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중 두 달 가량의 시간을 보낸 우루과이는 '마리화나= 마약'으로 여기는 한국에서 인생의 6분의 5가량을 보낸 나에게 꽤 이상한 나라였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배를 타고 라 플라타 강을 건너 우루과이 콜로니아에 도착하자 마자 내가 마주한 풍경이 강변에 앉아 마리화나를 피우며 노는 우루과이 젊은이들의 모습이었으니까. 대학생들이 캠퍼스 계단에 앉아 마리화나를 피우고, 가게 주인과 종업원이 함께 마리화나를 피우며 담소를 나누고, 심지어 호스텔 마당에 마리화나가 버젓이 자라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우리 기준으론 젊은이부터 온국민이 약쟁이니 나라가 망해버려도 시원치 않을 지경인데 오히려 우루과이는 (마리화나 합법화 때문은 아니겠지만) 마리화나 합법화에도 국가 청렴도는 남미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우리가 흔히 부의 지표로 삼는 1인당 GNP에 있어서도 남미 최고 수준에 육박. 더구나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도한 인물은 근래 우루과이 출신 인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이자 교황 프란시스코로부터 현자로 칭송 받는 무히카 대통령.
나는 어리둥절했다.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나의 질문에 내 친구들의 답은 이러했다.
- 마리화나는 몸에 해롭지 않아?
- 100퍼센트 건강식품이라고 할 순 없지. 커피나 술도 100퍼센트 건강식품은 아니잖아. 담배나 술 보다는 덜 해로워. 술 마시고 제 아내나 아이들을 패는 부모는 있어도 마리화나 피우고 가족이나 약자에게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없어. 담배는 비소, 카드뮴 등등 발암물질 덩어리지 그에 비해 마리화나는 천연식품인데다가 담배같은 강렬한 금단 현상이 없어. 하루에 한두번 피우고 싶을 때 피우고 또 피울 생각이 없다면 몇일이고 몇 주고 피우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
- 노동력이 저하된다거나 경제가 엉망이 되지 않아?
-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아. 과음 후 숙취로 노동력 저하는 있지만 마리화나 폈다고 다음날 아침 힘들진 않거든 하하하 그리고 생각해 봐. 우리처럼 완전한 합법화는 아니지만 네덜란드에선 마리화나, 환각 버섯이 허용되지, 프랑스 영국 등등 유럽에선 판매는 금지지만 일정량을 소지하거나 피우는 건 내버려둬. 사실 마리화나가 경제를 망치고 노동력을 저하시킨다면 마리화나에 관대한 유럽국가들 경제수준이 낙후되어야 하는 거 아니니?
- 마리화나의 장점은 뭐니?
- 다른 어떤 문야보다 예술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 해. 아마도 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그러니까 <백년 동안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마리화나를 피웠을 걸. 마리화나는 인간의 오감을 몇 배로 활성화 시켜줘. 시각이면 시각, 후각이면 후각, 미각이면 미각, 촉각이면 촉각, 사용자가 어느 감각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몇 배, 몇 십배로 끌어올릴 수도 있고 공감각적 상상력에도 도움이 되지. 무엇보다 사람을 느긋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 오죽하면 마리화나의 닉네임이 해피(Happy)겠어.
우루과이에선 가정당 6그루를 기를 수 있게 허용하고 일반 약국에선 길거리 마리화나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마리화나 지하경제가 자취를 감췄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리화나를 소비한 캐나다 국민은 전체 인구 3600만명 중 500만 명, 즉 합법화 이전에도 캐나다는 한국에 비하면 아주 아주 많이 관대했으며 '마리화나= 마약'으로 여긴다면 이미 망했어야 하는 나라다. 그러나 캐나다가 한국 보다 더 잘 살고, 3년 연속 전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것을 참고하면 우리가 마리화나에 대해 얼마나 경직된 사고와 큰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리화나 합법화 입법조치가 확정되면서 캐나다 종합주가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남미여행 중 마리화나를 경험했다. 에콰도르 키토에서 무장강도들에게 털리면서 어깨를 다친 나는 남미 친구들이 구해준 크림을 다친 부위에 발라서 치료를 했는데, 안티프라민 같은 의약품이었다. 주성분이 마리화나 추출 오일로서 경직된 어깨와 등 근육을 풀어주던 카나비 크림. 한국에선 기호용은 고사하고 의료용 마리화나도 불법인 상태다.
아무튼 미국은 2개주로 시작해서 현재 마리화나를 허용하는 주가 9개에 이르렀고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세계는 점점 더 말랑해져야 한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분야에 있어서
열린마인드가 좀 필요하죠.
조선시대 아니니까요...
글로벌 시대에 혼자 처박혀서 단일민족이니까
우린 이래야되 이런마인드는 좀 사라졌으면좋겠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자리잡은 반도, 그마저도 DMZ에 가로막혀 마치 섬처럼 고립된 채 반세기가 지나고 보니 다양성과 포용성에 있어선 협소해질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젠 달라져야죠. 어서 마음껏 대륙을 오갈 수 있는 지상의 문이 열렸으면 합니다. @suzuran님 맞팔합니다!
대한민국은 규제가 심하죠 그래서 치안이 좋은나라 쪽에 속하죠
그러게 더 높은 치안율을 위하여, 금주령도 내려야! ㅎㅎㅎ '안전'과 '자유'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느냐, 라는 각자의 취향에 달려 있겠지요. 저라면 치안율이 아무리 좋아도 싱가폴 보다는 캐나다에서 살고 싶거든요. ^ ^