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팤콘 @qkr1066 입니다.
현재 한국시간은 아침 6시입니다.
재작년이었으면 제가 인력소에 있을 시간이죠.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자주 인력소에 갔습니다. 재작년엔 겨울방학 때 2-3개월 정도 소위말하는 막노동, 노가다를 하러 다녔습니다.
용돈도 벌고 집에 생활비도 보태고 싶은데, 알바를 하자니 시급 6500원 계산해도 한달에 150벌면 많이 버는데.. 인력소 일당은 하루 9만원. 차원이 달라서 좀 고생을 하자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공사장, 도로공사, 물류창고, 토목공사 등 여러 군데를 소장 마음대로 보내지게 됩니다.
소장님은 일단 젊은 애들을 비교적 힘든 곳으로 보내죠. 왜그런가하면, 인력소에는 50대가 많습니다. 퇴직하고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기때문에 힘든 일을 견디기 힘들어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거 같아요.
하지만 50-60대 어르신들은 경험이 있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 친구들은 쉽게 다칩니다. 저도 눈에 쇠꼬챙이가 꽂힐뻔 했다던지.. 3톤의 파이프위에 서있는데 파이프가 무너져서 깔릴 뻔 했다던지.. 죽을뻔 한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괜히 일당 조금 더 받으려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얻던가, 심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노가다 판이라서, 보호장비없이 5m 높이에서 뛰어다닙니다. 저도 2-3 번 떨어져 죽을 뻔 한적도 있고.. 보호장비가 없을 때도 있고 있어도 바빠서 착용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제가 미숙하기때문에 더 다칠 확률이 높았죠. 피질질 흘리면서 파이프를 옮겼던 적도 많고..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명령을 받는 입장이라서, 더 위험한 걸 할 확률이 엄청 높습니다. 50대 아저씨랑 저랑 같은 곳에 가도 저는 더 위험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설마 내가 사고가 나겠어,, 하고 일을 계속 하죠. 저는 제 눈앞에서 같이 일하던 아저씨 다리에 3톤 파이프가 떨어져 부러지는 걸 보고 그 이후로 부터 절대 인력소는 안갑니다.
그 부러진 상황에서도 반장님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저에게 그 부러진 다리 쪽의 안전화와 바지를 가위로 자르라고 시키더군요.. 바지랑 안전화를 잘라주긴 해야하는데 잘못됬을 경우에 책임을 물지않기 위해 제일 젊은 저를 시킨겁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덮기위해서(사고가 났다는게 밝혀지면 보통 하청업체이기 때문에 일자체를 못하게 되거나, 반장님이 떠나야합니다.) 사고를 낸 포크레인 기사님이 모든 수술비만 대주는 쪽으로 합의를 보더군요.. 원래는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에서 산재나 보험을 적용해줘야하는데..
끔찍한 노가다판의 실태였습니다.
그냥 다치면 개죽음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나서 그만둔다고 인력소장한테 전화하니까, 다리 부러진거 가지고 그러냐면서 자기도 왕년에 일할 때 다리 짤리고 죽는 사람도 많이 봤는데 하다보면 적응된다고 약한놈이라고 하더군요. 허허 ..
티비같은데 보면 젊은 나이에 막노동을 하는 것들이 엄청 열정적인 청년처럼 보여지는 경우도 있고, 제가 생각 해도 어린 나이에 그런걸 시도 한다는 건 멋진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전이나 사고에 대한 보상에 관해선 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 그 위험한 난장판에 뛰어드는 건 목숨을 버리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4년전에 있었던 일인데, 공사장에서 한달 넘게 알바로 일을 했었습니다. 기본 일당이 12만원이었지만(회사에서 12만원을 줌) 어리다는 이유로 8만원만 받고 중간에 반장이 가로챘습니다. 그걸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됬죠..
가장 위험하게 일은 했는데 돈은 제일 작았다니...
젊다고 더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고.. 더 적은 돈을 받는 그런 더러운 곳이 공사판입니다. 물론 좋은 반장님도 많았지만, 한번 당하고 나면 인식이 바뀌어 버리는 것 같아요.
호주는 화이트 칼라보다 블루 칼라의 대우가 좋아서 참 살기 좋은 곳이었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지옥같았네요..
택배상하차도 그렇고 ... 노동일도 그렇고 ;; 젊은 사람들이 배불러서 안하는게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어느 누가 다 떼먹었는지 터무니없는 임금이죠 ;; 그렇다고 미래를 담보하기도 어려운 고용환경 (임시직 / 계약직 / 파견직) 등이 대다수고 ㅠㅠ
네... 맞는 말씀입니다. ㅠㅠ 소장은 잘난듯이 요새 어린놈들은 이런거 할 의지도없다고 욕지꺼리를 하더군요...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자리에 가면 당장은 돈을 벌고, 쉽게 말해서 "단기적으로 먹고 살 수" 는 있겠으나 그런 일자리, 일에 메이면 자기계발이라던지 .. 시험 준비라던지 이런것은 거의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보면 적정 취업 연령이 지나면 진짜 그때부터는 허공에 뜨는겁니다 .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못하고, 안하는 것이지요 ㅠㅠ
정말 맞는 말씀만 하시네요 .. 군대라는 큰 벽이 있는 우리나라는 시간 낭비를 조금만 하면 취업은 엄청 힘들어지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ㅠㅠ 방송을 볼때면 노가다에서 땀흘리며 일하는게 뭔가 노오오오력의 상징처럼 그려지는데 기가 차죠ㅋㅋ 예전에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바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었는데도 주위 사람들은 묵묵히 자기 일만 하더라는 이야기 듣고 정말 소오름이 돋았었습니다. 이런것도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 '삶에서 얻는 소중한 경험' 일까요? 그런데도 노력 노력.. 정말 지겹죠.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당근 케잌님. 노력..은 벌써 젊은애들 대부분이 하고 있는 건데... 휴
그 노오오력 때문에 코인이 부정적인것 같아요. 그들 눈엔 노오오력 없이 돈 버는거 같으니까요..
화가 나는 글이네요. 젊은 사람들을 막 대하는 이들의 노년이 험난하기를. 그들도 나쁜 것을 준만큼 받아가길 바랍니다.
네... 일단 늙은 사람중에선 젊은 사람을 그냥 이용해먹을 생각 밖에 안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ㅎㅎ 뿌린대로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귀히 여겨야 하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저는 1995년도에 호주에서 노가다를 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방학때는 한국 돌아오지 않고 페인트 칠중 힘 좋다고 롤러를 했습니다. 그때 한국인 사장이 하는 업장에서는 높은 사다리가 넘어져서 사람이 크게 다치고 그랬었죠...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오 저도 시드니에 1년간 있었습니다. 특히 호주에 이민간 한국 기술자들이 호주의 까다로운 법률을 안지키고 일하다가 벌금이나 사업정지를 많이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네. 많이들 그랬었죠. 아무튼 반갑습니다. 팔우로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도했습니다 ! 잘 부탁드려요 ㅎㅎ
와 정말 고생하셨네요. 듣기만해도 오싹한 일이 많네요. 직업에 귀천이 없는 것이고, 누가 하든 정말 힘들고 꺼려지는 일을 기꺼이 해내는 것임에는 틀림없는데 대우나 시각이 왜그런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소위 ‘노가다’ 라는 말로 멸시하거나 ‘그런 대우 받아도 되는 직업’ 같은 프레임 만드는거 너무 없어보이고 수준낮아보이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아차 해서 죽을 뻔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서.. 그 때 생각하면 너무 오싹하네요... 많이 개선이 되어서 안 다치는 작업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옛날에 노가다 할때, 고층아파트에서 위층으로 철근을 안전 장비 없이 올리는 일을 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놓고 꼴랑 7만원 받았죠. ㅋㅋ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어쩌면 뉴스에 나올 수도 있었겠구나 싶습니다. 노가다.. 개선되어야 될 게 많습니다만...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는 날이 온다면 이런 이야기도 전설이 되겠지요.
네.. 전설 속에서 노가다를 했었네요..... 너무 위험한 일을 하셨네요.. 고층아파트 일이 제일 위험한 거 같아요.......
아, 그리고 다운봇팅 사건..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 ㅠㅠ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지금이야 빡치지만,
뭐 어차피 저들도 내일이면 저 같은 존재 기억도 못할 겁니다.
어....이번에 계속하려고 생각햇는데 다시 생각해봐야할까요...
특히 추운날은 더.. 잘 생각 해야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