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나는 거대한 것을 보면 거대함을 만든 또다른 어떤 거대함에 대해서 생각한다. 거대함을 이루는 오밀조밀한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거대함이 거대하지 않았을 시절의 거대함을 떠올렸을 거대한 생각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거대함은 시간을 타고 다시 거대하게 흐른다. 거대함을 담고 있는 더 큰 거대함을 떠올리며 작아진 거대함에 대해 생각한다. 거대함이 작아진 거대함을 부르고 다시 그 거대함이 더 작아진 거대함을 부르다보면 사람의 생이, 시절이, 순간이 떠오를 때가 있다. 훅 하고 들어왔다가 슥 하고 사라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