보면, 현재의 자산 가격에는 모든 이용 가능한 정보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운이 없거나 또는 더 위험한 투자에 나서지 않고서는 위험 조정 기준으로 시장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특히 미스터 마켓은 수많은 비이성적인 힘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치 투자자들에게는 조롱거리였다.
자료 출처: Guru Focus, "Modern Value Investing: Finding the Right Mind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