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2일 신논현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된 7주차 TES 정리입니다.
1. 거시경제 시나리오의 토큰 이코노미 적용 by 임성은님
경제학파에는 오스트리아 학파, 케인지안이 있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높으며 미시경제에 집중한다. 반면 케인지안은 어느 정도 정부의 통제가 있어야 시장이 성숙하게 돌아갈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블록체인은 어떨까? 블록체인 업계는 아나키스트들이 많다. 이들은 정부와 같은 중앙집권적 권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오스트리아 학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마이크로한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토큰 이코노미에도 거시경제학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거시 경제학이 토큰 이코노미의 근저에 흐르는 게임 이론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게임 이론은 닫힌 생태계를 전제로 한다. 비트코인이 나카모토 사토시와 그 친구들만 사용했다면 처음 의도한 철학에 맞게 구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개방 생태계로 확장되었고 이 때문에 거시경제 요소가 들어가야 했다. 당연히 처음에 상상했던 이상적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원리 중 하나는 인센티브다.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블록체인을 쓰지 않았다. 인센티브가 존재하기에 자발적으로 노드가 되거나 탈중앙화 되는 것이다. 인센티브의 균형이 깨지면 게임 이론도 깨진다. 이런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극단적 가격 저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거시 경제 모델을 적용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박상기 장관과 같은 블랙 스완이 존재할 수 있으며 실제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동 요소를 최소화하고 네트워크 내부 설계에 최선을 다해 변동폭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거시 경제의 큰 의의다.
거시경제는 공급 관점에 초점을 둔다. 공급이 잘 되었을 때 시스템이 잘 돌아갈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 ICO를 보면 프라이빗 세일, 파운데이션, 어드바이저 등에 락업(lock-up)이 조금 걸려있다. 퍼블릭 세일에는 락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 공급량에 의하여 유동량을 예측하여 네트워크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토큰 발행 시 외부적으로 얼마나 들어올 지 예상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일을 할 때 판매 기간마다 텀을 두고 락업을 걸면 된다.
스톡옵션을 생각해보자. 스톡옵션은 기업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엄격한 vesting term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은 시스템이 제공하는 재화 자체가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 즉 사회 생태계랑 다르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재화가 시스템 equity와 연동되기에 여기서도 강한 vesting term이 필요하다. 기존 사회에서는 스톡 옵션 등에 많은 제약을 두어 공급되는 재화 자체를 안정되게 한다. 블록체인은 이런 게 없고 1년 텀을 기준으로 물량을 내놓는 것은 토큰 소유자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퍼블릭 세일은 락업이 아예 없어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락업을 설정해놓으면 ICO를 하는 입장에서 어느 때에 토큰이 얼마나 시장에 들어올지 가장 나쁜 경우를 대비하여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이므로 의사결정이 느리고 통화 정책을 중앙에서 통제할 수 없다. 위기 상황 발생 시를 대비하여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만 하는 이유다.
초록색 선은 가장 안좋은 경우 에서의 인플레이션율을 의미한다. 즉 락업이 끝나는 즉시 private fund가 IRR을 높이고자 물량을 내놓는 상황이다. 퍼블릭도 마찬가지로 물량을 내놓는 상황이다. 대신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에 공급되는 토큰 수는 줄어든다. 이에 맞춰 인플레이션율도 조정된다. 물량이 많을 때는 인플레이션율을 낮게 설정하여 네트워크가 받을 충격을 줄이고 공급되는 물량이 적을 때는 차차 인플레이션율을 높게 설정하여 토큰 발행량을 높인다. 쉽게 말해 미리 토큰 발행량에 대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자는 뜻이다.
호재나 규제와 같은 악재는 사람의 영역에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블랙스완 때문이다. 그래서 시스템 차원으로 최대한 방어를 하자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논의는 통화 공급을 조절하여 가격을 높이거나 떨어뜨리자는 것이 아니다. 외부의 충격에 대비하여 시스템 차원에서 네트워크를 최대로 방어해보자는 것이다.
2. 프랙탈Plactal by 김은혜님
프랙탈은 게임 산업의 어처구니 없는 구조를 바꾸고자 하고 있다. 프랙탈은 EOS 기반의 dApp이다. 한국에서는 첫 번째이다. 팀원들의 백그라운드는 게임 또는 삼성 전자다. 기존의 광고 기반과 다르다. 투자자 중에서 유명인이 많다. 처음에는 인적 네트워크가 좋은 줄 알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투자자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서가 나름대로 업계의 현황을 담은 구체성을 지닌다. 비즈니스 워드나 논리는 업계의 얘기가 주다. 때문에 외부 사람이 보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다.
중소 게임 개발 업체는 큰 퍼블리셔를 찾아간다. 중소 개발업체의 수익원은 게임 아이템 구입 또는 광고 모델이다. 그런데 중간에 떼어가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광고를 노출하게 되고 이용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광고 차단 앱을 까는 등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게이머와 개발사를 직접 연결한다. 이전까지 게이머는 광고를 보고 광고를 통해 아이템을 살지 말지 결정한다. 이후 액션이 일어난다. 프랙탈 속에서는 이런 것들을 프랙탈 플레이를 통해 할 수 있다. 프랙탈 개발자는 애드 콘솔을 만든다. 일반적인 DMP 구조다. 게이머의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그리고 개발사는 게이머의 게임 활용 패턴에 맞게 광고를 노출하고 게이머는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을 지급받는다. 이 밖의 확장 요소로는 PG, Game Community, Research 회사가 있다.
모아진 데이터는 AI 분석을 한다. 데이터는 프랙탈 안에 저장되지 않고 co-sharing한다. 이 플랫폼 안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게임 개발사가 들어온다. 단 하나의 dominant한 주체가 없지만 서로 눈치 보는 구조다. 모든 게임사들은 자체의 플랫폼을 갖는다. 그런데 이런 owned platform을 agency나 미들맨에게 빼앗겼던 상황이다. 만약 게임 alliance가 성립되고 foundation이 만들어지면 게임 개발사들이 전체적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그런 구조가 되지 않을까.
토큰 종류는 스팀과 스팀파워처럼 PLT와 GEM으로 구성되어 있다. PLT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토큰이다. GEM은 게이머들이 액션을 할 때 사용된다. 실제로 법정 화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vesting 기간을 갖고 있다.
프랙탈의 로드맵은 개발자 특유의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현재는 파일럿 테스트를 준비하는 단계다. 게이머는 데이터 인풋 역할을 하기에 프랙탈 플레이 파일럿 테스트에 모집중이다. 내부적으로는 애드 콘솔을 작업하는 중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3. 거래소 토큰 by 김우석님, 황의석님
거래소 토큰을 거래소가 발행, 상장하고 유틸리티적 성격을 지닌 토큰으로 정의하였다. 결제나 자산의 속성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거래소 내 사용처가 뚜렷하기에 유틸리티 토큰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토큰은 작년 7월 상장한 바이낸스 코인이 시작이다. 현재 전체 거래소 토큰의 시가 총액은 2조원 정도이다. 바이낸스 코인이 압도적 1위다.
바이낸스 코인은 가장 중요한 사용처가 거래 수수료 할인 기능이다. 거래를 할 때 해당 코인 또는 바이낸스코인으로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는데 바이낸스 코인으로 지급할 경우 수수료 할인이 들어가는 것이다. 출금 수수료도 할인 받을 수 있다. 다만 매해 수수료 할인율이 하향 적용된다. 이는 수수료 할인으로 초기 유저를 빠르게 모을 수 있기도 하고 덱스의 출현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만약 패러다임이 덱스로 넘어가면 바이낸스 코인이 게스비 역할을 하는 기축 통화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용처는 crypto-crypto 간 거래에 사용되는 것이다. 4가지 기축 통화로 트레이딩 가능한데 그 중 하나가 바이낸스 코인이다. 바이낸스 거래소의 약 300개 코인 중 60개가 거래 가능하며 일 거래액이 약 300억 정도이다. 세 번째 사용처는 바이낸스 내부 ICO 플랫폼에서 ICO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이더리움/바이낸스로 펀딩을 받으며 이더리움 세션과 바이낸스 세션을 따로 두어 캡을 나누어놨다. 이는 거래소에게 좋은 전략으로 보이는데 투자자 입장에선 이미 굉장히 익숙한 환경의 거래소에서 ICO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허들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과 ICO를 하려는 주체도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상장 투표 의결권으로 사용된다. 바이낸스에서는 1투표 당 0.1 바이낸스 코인을 지급해야 한다. 대략 1500원 정도이다. 각 업체 당 1표씩만 투표 가능하며 복수의 대상에게 투표하는 것도 가능하다.
바이낸스 코인은 처음부터 2억 개 Max로 공급하였고 이후 영업이익의 20%만큼 재구매(Buy-back)하고 소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총 1억개 소각 예정이다.
쿠코인은 40위 정도 되는 거래소인데 코인 management 가 뛰어나다. 여기서는 쿠코인을 많이 예치해 놓으면 수수료 할인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대놓고 배당도 하고 있다. 거래소 수익 중 50%를 쿠코인 보유자에게 준다. 그리고 40%는 추천자가 가져가는데 추전자는 피라미드형 래퍼럴 프로그램에 따라 결정된다. 나머지 10%는 거래소가 가져간다. 쿠코인도 상장 투표 의결권을 갖고 있지만 1투표당 0.5쿠코인을 지불하며 동일 업체에 50번까지 투표 가능하다. 총 2억 개 발행하였으며 바이백까지 벤치마킹하였다. 다만 베스팅 플랜이 다르다.
후오비 토큰은 올해 2월에 상장했고 현재 대략 1800억 원의 시총을 지녔다. 수수료 할인이 기본적인 용처이며 베스팅 개념이 들어가 있다. 즉 보유하면 할인해주는 구조다. 상장코인 에어드랍에도 사용된다. 후오비토큰 보유자에게는 상장토큰 에어드랍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기에 잡코인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발행 개수는 5억개이지만 소각하지는 않는다. 대신 환매를 한다. 매 시즌 수익의 일정 부분을 후오비 토큰을 사는 데 지불한다. 환매한 토큰은 소각하지 않고 후오비 투자자 보호 펀드에 투입하여 미래의 위험에 대비한다.
BiBox 토큰과 Cobinhood 토큰이 있다. 바이박스는 바이낸스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코빈후드는 마이너한 거래소인데 수수료가 없고 마진거래 수수료를 토큰으로 풀고 있다. 수거한 거래소 토큰은 다시 마진거래 밸런스로 제공한다. ICO도 대행해주는데 여기서 얻는 수수료를 토큰 보유자에게 배당한다. 그러나 코빈후드 코인의 63%를 거래소가 갖고 있다.
거래소가 토큰을 만드는 것은 탈중앙화의 철학에 맞지 않는다. 이들은 탈중앙화가 아닌 독점화를 강화시키는 기제로서 거래소 토큰을 만든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한데 거래소가 자신의 토큰을 만들어서 장난을 치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탈중앙화를 꿈꾸는 애들이 중앙화된 곳에서 거래하라고 외치는 곳이다. 목적 자체가 다르다. 중앙화 구조를 통해 중앙화된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다시 바이백하여 소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블록체인과도 관련이 없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이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으로 구분하여 확인할 수 있다.
4. 오미세고OmiseGO by 방역주님
대표적인 리버스 ICO이다. 전자 지갑과 탈중앙 거래소가 합쳐진 PG처럼 결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 ICO 이전에 이미 총합 200억 정도의 투자를 받았는데 ICO를 통해 250억을 추가 모집하였다. 어드바이저가 굉장히 유명하다. 비탈릭 부테린이 대표적이다. 기술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가 어드바이저로 있다.
처음 시작한 곳은 태국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지불 결제를 노리고 있다. 동남아에는 unbanked people이라고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략 73%다. 대신 모바일 폰과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은행 계좌 없이 지불 결제가 가능할까? 4가지 프로덕트가 필요하다.
- 첫 번째는 블록체인 확장성이다. 기존 블록체인이나 이더리움은 처리 속도가 너무 작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 하고 Plasma가 등장하였다. 초당 처리 건수가 100 건으로 expected되고 있지만 실제로 구현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 그리고 PoS개념을 도입했다. 처음 프로토콜이 공개되면 오미세고 자체가 오퍼레이터로서 채굴자가 된다. 이후 DPoS와 비슷한 개념으로 탈중앙화를 진행한 후 PoS를 통해 탈중앙화를 이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ERC20 Token 단계다.
- 두 번째는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계좌 없이 쉽게 스마트폰에서 지불 결제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자지갑 SDK를 배포 예정이다. 이 또한 단계별로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QR Code로 개인 간 결제가 가능하다가 이후 지불결제 및 fiat back token으로 진행된다.
- 세 번째는 탈중앙거래소이다. 즉 지갑이 거래소가 되는 것이다. 오미세고 뿐만 아니라 다른 코인으로도 결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오미세고는 중앙거래소를 연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덱스가 나왔을 때 초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덱스도 단계적 오픈을 거친다. 처음에는 Non-custodial Dex로 출발한다. 외환시장에서의 시장조성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후 이상적인 Dex로 발전한다.
토큰 이코노미 측면을 보자면 초기에 오퍼레이터 역할을 오미세고가 하므로 수수료를 오미세고가 수취한다. 수취한 수수료는 소각한다. 이후 점차 물량을 줄이고 토큰 가격을 올려서 To-be 모델이 되었을 때 가격을 유지한다. To-be 모델에서는 유저들이 PoS로 구성된다. 추가 코인 발행 없이 닫힌 생태계 내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발행이 없기에 사용자의 수수료가 채굴자의 보상이 된다. 트랜젝션 숫자가 서비스의 성장 속도랑 함께 간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