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국 웨이하이와 칭따오에서 총 3년을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때 기억을 되살려 가끔 중국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저번에 중국 공산당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는데, 오늘은 아파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중국도 빈부격차가 너무나 극심해서 농촌에는 흙집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농민들도 많고 도시에서도 사는 곳에 따라 빈부격차가 매우 심합니다. 물가 차이도 엄청나서 상해나 북경 같은 곳은 서울보다도 더 비싸고 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북경이나 상해 사람들은 다른 지방 사람들을 아주 무시하죠. ^^; 중국이 워낙 넓다보니 사투리로 다 알거든요. 어디 사람인지. ^^
아파트도 천차만별이라 우리나라 최신시설의 아파트 같은 곳도 있고 완전 빈민가 같은 곳도 있고 그렇습니다.
재미 있는 게, 중국은 아파트를 새로 지어서 분양을 합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구입하고 안에 들어가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콘크리트 벽만 있는 겁니다. 뼈대만 파는 거죠. 내부장식은 전부 개인이 따로 해야해요. 이런 실정이니 분명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도 어떤 집은 정말 호화스럽고 어떤 집은 정말 거지소굴 같고 그렇습니다.
정말 부자들은 내부에 붙이는 유리같은 타일 하나에 3백만원 이상 하는 그런 것들로 도배해버리고, 가난한 사람은 그냥 회칠을 합니다. 하얀 석회를 바르지요. 그래서 중국에 가면 아파트 안이 하얀 집이 많습니다. 다 석회를 바른 거죠. 아파트 내부 복도 벽에도 대부분 하얀 석회가 발라져 있습니다. 벽에 옷이 닿으면 허옇게 묻어나오죠. 그래도 내부에 바르는 석회는 또 좀 달라서 닿아도 묻고 그러진 않습니다. 물론 세게 문지르면 묻어나오구요.
중국은 아파트에 주차장도 따로 팝니다. ^^
우리처럼 주차공간 한 자리가 그냥 주어지지 않고 주차공간만을 따로 돈 주고 사야합니다. 그런데 이 주차공간이 매우 비싸서 아파트 반 채를 구입할 만큼 비싼 곳도 있고 그렇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파트가 있어도 차도 못 세우는 거지요.
중국도 곁으로 보이기에 화려한 걸 엄청 좋아해서 대부분 아파트들이 외관은 멀쩡합니다. 꽤 멋있어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부실 투성이에 엉망이죠. 배관이 복도에 그대로 드러나 있고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런 식입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가 딱 이렇게 생긴 거였는데, 중국인 기준으로 매우 고급 동네에 매우 좋은 아파트였습니다. 7층짜리 아파트였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
전 층간소음 같은 것도 싫고 해서 일부러 가장 높은 층, 띵로우라고 합니다. 가장 높은 층을 구해서 살았습니다. 매일 7층까지 걸어올라가야 하지요. 뭐, 그런대로 운동한다 셈치면 괜찮은데요. 제일 열받는 건, 1층에 내려왔는데 뭐 까먹고 내려온 경우입니다. 그럴 땐 한숨 나지요. ㅎㅎ
또 괜시리 미안한 게 있습니다. 중국은 물이 안 좋아서 그냥 먹으면 안 됩니다.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그냥 먹으면 바로 얼굴에 뭐 생기고 난리나죠. 물에 석회 성분이 너무 많아서 빨래도 하면 찜찜하고 설걷이도 찜찜하고 암튼 물이 안 좋아요. 우리나라는 정말 축복받은 거죠. 수도물 안 좋다고 해도 끓이면 아무 문제 없으니까요.
그래서 중국에선 항상 생수를 시켜 먹습니다. 20리터짜리 둥그런 생수를 시켜 먹는데, 그걸 배달시키면 배달하는 중국인이 정말 씩씩거리면서 올라옵니다. 7층까지 올라오면 열 받죠. ㅋㅋ 한여름은 끝장입니다. 웃통 벗고 땀 뻘뻘 흘리면서 생수통 메고 올라오죠. 그래서 항상 제일 꼭대기 층은 1위안을 더 줍니다. 물 한 통 값이 2위안인데 말입니다. 제가 살던 당시 생수 한 통 가격은 1위안에서 8위안까지 다양했습니다.
난방도 특이합니다. 우리 같은 바닥 난방이 아니죠.
이런 라디에이터가 방마다 벽에 하나씩 있을 뿐 아무 것도 없습니다. 거실에도 달랑 하나 있죠. 그래서 매우 춥습니다. >.<;;
그리고 이런 라디에이터도 개인이 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겨울이 오면 시 전체를 관리하는 난방 기관에서 우리나라 하수구처럼 전체 아파트(개별 난방식은 제외하고)를 향해 난방용 온수를 공급합니다. 그러니 난방 기간도 정해져있어서 그 기간이 지나면 아파트 안에 난방은 없습니다. 기간도 짧아요. ㅜ.ㅜ
별로 따뜻하지도 않습니다. 도시 전체를 지나는 배관을 통해서 아파트마다 난방용 온수가 들어가고 그게 개별가정마다 난방비를 낸 곳만 들어가고 또 밤 시간만 들어오죠. 엄청 비효율적인데, 그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더군요. 암튼 정말 추워서 저도 그 당시에 가스난방기를 집안에 틀고 살았습니다(오토바이에 싣고 배달하는 그런 둥근 가스통이 들어가는 난방기입니다. 음식점에서 가끔 볼 수 있죠. 가스난방기는 오래 틀면 공기가 나빠져서 문제죠.). 또 전기장판은 필수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바닥으로 보일러가 들어오는 구조가 전해져서 '한국식' 난방이라고 따로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한국식이 많은가 봅니다.
오늘은 요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헐,, 저도 전에 청도에 살았는데, 참 반갑네요. 하하 저기 그 바닷가 근처 무슨무슨 화위엔 아닌가요? 전 명인광장에 몇년 살다 미국에 이민 왔습니다 하하
세계 2강을 골고루 경험하시네요. 반갑습니다~ ^^
미국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meep
생수들고 7층 배달이라니.. 정말 힘들었겠네요.
네. 미안하죠. ^^
소소한 부분이 한국과 다른게 신기하네요. 난방이 자체적으로 안된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청도는 겨울이 따듯한 동네인가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보다 추우면 추웠지, 따뜻한 곳 아닙니다. ^^
그래서 겨울엔 중국인들 집안에서도 옷을 몇 겹씩 입고 지낸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정보네요 :) 다음글이 기대되서 팔로우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