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는 천재일까? 미치광이일까?

in #kr6 years ago

얼마 전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상장화하겠다고 말하면서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다시 말을 돌려, 테슬라를 그냥 상장사로 남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왜 이렇게 순식간에 말을 바꾸곤 하는 것일까요?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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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 전투기 조종사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존 보이드(John Boyd)는 아마 역대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전투기 조정 기술에 전무후무한 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작성한 전투기 조종 교본 "공중전 연구(Aerial Attack Study)"는 수학과 과학을 접목시켜 전투기의 기동과 대응기동에 대한 이론을 체계화했습니다.

그의 통찰은 간단했지만 강력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공중전에서는 얼마나 빠르게 또는 높게 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바꿔 급상승 기동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술적 우위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조종사들의 생각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전투기 제작 방식 또한 변화시켰습니다. 그는 흡사 비행 학자에 가까웠습니다. 대부분 20대에 작성한 "보이드 교본"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공식적인 전술 교본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이드는 또한 군사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또한 뉴욕 타임스에서 묘사했던 것처럼, "공군에 다시없을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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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했을 뿐만 아니라, 한 마디로 "미치광이"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무례했고, 변덕스러웠으며, 반항적이었고, 짜증을 잘 냈습니다. 상관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모습은 동료들을 경악시키도 했고, 한 번은 격납고가 난방이 되었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을 질러 군법회의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군사 법정에서도, 손바닥의 굳은살을 물어뜯어 법정 앞에 내뱉었다고 합니다.

공군은 보이드의 통찰을 높이샀고, 또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보이드는 다른 조종사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전투기 조정을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뇌를 다르게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고,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관습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상관들은 실적 보고서에서 그의 기여도를 극찬하면서도, 진급은 막으려 했습니다. 한 상관은 "이 훌륭한 젊은 장교는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지녔다."라면서도, "상관들에게 대답도 잘 하지 않고 짜증을 잘 낸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보이드가 전투기 기동에 관한 최고의 책을 썼음에도, 대령 두 명은 그의 진급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진급은 이뤄졌습니다. 진급에서 누락시키기에는 너무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군 생활을 하는 동안 그를 어찌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화를 돋우었습니다. 그는 모든 면에서 독특했습니다. 좋은 일도 했지만, 나쁜 일도, 끔찍한 일도, 때로는 불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보이드처럼 아주 똑똑하지만 별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의 행실도 보이드처럼 좋지 못합니다. 그가 행실이 나쁜 이유는 똑똑하지만 별난 성격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를 행실이 나쁘긴 하지만 아주 별나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생깁니다.

똑똑하다는 것이 나쁜 행실의 변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바람직한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이 동시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 엘론 머스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떤 32살 먹은 사람이 GM, 포드 그리고 나사와 동시에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조심해서 말하는 것 따위는 안중에 없을지 모릅니다.

자기 재산을 털어 화성을 식민지화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이 너무 과장된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화성에 핵폭탄을 끊임없이 터뜨려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음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상 인류가 화성에서 살 수 있을 가능성이 99.9999%라고 말하는 사람은 주주들에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고 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텐트 안에 모델 3 조립 라인을 리빌딩하겠다고 말한 지 며칠 만에 태국 동굴에 갇힌 어린이 축구 선수들을 구하겠다고 했다가, 또 며칠 만에 미국 미시간주 플리트의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중요 단계마다 변호사의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머스크의 천재성을 좋아하지만, "관습 따윈 개나 줘버려"라는 왜곡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점은 외면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특징을 분리해서 봐서는 안됩니다. 인간의 성격에서 이 둘은 투자에서 위험과 보상의 상호 관계와 같은 것입니다.

존 보이드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천재였으며, 괴물 같은 보스였던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대한 야망으로 손대는 회사마다 파산을 면치 못하게 하는 탁월한 솜씨를 가진 월트 디즈니도 그랬습니다.

자기 지능의 한계를 제외하곤 모든 것을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었던 LTCM의 젊은이들도 그랬습니다.

어떤 사람은 타고난 미치광이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광적인 면이 좋다고,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외면한 채, 그 광적인 면에만 환호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에서 위험과 보상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큰 위험을 무릅쓰고 대담한 투자를 했다고 꼭 큰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투자에서처럼,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담함과 무모함은 종이 한 장 차이기 때문에, 지나고 나서야 어느 쪽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부자가 되는 것과 부자로 남는 것 사이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 각각에 필요한 습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원대한 꿈을 꾸고 낙관적인 자세를 갖는 것 같은 습성이 필요합니다. 반면 부자로 남기 위해서는 실수를 허용하지 않고 손실과 위험에 대해 편집증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은 습성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특성과 경영 스타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끝으로, 다른 무엇보다도 존 보이드에게 배워야 할 철학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가능성에 도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의 생각이 그 후로 영원히 그냥 신앙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 - 존 보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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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감사합니다

일단은 부자가 되어야, 부자로 남을 수 있겠죠. 재밌게 잘 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만 하는 것을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그래도 멋진긴 합니다. 사생활 혹은 성격 같은 머스크의 이면은 잘 모르지만요. ^^

에디슨과 포드 이후로 스티브 잡스를 넘어서 , .....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을 이어가는 그 끝단이라는 생각, 머스크는 ...

재밌네요 일론머스크는 천재입니다 ㅎ

뜬금 없지만 전 엘론 머스크의 긴 인중이 마음에 안 들어요..

인중이 길면 오래산다는 말이 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