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잠깐하자면 저는 경제블로그를 운영하는 취준생입니다. 취업준비를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고, 그동안 낸 서류는 대략 200군데 정도 되며 계약직과 인턴을 전전하면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취업은 제 길이 아니다 싶어 취업준비를 포기하고 다른 일로 들어가기 전에 오랫동안 취업준비와 경제분석을 하면서 봐온 우리나라 실업률의 원인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에 대해서 써보려 합니다.
1. 우리나라 실업률은 왜 심각한가?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부분 우리나라 실업률이 '높다'라고만 알고있지 이게 어떻게 심각한 상황인지를 잘 모르시더군요. 그래서 우리나라 실업률의 심각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공식적으로 3.6%, 이중에 청년 실업률이 2017년 5월 기준 9.3%입니다. 이는 OECD 평균 8.1%보다 낮은 수치이며 OECD 평균 청년 실업률 12.1%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실업률이 심각하다고 하는 이유에는 실업률 계산의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실업률 구하는 공식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생산가능인구 : 생산가능인구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의 인구를 말하며, 실제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대상이 되는 만15세이상 인구가 이에 해당된다(15세 이상 인구)
경제활동인구 : 만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주간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하여 실제로 수입이 있는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 않았으나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를 말한다(취업자수+실업자수)
실업률 : 실업자수/경활인구×100
취업률 : 취업자수/경활인구×100
고용률 : 취업자수/생산가능인구×100
경활참가률 : 경활인구/생산가능인구×100
실업자 : 실업자란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기간에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일을 하지 못하였으며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였던 사람으로서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취업자 : 취업자란 조사대상 주간에 소득, 이익, 봉급, 임금 등의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이득이나 수입이 오지 않더라도 가구단위에서 경영하는 농장이나 사업체의 수입을 높이는 데 도와준 가족종사자로서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자, 직업 또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나 조사대상 주간에 일시적인 병, 일기불순, 휴가 또는 연가, 노동쟁의 등의 이유로 일하지 못한 일시휴직자를 말한다.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95
하나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은 위에 나온것처럼 실업자수/경제활동인구(실업자+취업자) 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게 '어디서 어디까지를 취업자로 볼 것이냐'라는 것이죠.
이를 위해 취업자를 설명하겠습니다.
위에 제가 기울임으로 처리한게 특이사항인데 하나하나 떼서 보겠습니다.
우선 조사대상 주간에 소득, 이익, 봉급, 임금 등의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 즉, 취업자에는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 심지어 아르바이트까지 다 포함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두번째는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이득이나 수입이 오지 않더라도 가구단위에서 경영하는 농장이나 사업체의 수입을 높이는 데 도와준 가족종사자로서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자. 무슨 얘기냐 하면 월급이 실제로 가지 않더라도 어느 한 사업체나 조직에 등록이 되어있으면 그 역시 취업자로 등록이 됩니다(주당 18시간이라고 해도 주 5일제 3시간 조금 넘게...).
마지막으로 직업 또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나 조사대상 주간에 일시적인 병, 일기불순, 휴가 또는 연가, 노동쟁의 등의 이유로 일하지 못한 일시휴직자. 이 부분에 대해서 역시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등록되어 있는자를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즉, 비정규직, 심지어 하루짜리 알바라도 그 기간에 하고 있거나 돈을 못벌어도 어느 사업체에 속해있으면 이 모든게 다 취업자로 분류가 되는 셈이죠. 군인도 당연히 취업자로 포함됩니다.
실업자 역시 통계에 문제가 있습니다.
저 위에 설명이 되어있는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였던 사람'이라는 개념이 문제인데,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문제가 뭔지 드러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바로 공시생들이죠. 이사람들은 당연히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실업률 판단을 할때 어떻게 하느냐면
공무원 응시는 안하고 공무원 시험준비만 한다 -> 실업자 아님(구직활동 안함)
공무원 시험에 응시 했다 -> 실업자(적극적인 구직활동)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안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http://www1.president.go.kr/news/job.php?srh%5Bview_mode%5D=detail&srh%5Bseq%5D=412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실업률 자료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업률 자료에서 뭔가 특이한 점이 보이실 겁니다. 바로 전체년도 실업률 중에서 2월달만 유독 실업률이 높은것이죠. 그리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신 분들이라면 2월에 뭐가 있는지 잘 아실겁니다. 바로 '공무원시험 원서접수'가 있죠.
즉, 대다수의 공시생들이 원서접수를 하면서 실업률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고용노동부에서도 2월 실업률 설명할때 꼭 저렇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이 청년 실업률입니다. OECD기준 청년실업률은 15세에서 24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식으로 계산하면 실업률이 높게 나올수가 없습니다. 우선 이 사이에 남자들은 군대를 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약 70%(15년 기준 68.1%)인데, 이 수치는 OECD내에서 독보적인 1위인데다가 OECD 평균 41%, 일본(37%), 미국(34%)등 선진국들 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이점을 고려, 15~29세로 계산하지만 이 역시 현실을 반영하기 어려운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되니 70%정도 되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실업률 통계에 빠지고(학생), 의무복무로 군대가는 대다수의 남자들 역시 빠지게 됩니다. 그 외에 고등학교 졸업후 일하고 있는 계층,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들 등도 다 빠지죠. 이렇게 뺐는데도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무려 9.3%입니다.
이제 슬슬 문제점이 보이실 겁니다. 현재방식으로 계산되는 실업률은 절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업률의 증가폭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사실 실업률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정부에서 실업률 계산을 현실화 하는 것이 모든 실업률 문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우리나라의 취업은 왜 힘든가.
여기서부터는 제가 경험한 이야기와 현 취업상황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실업률에 대해 가장 쉬운 원인파악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취업상황은 여전히 힘듭니다. 이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경제위기
최근들어 경제상황이 좋아진다고는 하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섣부르게 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반도체입니다.
http://www.news2day.co.kr/n_news/news/view.html?no=90540
반도체의 경우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게 바탕이 되서 우리나라 수출 강세까지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의 강세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수요의 급증과 이로 인한 가격의 상승이죠. 업체들의 2D에서 3D 공정 전환과정, 그래픽 처리나 클라우드 컴퓨터 등 수요처 증가, 그리고 제조규모가 여전히 커지지 않다는 점 등 현재 반도체 업계는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이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반도체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고민을 하던 두 기업입장에서 쉽사리 일자리를 늘리기 쉽지 않는 상황입니다.
다른 업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의 경우 오랜 침체를 겪었다가 최근에야 좋아지기 시작했고, 석유화학 역시 최근들어 다시금 저유가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았던 과거에는 물론이고, 경제가 좋아진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기업들의 투자가 더뎌질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아직까지 취업시장이 얼어붙게 만든 이유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2) 너무 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어느나라나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업은 중소기업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은 대부분 대기업 중심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모두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렇게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흘러가다보니 중소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이 좁혀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연관되어 생존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바로 '협력업체'죠. 대기업의 하청을 받으면서 일을 하는 기업들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이런 협력업체들의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대기업들의 요청을 거부할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보니 부당한 취급을 받기 일수이고, 대기업의 업무 종료시간에 날라온 요청하나에 야근은 기본이고, 한번의 실수로 최악의 경우 벤더에서 쫓겨날수도 있습니다.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자생력을 가진 협력업체는 극히 드뭅니다. 설령 그런 기업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이 빠져나가는 순간 엄청난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같은 야근을 하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는 심하게 벌어지기 마련이고, 당연히 회사복지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초점을 두고 취업준비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3) 생활의 질 차이
취업난 기사에 보면 꼭 나타나서 이런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눈을 낮춰서 취업해라'
지금부터 이분들을 위해서 왜 취준생들이 눈을 낮춰서 취업을 못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복지, 급여는 차이가 납니다. 문제는 이 차이가 너무 큽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61410162740067
현재 제일 최근자료(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은 62%입니다. 이걸 수치화 하면, 대기업이 평균연봉 36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중소기업은 평균연봉 2232만원을 받는 셈이죠. 위에 자료에서 보시다시피 97년까지만 하더라도 70%중반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연봉격차는 더 심해졌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생활물가나 부동산 가격이 임금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올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https://www.economist.com/blogs/graphicdetail/2017/03/daily-chart-13
위의 자료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한 지난해 세계생활비지수 보고서입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세계 6위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과 거의 비슷해졌으며 뉴욕보다 더 비싼 수준이 되었습니다. 7년전 50위 권에 불과했던 서울의 급상승은 당연히 생활하는데 직격탄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폭도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지표가 해외랑 비교하기에 너무 부정확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편중현상이 고려되지 않고, 서울내에서도 주택 아파트가격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부분 등이 반영이 덜되기 때문입니다.
https://www.numbeo.com/property-investment/rankings.jsp
그럼에도 도심지 내의 주택수익비율은 전세계 6위에 해당합니다. 이 지표가 임대료 수준에 비해 실제 주택가격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심각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대기업을 다니면 이런 생활의 질적인 부분에서 버틸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을 다닌다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버틸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취준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입니다.
이 밖에 출산휴가, 연차 등 휴가, 사내 복지 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가끔가다 '지방으로 가면 되지'라고 하는분들에 대해서는 답변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중에서 대기업이 있는 도시가 흔치 않을 뿐더러 광역시권, 경남 일부지역 정도를 제외하면 생활의 질을 유지할수 있는 곳조차 없으니까요.
취준생들이 큰 걸 바라는게 아닙니다. 그냥 우리 부모님세대처럼 평범하게 살다가 결혼해서 애낳고 돈모아서 집사는 그런 삶을 바랄 뿐이죠. 그런데 이젠 이런 삶이 대기업을 다녀야 '평범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이 되었습니다. 물론 대기업을 다니더라도 이런 삶의 난관은 있지만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4) 취업시장의 숨겨진 변수. 인구 고령화
최근 취업 기관련해서 일본과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170630000878
실제로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우리나라의 절반수준인 4.4~4.8% 입니다. 이게 얼마나 낮은 수준이냐 하면 현재 미국의 FOMC에서 목표로 하는 실업률이 5%인데, 이것보다도 훨씬 낮은게 일본의 청년취업률 현황입니다. 미국의 국가 전체 실업률보다 일본의 청년 실업률이 더 낮은 상황이죠.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취업사정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의 핵심은 '일본은 일자리 정책이 잘 되어있다'가 아니라 '일본의 고령화 상태가 심각해 졌다'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7&no=438416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20년간 무려 1000만명이 감소했습니다. 일할사람이 천만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출산율은 1.44명으로 극도로 낮은 수준입니다. 즉, 일본의 취업시장이 좋아진것은 경제가 좋아지거나 일자리 문제의 해결방법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단순히 인구문제가 더 심각해 진 것이죠.
다시 우리나라로 문제로 넘어와서 우리나라의 상황 역시 일본과 비슷해지고 있고 일본이 겪었던 인구절벽(생산가능인구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인구절벽이 예상되는 시기는 내년인 2018년 이후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취업시장에 반영되려면 일본 사례를 봤을 때 몇년은 더 걸립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취업문제는 수년후에는 해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이고, 그 세월을 기다리기엔 취준생들의 현재는 너무나도 급박합니다.
5) 경력직과의 전쟁. 경력있는 신입
위의 짤 덕분에 꽤나 유명한 이야기지만 제가 경험한 경력있는 신입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제 경험상 면접을 보면 면접장에 들어가는 사람 중 한명은 꼭 경력있는 신입입니다. 1년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온 경우가 대다수죠. 3년까지는 본적은 없지만 2년까지도 본적이 있습니다. 경력도 화려합니다. 영업직을 뽑는 곳이면 관련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심지어 면접보는 기업 자회사 경력이 있는 사람도 본적이 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취업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취업준비생이라고 불리는 것이겠죠. 그런데도 신입을 뽑는 자리에 경력이 나오고 오히려 회사에서는 이런 현상을 조장합니다. 대표적인게 경력기술서인데, 신입직원을 뽑는데도 필수 입력사항에 경력기술서가 있는 회사가 허다합니다. 그러면서 월급은 신입급 월급을 내세우죠.
더 큰 문제는 저런 조건임에도 이직하려는 사람은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취업준비생들이 취업경쟁에서 겪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6) 지방과 수도권의 일자리 격차
저는 지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출퇴근하며 일을 한적도 있고 서울에서 일을 해본적도 있었습니다. 급여는 서울이 더 많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일하는 쪽이 훨씬 좋았습니다. 비용의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이죠. 실제로 서울에서 생활비로 쓰던 비용을 집에서 일할 때와 비교해보면 1/3 수준으로 더 낮은 생활비로 생활하였습니다. 물론 '집세'라는 항목이 크게 작용하기도 했지만 기본 생활비만 비교하더라도 서울에 비해서 지방이 훨씬 낫습니다.
그럼에도 취업준비생들은 서울로 꾸준히 자소서를 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방에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위 자료는 작년 고용노동조사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16년 2월 기준으로 전국의 일자리 1100만개 중에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일자리는 약 550만개입니다. 채용인원 역시 전체 61만명 중에 31만명이 서울과 경기도에서 채용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으로 취업을 하라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일자리의 대부분이 서울 경기권이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3. 정부의 취업대책. 과연 올바른 방향인가.
아무래도 제가 실제 일자리 정책의 대상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민감합니다. 물론 작년에 비하면 충분히 좋아진 상황이지만 현재 정부의 취업대책에 대해서 개인적인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수히 개인적인 평가이고 현 문재인정부에 대해서 어떠한 악감정이 없음을 알립니다.
문재인 정부의 취업 대책은 크게 '비정규직 철폐'와 '공공부분 일자리 81만개'로 축약될수 있습니다. 물론 공약상의 대책은 더 있었지만 정책이 확실하게 나온것이 이 두가지이기 때문에 이 정책들에 대한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정규직 철폐
이번 정부에 들어서 가장 의욕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부터 이야기하자면 비정규직 100%철폐라는 정부의 목표가 진짜라면 참으로 우려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저 역시 인턴과 계약직을 하면서 부당한 대우도 받아봤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정규직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은 마치 게임중독이 문제라고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것과 같은 발상입니다. 저런 정책으로 가장 중요한 '일자리'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 현재 취업환경만 해도 그렇습니다. 올해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유로 신규 채용을 포기했습니다.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예고한 CJ, 롯데 등도 신규채용의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일자리의 질은 좋아질 것입니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정규직 일자리가 되는 만큼 당연한 결과겠죠. 문제는 이 비용적인 측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정규직 전환시 연간 추가 인건비가 3500억원으로 예상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비용은 가격을 올린다던지, 신규채용을 줄인다던지, 심지어 구조조정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공공기업 뿐 아니라 사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기업들 역시 증가하는 비용을 국민들에게 전가시킬 것입니다. 바로 '가격'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말이죠. 이런식으로 흘러간다면 설령 실업률은 떨어진다 하더라도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최소한 이런부분을 제어할 장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비정규직의 비율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큰 문제가 없는 이유는 비정규직의 대우가 정규직 못지 않기 때문이죠. 독일의 경우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9%로(2014기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한국 32.4%) 시간제 근로자의 세전임금이 54.1%에서 많게는 76.2%까지 받는 등 처우가 좋은 상황입니다.
자료출처: http://www.nocutnews.co.kr/news/4602748
현재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을 없애자'가 아니라 '비정규직의 대우를 어떻게 개선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생기기 전이라면 모를까 이미 생긴 비정규직을 억지로 제어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점에서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대책은 과연 현실성이 있는 대책인지 우려스럽습니다.
2) 공공부분 일자리 81만개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당시에 말했던 '공공부문 일자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부분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공부문 일자리를 통해서 경제가 좋아질때까지 버티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뭐 저때 당시보다 더 빠르게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요.
문제는 과연 문대통령이 이야기한 '마중물'역할을 지금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으로 가능할까라는 것이냐라는 점입니다. 이번 추경예산을 통해 나온 공공부분 일자리 정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추경으로 공무원에 대한 채용은 1만 2천명을 추가 채용하고 보조교사 4천명, 대체교사 1천명, 노인돌봄서비스 600명, 아동안전지킴이 3000명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2만 4천개, 노인일자리 3만개등 총 5만 9천개의 일자리를 늘릴 예정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추경자체는 일자리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실상의 복지정책이죠. 즉, 복지정책을 위해서 일자리를 늘리는데 일자리가 늘어나니까 일자리 정책이라고 한 것입니다.
당연히 취준생들이 체감하는 일자리는 제한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특수직종에서만 혜택을 보는 일자리 정책일 뿐, 대다수의 취업준비생들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이 아닙니다.
물론, 복지는 필요합니다. 저도 내수확대를 위해서 복지정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저건 복지 정책입니다. 다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일자리 마중물'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공공부분에서 그냥 뿌리내리게 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을리가 없죠. 그냥 '복지에 맞는 일자리'만 만들어진 셈이니까요.
제 견해로 만약에 정말로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일자리 마중물로 활용하고 싶다면 비정규직을 오히려 확대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어느정도 정규직으로 돌리고, 이런 신입들을 채용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갔어야 됬다고 봅니다.
3) 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딴길로 샐까.
제가 인턴을 할 때, 우연히 기회가 닿아서 노동 관련 연구를 하는 박사님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인턴이고 비정규직이다보니 저한테 실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그 자리에서 '체감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 것이죠. 정책적으로 채용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알수도 없고, 서류합격이 늘어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계속 변죽만 울리는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 결정해야 되는 사람들이 현재 일자리 시장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겪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최저임금 등 노동관련 사안을 결정할때도 노조에서 나가지만 대부분 저희보다 이전세대에 일자리를 잡고, 이미 정착한 분들이 나가게 됩니다. 당연히 현재 노동시장이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죠.
이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취준생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 일자리 상황이 체감적으로 얼마나 힘든지를 알리기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제 취업준비를 그만두는 입장이지만,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도 몇자 쓰려고 합니다.
4. 일자리 문제 해결방안
이 부분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이고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것을 글로 쓴 것입니다. 다른 취업준비생들은 또 다르게 생각할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제가 경험했던 것들과 주변 취준생들에게 들었던 고충들을 토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실업률 지표의 현실화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물론이고 청년실업률 역시 현실적인 실업률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런 실업률 지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실업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수 있고 경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 역시 높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신호는 잘못된 정책의 근거가 됩니다.
적어도 청년실업률에 의무 복무하는 군인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등이 포함되어야 정확한 실업률이 계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면접비 의무제공
언뜻 보기에 별거 아닐거 같지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면접을 보면 면접비를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면접자들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인 대전을 예로 들겠습니다. 보통 아침 10시쯤에 면접이 있다고 가정하면 조금이라도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 KTX를 타고 갑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KTX 가격은 2만 3천원 정도 합니다. 올때 일반 기차나 버스를 타더라도 만원 정도는 소모되고, 점심을 먹고 하면 5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설령 KTX를 포기하더라도 아슬아슬하게 3만원 정도 사용하게 됩니다. 면접 전날 올라간 경우도 있었는데, 굳이 비용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전날에 가는 쪽이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면접비로 3만원정도를 주는데, 솔직히 이것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주는 회사보다는 낫습니다. 실제로 작년 말쯤에 서울에서 하루에 두군데 면접을 본적이 있는데 두군데 다 면접비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사실상 생산활동이 멈춰 있는 취준생들에게 이런 면접에 드는 비용은 부담이 됩니다. 저는 그나마 가까운 대전이지만, 서울과 지역이 거리가 먼 부산같은 경우 이런 부담이 더합니다. 실제로 작년에 만났던 부산에 사는 아는 동생은 면접보러 갈때 엄청나게 고민했다고 했었습니다. 면접비를 줄지 안줄지도 모르는 데 왕복 비용을 다합치면 무려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써야 하니 고민이 될만 했죠. 다행히도 그 친구는 지금 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가 면접자 한둘만의 문제가 아닐겁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회사에 제안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법적으로 면접비에 대한 내용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자율적으로 주기 때문이죠(개인적으로는 법제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것처럼 취준생들에게 면접비를 주고 안주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실제 회사 선택기준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면접비를 주는 회사들은 공고에 면접비 여부를 올린다면 회사이미지 재고에도 도움이 되고, 그 회사에 더 좋은인재가 많이 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채용공고의 공시화
우선 채용공고를 공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한 회사의 채용공고를 가져오겠습니다.
저 0명이라는 글자는 취준생이라면 지겹도록 보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저 0이라는 숫자는 1~9가 아닌 0~1이라는 건 취준생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죠. 실제로 면접에서 면접관에게 물어보더라도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안뽑을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런 말을 할거면 왜 채용공고를 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 0명에 당한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최종면접에서 제 직무 면접을 본 사람은 저 혼자인데 탈락을 한거죠. 이 외에도 또 있습니다. 모 증권사 지점에서 면접 이전에 '면담'이라는 명목으로 지점장님과 면담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지점장님은 '오늘 면담자는 1차는 합격통보가 갈겁니다'라고 해서 기다렸더니 탈락한적도 있습니다. 나중에 지점장님께 문의해봤더니 '과거 지원자는 회사에서 탈락시켰다'라는 이유로 떨어졌더군요. 속칭 필터링이죠.
필터링부터 0명 채용까지 회사들이 '취업기회'를 빌미로 취준생들에게 부리는 행패는 상당합니다. 그리고 정작 당사자들은 그게 행패인지도 잘 모르는거 같더군요.
제가 말한 공시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취업공고'에 대한 공시를 말합니다. 취업공고를 하는데 있어서 정확히 몇명을 뽑을 것인지, 어떤 조건으로 뽑을것인지를 공시하라는 것이죠.
오랫동안 취업준비를 하면서 많은 기업에서 면접을 봤지만, 단 한번도 채용공고를 제대로 믿어본적이 없습니다. 공고는 토익 700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900이하는 다 탈락하고, 아무런 이야기 없이 지난 채용에 지원했던 지원자는 떨어지고하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런 '허위 공고'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필요해보입니다. 그것이 공시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4) 공공부문 일자리에서 일반기업 일자리로
공공부문 일자리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부분은 늘려야 됩니다. 특히 소방관, 경찰관등 사회 복지와 관련된 부분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는 저 역시 찬성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만으로는 취준생들의 일자리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후보시절 말했던 '공공일자리가 마중물이 된다'라는 건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상태로는 불가능합니다. 공공부문에 일자리는 순환률이 떨어집니다. 당연한 일인 것이 많은 사람들이 공공부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고 지원하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잘 안나오게 됩니다. 회사의 경제적 상황이나 복지 등이 재직기간에 영향을 주는 사기업과는 완벽하게 다릅니다.
결국, 이런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분 일자리 중에서 비정규직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일자리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는데, 이런 부분에 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걸 사기업까지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과거 박근혜정부에서도 청년인턴 자체는 늘렸습니다. 그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이죠. 오히려 이런 부분은 공공부문 경험을 쌓은 인턴을 뽑은 회사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쓴다면 쉽게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공부문에는 사회복지를 위한 일자리만을 늘리고 나머지 인력은 기업으로 갈수있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부문의 역할은 말 그대로 '일자리를 위한 마중물 역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5) 일자리의 핵심, 중소기업 취업 살리기.
대한민국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입니다. 아무리 대기업에서 수백명씩 인원을 채용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가 일자리 정책의 핵심이 될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 중 중소기업에서 3명을 채용하면 1명의 임금을 3년간 책임진다는 공약이 있었습니다. 현재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임극격차와 복지 차이를 생각한다면 나쁜 발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정책만 가지고는 악용할 소지가 너무 높고, 현실성이 없습니다. 앞서 말했던것처럼 중소기업의 채용은 대부분 0에서 1명입니다. 물론 1년단위로 따지면 3명은 채울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빈자리 채우기'용이겠죠. 즉, 한 회사가 채용하는 총량에는 변함이 없게 됩니다. 여기에 가족들을 채용한것처럼 꾸밀수도 있고 현재 공약만으로는 기업들이 악용할 가능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정책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이런 점들을 보완해서 정책이 나올것이라 기대합니다. 현재 중소기업의 상황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하면서까지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얼마나 질좋은 중소기업 일자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릴 것입니다.
6) 지방분권화 및 지방경제 활성화
현재 취업 준비생들의 가장 큰 문제이자 국가적인 문제중 하나는 '수도권 밀집현상'입니다. 대부분 양질의 일자리들은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에 지방 학생들은 자기의 의사에 관계없이 수도권으로 향해야 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것은 국가적으로도 절대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 순위는 12위입니다. 이 순위도 상당하지만 인구 천만을 넘는 국가중에서는 3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방글라데시, 타이완). 그리고 서울의 인구밀도로 계산할때(㎢당 1만6363명)에는 싱가포르, 홍콩보다도 많은 3위 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기업과 일자리가 몰리면서 더 나아가서 부동산의 쏠림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과거에 행정수도 이전을 시도했지만 이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현재 세종시의 채용규모는 광역시급 규모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경제의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곳은 자동차, 조선등이 밀집되어 있는 울산, 부산 및 경남 일부지역 정도입니다. 물론 수십년간 이어져 온 수도권 집중현상을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이런 문제의 해결에 정부가 앞장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7) 직업교육의 활성화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을 바탕으로 취업준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를 하면서 뒤늦게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혹은 현실적인 벽에 막혀서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에서는 이렇게 두번째 길을 선택하는 사람에게 녹록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부분 취업준비생들이라고 했지만 순수학문 전공하는 학과는 아무리 좋은 대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취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학교는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지 취업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현실은 현실이기 때문에 자신이 공부한 것과 전혀 다른것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직업교육의 길을 좀 더 넓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지금도 직업교육 시설도 많고 실제로 hrd-net처럼 정부에서 구직자 훈련과정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http://www.hrd.go.kr/hrdp/ma/pmmao/index.do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직무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이것이 취업으로 연결될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직무교육 시스템을 통해서 취업으로 이어지게 해야지 직무교육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맺음
지금까지 현재 취업문제의 원인을 대부분 외부에서 찾았지만, 취업준비생들 역시 문제가 없냐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기 힘듭니다. 분명 열심히 하지 않는 취업준비생들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취준생들이 치열한 경쟁과 앞이 보이지 않는 취업시장에서 정말 눈물나게 준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 '눈을 낮춰라' 등의 기성세대 발언들은 오히려 반감만 살 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이 받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면에 취업준비생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은 저보다 훨씬 더 경험과 지식이 많은 분들입니다. 하지만 취준생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 정부의 정책은 취준생들에게 피부로 와닿지 않습니다. 제가 제안한 정책들이 아니더라도 더 많은 취준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취준생들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기업들은 '구인'이라는 점에서는 최고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낮은 연봉, 낮은 복지를 들이밀어도 거기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기업에서 취업준비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대우를 좋게 하고, 복지를 조금 더 좋게 하고 이것을 알린다면 더 좋은 인재들이 몰릴 것입니다.
취업이라는 문제로 꽤 긴 글을 썼지만 사실 빠진 부분도 많습니다. 취업이라는 문제 자체가 경제, 사회문화 등 수많은 요소가 만들어 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완화시킬 방안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취업전선을 떠나지만 지금도 취업준비하고 계신 취업준비생들은 꼭 자신이 원하는 곳에 합격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ㅠㅠ 멋진 내용입니다 (40%)
댓글 감사합니다!
글의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재작년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서 온갖 마음 고생을 했던터라 글이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준비하시는 취업도 건승하시길 빕니다 :)
취업준비 과정은 누구나 힘들죠. 그런데 주변에선 그런걸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많이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힘이되는 댓글 감사합니다
대단한 내용입니다. 꼭 취업에 성공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시는일 늘 잘되시길
굉장하네요. 그리고 한편으로 슬픕니다.
하시는 일 잘 되셔서 언젠가 포스팅에 "창업이 답이다",
"취업하지 않고 한국에서 성공하기" 가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언젠가 더 밝은 글로 찾아
여러모로 쉽지않은 상황입니다.. 화이팅하십쇼 스팀이 답을 알려줄지도 모릅니다.
다큐레이터 보고 들어왔습니다. 다큐레이터보기전에 제가 먼저 봤으면 좋으련만 다큐레이터를 보고들어와 죄송합니다 :)
이렇게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ㅎㅎ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셔서 읽는 데만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시리즈로 분할해서 올려주시는 건 어떤가요???
글 자체를 몇주 걸쳐 쓰다보니 한번에 올리게 됬네요 ㅎㅎ;; 시간 될때 분할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와 알찬 정보 정말 대단하네요^^. 팔로우 업봇하고 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여러 번 나눠서 될만한 양인데... 한번에 올리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제가 다큐레이터에 추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도 감사한데 추천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보기 불편한 분들이 있으신거 같아서 나중에 시간될때 나눠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와 제가 관심있는 주제라들어왔는데, 글길이만봐도 퀄리티가 장난아니겠는데요. 선보팅 후정독갑니다 팔로할게요 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이왕 쓰는거 작정하고 쓰느라 좀 오래걸렸네요 ㅎㅎ 맞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