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나라 뉴스 -주말엔 김덕기와 (cbs라디오 2018년 6월 3일 방송분)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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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도 하는 고민들, 혹시 배울만한 점은 없을까? 힌트를 찾아 종횡무진 세계를 누비는 시간 여러나라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야 국제부 기자 성상원씨가 함께 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성: 북미정상회담이 벌써 다음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코앞이니 만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외신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미정상회담의 주연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잖아요? 어떤 일이든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기 마련이구요. 최근의 외신들은 북한의 조연급 인사에 대한 소개 기사가 꽤 눈에 띄고 있습니다.

김: 아, 지난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집중 조명하는 외신들처럼 말인가요?
성: 예 지난 남북정상회담 당시 영국의 인디펜던트부터 미국의 CNN에 이르기까지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한 소개 기사들이 꽤 많이 나왔었죠. 가족이 권력의 핵심에 있다는 것을 묘하게 뒤트는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김씨 일가가 아닌 분을 두고 꽤 상세하게 다뤘습니다. 바로 김영철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입니다.

김: 아무래도 김정은의 특사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기 때문이겠죠?
성: 한 나라의 대표자도 아니고 대표자의 대리인을 미국 대통령이 90분간 만난 적은 없었다고 하지요. 미국의 주간지인 타임즈는 김영철을 김정은의 오른팔인 김영철을 소개한다는 꽤 장문의 기사를 며칠 전에 실었습니다. 최근 김정은이 나타나는 곳엔 항상 김영철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기사는 시작합니다. 그리곤 바로 김영철이 김씨 일가의 친척이 아님에도 이런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김씨 일가의 일원이 아님에도 그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스탈린주의 국가의 정보 책임자이자 북한의 주요 전략가이기 때문에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김: 김영철이 지난 2월 평창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을때 그를 사형시키라는 시위대의 주장까지도 실렸다면서요?
성: 그렇습니다. 기사는 김영철이 언제 태어났고, 언제 군문에 입문했으며 언제부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 아주 상세하게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지난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참여했을 당시 천안함 유가족들이 그를 사형시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하죠. 하지만 기사는 남북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평양 공연에서 한국 취재진의 취재를 두고 북한 당국과 마찰이 벌어졌을때 기자단에게 사과했던 것도 김영철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더불어 그가 정찰총국 국장으로 소니의 영화 인터뷰를 해킹했던 2014년 사건에 연류되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됩니다.

김: 12일 좋은 성과가 난다면 서훈, 폼페이오, 김영철 라인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성: 하지만 정작 무슨 이야기들을 오고갔었는지는 수십 년 뒤에 기밀해제 문서들에서나 확인할 수 있겠죠.

김: 이 분들의 활약이 한반도의 평화의 초석이 되기만 바랄 뿐입니다. 다음 소식은 유럽 연합과 다른 여러 나라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완전한 중단을 추진중이라구요?
성: 몇 주전엔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전면적인 사용 중단을 법제화하려는 센프란시스코시의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이것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5월 28일 로이터통신은 EU가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처치 곤란한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전체에 대한 사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90%를 줄이겠다는 꽤 야심찬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유럽 집행위원회의 이 제안이 실제로 실행되려면 유럽 의회에서 비준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2019년 5월의 유럽 의회 선거가 끝나야 추진될 것이라고 하는군요.

김: 그런데 대만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구요?
성: 그렇습니다. 예, 월드 이코노믹 포럼에 따르면 대만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한 12년 계획에 돌입했더고 합니다. 2019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이 금지되고 2020년에는 식당 등에서 활용하는 모든 일회용품의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계획의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모든 일회용품을 생분해가 가능한 물질로 대체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중국도 2030년까지 모든 일회용품을 재활용품 혹은 자연분해가 되는 물질로 대체하는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합니다.

김: 저희가 이 이야길 지난 달부터 하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벌써 꽤 많은 나라들이 정책 목표를 만들고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성: 뭐 경각심을 높이는데 조금이라도 공헌했기만 바랄 뿐입니다. 그런데 원래 지구적 문제라는 것이 확인되고 나면 지역별로, 국가별로 문제의 해법들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죠.

김: 문제의 해법이라고 해서 하는 말인데 곧 여름 휴가철이잖아요? 이와 관련된 소식들도 있는지요?
성: 당연히 있습니다. 지난 5월 11일 허핑턴 포스트엔 여행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휴가 계획 짜는 법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허핑턴포스트의 문화 및 양육 정보 전문 기자인 엔 타일러 피트먼이 쓴 기사인데요, 읽어보면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통용될 수 있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기에 소개해드립니다.

김: 해외든 국내든 통용될 수 있는 가족 휴가 여행 계획의 원칙이라. 좀 거창한데요? 그런데 어디나 다 들어맞는 원칙 같은 건 없지 않나요?
성: 현업 전문가들의 조언이라면 그래도 들을만한 구석이 있죠. 첫 번째 조언은 여행 계획을 짤때 처음부터 인터넷 검색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호화여행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베이션 바케이션의 줄리 덴지너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되면 휴가에 뭘 하려고 했었는지 조차 잊어먹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들을 접하게 되다보니 선택의 역설에 빠지게 된다는 겁니다. 사실 구글이든 네이버든 유툽이든 찾아보다 보면 그냥 시간만 가지 어떤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워지죠. 그래서 줄리 덴지너는 인터넷 검색 대신 가족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부터 정리하라고 하네요.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가려는지, 어떤 야외활동을 즐길 것인지, 바닷가로 갈 것인지 산으로 갈 것인지 외딴 마을들을 찾을 것인지를 결정한 다음에 인터넷 검색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인터넷 검색엔진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김: 처음 출장간 곳에서 처음부터 무작정 맛집이라고 검색하지 말라는 것과 비슷하군요.
성: 그렇죠. 해안가 도시라고 한다면 보통 해산물 요리들이 유명하잖아요? 그러면 그만큼 검색 범위를 줄여놓은 상태에서 맛집을 찾는게 성공확률이 좀 높은 것과 비슷합니다. 비슷하게 한우로 유명한 곳에 가서 해산물 찾으면 안되잖아요? 이렇게 이해하면 꽤 유용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죠? 그 그 다음의 조언은 사전에 계획하고 중요한 물건들을 먼저 보내두라는 겁니다.

김: 음, 그런데 중요한 물건을 먼저 보내라.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성: 기사에선 지역별로 요금 차이도 있으니까 필수품들을 따로 보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뭐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아요. 어떤 해외 관광지들은 자기들이 인터넷 티켓을 팔지 않는 곳이 있어요. 인터넷이 아직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는 국가들의 경우엔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표를 사야 하죠. 그런데 그 표를 한국으로 배송하려고 하면 시간이 오래걸리잖아요?

김: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경우엔 배송 선택을 잘못 해서 몇 달만에 물건 받았다는 사례들도 좀 본 것 같은데, 그 말씀이죠?
성: 예. 그래서 어느 나라의 주요 관광지 표들은 그 나라에서 묵을 호텔로 배달시키는 경우가 흔합니다. 바티칸 박물관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곳인데, 이런 서비스를 활용한다면 몇 시간씩 줄을 서지 않고서도 즐거운 관람을 하실 수 있어요. 남아시아 여행을 할때도 비슷한 요청을 여행사를 통해 할 수도 있습니다.

김: 음.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네요. 그 다음은 어떤 조언인가요?
성: 아마도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텔에 당신들의 가족 상태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필요한 것들을 모두 제공받기 위해선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네요. 줄리 덴지어는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자신이 손님들이 어떤 음식 알러지가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알면 이를 사전에 호텔이나 식당 등에 알리는 것을 아주 기꺼워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김: 귀찮아 하는 것이 아니고 반가워한다는 것은 좀 놀랍군요.
성: 음, 체코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는 지인에게 확인했더니 여행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고객은 팁 많이 주는 고객 만큼 좋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 조언은 준비를 하되 현실적이 되라는 겁니다.

김: 현실적이 되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성: 음. 이건 제 경험을 두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전에 네팔에 학회 참석하려는 분들에게 네팔 여행에 대한 조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자들이라면 카트만두는 그냥 도착지이자 귀국하는 지점일 뿐이지만, 학회에 참석하시려는 분들은 카트만두 밖을 벗어나기 힘들어요.

김: 왜 그렇죠?
성: 저개발국가들은 대체로 도로 사정도 안좋고 대중교통편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200km를 움직이는데 하루 꼬박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하면 카트만두 시내 관광만 추천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카트만두의 주요 관광지들은 2015년 지진으로부터 복구가 아직 안 끝났습니다. 그러니 볼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인거죠. 특급호텔들은 이런 제한적인 상황에서 하루 혹은 이틀 정도의 여행 코스들을 현지 사정에 맞게 제안해줍니다. 그러니 여행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현지 사정에 맞게 여행 계획을 만들라는 겁니다.

김: 음. 그렇군요. 그럼 마지막 조언은 무엇인가요?
성: 무엇보다 휴가는 즐거워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휴가계획을 잘못 잡으면 고행 계획이 되기 일쑤기 때문에 하는 조언이기도 합니다.

김: 청취자 여러분께서 올 여름 휴가 계획 만드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 소식들은 어떤 것들이 있죠?
성: 한국 언론에도 보도된 것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네팔 학교에 사비를 털어서 복구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누와코트 지역의 한 초등학교 복구를 위해 한화 1천350만원을 보냈다는 소식입니다. 네팔 입장에선 이 소식이 꽤 큰 뉴스가 될 수 밖에 없는게, 2015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학교만 약 800곳입니다. 이 학교들에 대한 복구 사업을 네팔 국가 예산으로 모두 할 수 없어요. 거기다 지진이 있었던 그 해 가을부터 그 다음해 봄까지 인도쪽 국경이 폐쇄되어 복구 물자들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했었습니다. 즉, 800개교들 중에서 복구가 끝난 곳이 얼마 없다는 이야기죠. 이런 상태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사비로 한 학교 복구 공사를 후원했다고 하니, 현지 언론들은 좀 더 많은 후원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 합니다.

김: 네, 그렇군요. 그 다음 소식은요?
성: 아일랜드가 낙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를 개정했습니다. 이전까지 낙태 시술을 한 여성은 최장 1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었던 형법 조항은 헌법 개정에 따라 폐지 수순을 밟습니다.

김: 헌법 개정엔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구요?
성: 예, 2012년 10월 인도계 아일랜드인이자 의사인 사비타 할라파나바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산 위기로 생명이 위독해져서 낙태 시술을 요청했었는데, 헌법 때문에 낙태 요청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군요. 결국 폐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녀의 죽음이 전국적 분노를 촉발했다고 합니다.

김: 헌법 개정에 동참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참 강렬했었어요.
성: 네. 전세계에 나가서 살고 있던 아일랜드 여성들이 헌법 개정 투표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답니다. 귀국하자 마자 투표소로 달려갔던지라 캐리어를 들고 투표소로 향했다는데, 그 사진을 보면 어떤 것을 기필코 바꾸고 만들겠다는 사람들의 결연한 표정을 볼 수 있었죠.

김: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뉴스인가요?
성: 예.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의 점심식사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인 35억 5천만원에 낙찰되었답니다. 뭐 일부에선 이 점심 경매를 자본주의의 극단을 보여주는 부자 놀음이라고 혹평하기도 합니다만. 투자라는 것 자체가 ‘가치를 알아보는 법’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버핏이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법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한 사람들치고 불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를 하는 적은 없었던 걸 보면 ‘가치를 알아보는 법’은 분명히 유용한 것 같긴 합니다.

김: 어떤 사안을 어떻게 보느냐는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나뉘는 지점이기도 하죠.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성: 넵.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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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소한 뉴스 좋아요. 낙태와 여행뉴스가 특히 눈에 띄네요. 꼭 이렇게 희생자가 나와야만 할까 싶습니다.

저도 작년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봤는데 어디로 갈까 생각해보니 엄청 막막하더군요. 그러다가 그알싫의 오키나와 편을 들었던 게 생각나서 오키나와로 결정하고 나니 검색이 훨씬 편했던 게 기억납니다.

다음 여행지는 아니지만 언젠가 안나푸르나도 꼭 보고 싶네요.

안나푸르나 초입인 포카라와 안나푸르나 자체는 지진 피해가 별로 없어서... 가을이나 초봄 정도에 일정 잡으시면 될 겁니다. 믿을 만한 여행사 소개해드릴 수도 있구요.

오옷!! +_+;; 감사합니다. 꼭 연락드릴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