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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스팀잇이 다단계냐는 질문에 대한 형이하학적 답변 (中)

in #kr7 years ago (edited)

글쓰기 교실의 수강생이 쓴 원래의 글이 훨씬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개선'된 글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시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하네요. 언어영역 지문 같습니다.
문단이 기득권화될수록 문학의 발전을 퇴행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젊은 작가가 굶어죽은 뉴스를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스팀잇이 최악의 시스템인 것에 동의합니다(다른 모두 제외시). 최소한 글 쓰다가 굶어죽는 일은 막아줄 수 있고,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 중 1%는 한국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게다가 스팀잇엔 훌륭한 글도 많고, 그 글들을 소화하고 추천하는 수 많은 큐레이터가 존재하니, 친목질이든 담합이든 문제인 건 맞아요.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인큐베이션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인 건 확실합니다. 글쓰기는 천형 같아서, 재능이 너무 뛰어나면 다른걸 잘 못해요. 다른걸로 먹고살기 어려워요. 그들에게 필요한 건 월세와 전기세 그리고 쌀. 이걸 대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제가 숨쉬는 지금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적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죠. 그렇게 살아난 사람의 1%는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일테고, 한글 창제로 문맹율 0%인 글쓰는 민족에겐 이보다 좋은 환경이 다시 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 죄송해요.. 반도의 좁은 틀에선 희망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참 다행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부업으로 법률업을 하시는군요.. 본업은 글쓰시는 것일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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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 부분을 읽고 느낀 감정은... '분노'에 가장 가깝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렇게 다른 사람 글을 마음대로 휘갈겨 놓고 의기양양해했을 모습을 떠올리니까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친목질이든 담합이든 꼭 문제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추후에 다룰 생각이기는 하지만요...

이 시스템으로 인해 하루 먹고 자는 시간 말고 온전히 글에만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그 중에 분명히 지금껏 보지 못한 천재들이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저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희 다음 세대는 굳이 재능 없는 분야를 '부업'으로 하고 살지는 않게 될 거 같아서요 ^^;

절망에서 르네상스로 전환되는걸 두 눈으로 보게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