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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100%) De Profundis (4)

in #kr5 years ago

[54E] 그리스도의 자리는 실로 시인들 곁이다. 인류에 대한 그의 모든 관념은 상상력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범신론자에게 신이, 그리스도에게 인간과 같았다. 그리스도는 처음으로 분열된 인종을 하나로 간주했다. 그리스도의 시대 전에는 신과 인간이 있었고, 신비로운 공감을 통해 자신들 속에 각각의 화신이 만들어졌다고 느꼈다. 그리스도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자신을 신의 아들 또는 사람의 아들이라 말한다.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그리스도는 로맨스가 언제나 매력적으로 호소했던 기질을 우리 안에 일깨웠다. 나는 젊은 갈릴리의 소작농이 세계의 모든 짐을 짊어질 수 있다고 상상했다는 것이 여전히 놀랍다. 이미 행해지고 고통받은 모든 것, 그리고 아직 행해지지 않았고 고통받지 않은 것. 네로의 죄, 체사레 보르자의 죄, 알렉산드르 6세의 죄, 로마의 황제이자 태양의 사제였던 이의 죄, 무덤 속에 사는 군대의 고통, 억압받는 민족, 공장의 아이들, 도둑들, 죄수들, 추방된 사람들. 이들은 억압 속에서 말을 잃어, 오직 신만이 그들의 침묵을 들을 수 있는 이들이다. 이를 단순히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취했고, 그리스도와 접촉한 모든 이들은, 비록 그의 제단이나 그의 사제 앞에서 무릎을 꿇지 않을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추악한 그들의 죄가 사라지고, 그들 슬픔의 아름다움이 그들에게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